이상돈
 
 
 
 
 
  에릭 스테이클벡, 무슬림 형제단 (2013년)
2013-09-24 11:58 1,840 이상돈


에릭 스테이클벡, 무슬림 형제단 (2013년, 레그너리, 333쪽, 27.95달러)

Erick Stackelbeck, The Brotherhood (2013, Regnery, 333 pages, $27.95)

이 책의 저자 에릭 스테이클벡은 2011년에 ‘이웃의 테러리스트’(The Terrorist Next Door)를 펴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과격한 이슬람 세력이 미국에 급속하게 침투하고 있으며 오바마 행정부가 이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그의 두 번째 책에서 이집트, 튜니지아,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은 결국 무슬림 형제단(The Muslin Brotherhood)이란 과격한 단체의 영향력을 증대시켰을 뿐이며, 이 조직은 미국에서도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유럽과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이 이슬람 세력에 대해 너무 순진하다고 지적한다. 2011년부터 튜니지아, 리비아 등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Arab Spring)으로 인해 알 카에다가 쇠퇴할 것”이라든가, “무슬림 형제단은 테러에 반대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냉엄한 현실을 보지 못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집트, 튜니지아, 모로코에선 무슬림 형제단 정당이 집권을 했고, 리비아에선 무슬림 세력이 중앙정부를 위협하고 있다. 2012년 9월 11일엔 리비아 벵가지에선 이들이 미국 영사관을 공격을 해서 미국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사망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도 아사드 대통령이 무너지면 무슬림 형제단 세력이 집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28년 이집트의 항구 도시 이스말리아에서 하산 알바나에 의해 창설된 무슬림형제단은 사우디의 와화비즘과 같이 서방을 적대시하고 이슬람 교리를 그대로 시행하자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집트는 무슬림 형제단을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탄압했지만 형제단은 지하조직으로 세력을 불렸고, 종교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유럽과 미국에도 지부를 세웠다. 특히 형제단은 북미 이슬람 협회(ISNA), 무슬림 학생회(Muslim Students’ Association : MSA) 같은 합법적 단체를 통해서 미국에서 정치권에 로비를 하고 대학에 세력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후에 ISNA는 백악관과 접촉을 하는 등 영향력을 키웠다.

생부(生父)와 양부(養父)가 모두 무슬림인 오바마는 무슬림 형제단이 온건하고 평화적인 종교단체로 생각하고 있다. 오바마는 “토머스 제퍼슨이 코란을 갖고 있었듯이 - - 이슬람은 미국 역사의 일부”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제퍼슨 대통령은 북아프리카에 기지를 두고 대서양에 출몰하는 무슬림 해적을 진압하기 위해 해병대를 파견하면서 도대체 그들이 어떤 부류인가를 알아 보기 위해 코란을 갖고 있었을 뿐이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무슬림 형제단이 유럽과 미국에서 벌인 홍보전은 효과를 발휘했다. 알바나의 손자인 타리크 라마단은 옥스포드 대학의 이슬람학 교수가 되어 유럽의 진보 좌파들과 손잡고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라마단은 이슬람이 평화적 종교이며 유럽은 이슬람과 화합해서 지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일약 문화적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이슬람을 홍보하는 책을 여러 권 써낸 라마단의 거짓말을 보다 못해 프랑스의 젊은 여성 언론인이자 페미니스트인 까롤린 푸레는 그의 위선을 폭로하는 책(‘형제 타리크’)를 펴내기도 했다.

무슬림 형제단은 1930년대에 나치 독일과 결탁해서 연합군과 싸웠고, 2차 대전 후에는 이스라엘의 건국을 막기 위해 아랍 군대와 함께 이스라엘 군과 싸웠다. 그 후에도 형제단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사라져야 할 사탄으로 규정하고 테러를 조장해 왔다. 그럼에도 이런 사실을 이해하고 문제 의식을 갖는 정치인은 드물다. 무슬림 형제단은 북미에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곳곳에 세웠고 많은 이슬람 성직자들이 설교를 하도록 했다.  이들의 설교는 적대감을 키우고 폭력을 조장하는 내용이 많지만 종교의 자유가 두텁게 보장되는 미국에선 이를 억제할 방도가 없다. 오마르 압들라만이라는 앞을 못 보는 이슬람 지도자는 1993년 세계무역센터 테러와 1995년 맨해튼 동시 테러 시도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그럼에도 오바마 정부의 국가정보국장 제임스 클래퍼는 “형제단이 미국의 평화봉사단 같은 조직”이라고 2011년 의회 청문회에서 밝힌 바 있다.

무슬림 형제단에 대해서 미국의 최고 정책결정자들이 안이한 생각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알 카에다가 과격한 테러에 의존하는 데 비해 형제단은 서서히 침투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 카에다는 무슬림 형제단의 토양에서 성장한 단체이기 때문에 이런 인식은 위험하다.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알 카에다를 이끌어 온 이집트 출신의 아미만 알 자와히리는 14살 때 무슬림 형제단에 가입해서 활동하다가 이슬람 지하드라는 단체를 만들었고 나중에 빈 라덴과 만나 알 카에다에 합류했다. 9-11 테러를 직접 실행한 모하메드 아타 등도 무슬림 형제단 출신이다. 이처럼 무슬림 형제단은 테러리스트를 배출하는 통로인 셈이다.

이슬람 국가 중에서 세속주의를 지켜 왔던 터키에도 이슬람 근본주의가 세력을키우고 있다. 레세프 에르도안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은 집권에 성공해서 터키의 국내외 정책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터키가 나토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할지도 의문이고, 미국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터키 출신의 페툴라 귈렌이라는 이슬람 성직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산간지역에 거대한 본거지를 마련하고 학교를 세우고 신문을 발행하는 등 세력을 늘려갔다. 귈렌은 세계에 걸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터키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93년 10월, 필라델피아 공항 부근의 고급 호텔에서 미국에 본거지를 둔 무슬림 단체와 무슬림 형제단의 팔레스타인 지부 지도급들이 모여서 미국-이슬람 관계 위원회(CAIR)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FBI는 영장을 발부 받아서 이들의 대화를 도청했는데, 이들은 놀랍게도 미국내의 활동을 확장하고 테러 단체인 하마스를 후원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 CAIR 설립은 미국에서 이슬람 세력이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됐다. 그 후 이슬람이 침투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던 미국 남부와 중서부에도 이슬람 단체가 많이 진출했으며, 대학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에게도 이슬람이 전파되기 시작했다.

미국에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가 곳곳에 세워지고 있고, 신자가 줄어들어 폐쇄된 교회를 이슬람 단체가 사들이는 현상이 일러나고 있다. 이슬람 문화센터가 많은 도시에 문을 열었고, 보스턴 등 몇몇 도시에는 대형 모스크가 건설됐다. 심지어 9-11 테러가 일어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모스크를 세우려 해서 논란을 빚었다. 미국 전역에는 2000년에 모스크가 1,209개 있었는데, 2011년에는 2,106개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동안 이슬람 인구는 67%가 늘었다. 이슬람은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종교다.

유럽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독일에는 터키인 350만 명이 살고 있고 오스트리아에는 역시 터키인 225,000명이 살고 있다. 유럽 곳곳에는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은 들어 갈 수가 없는 지역이 생겼는데, 이 지역에선 샤리아가 법으로 통용되는 등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이 됐다. 영국에는 2001년에 비해 2011년에 무슬림 인구가 두 배가 증가해서 오늘날에는 2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는 불법체루자를 포함하지 않은 숫자이다.
 
2011년 11월 18일, CAIR의 뉴욕 지부와 미국 무슬림 학생회(MSA)의 산하 단체들은 맨해튼 주코티 공원에서 열린 ‘월가 점령 시위’(Occupy Wall Street)에 참여했다. 이날 시위에 무슬림 500명과 월가 점령 운동단체 회원 50명이 참여했는데, 이는 과격 무슬림 세력이 미국내 진보좌파 세력과 보조를 같이 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무슬림 단체들은 역시 월가를 비판하는 티 파티(Tea Party)의 집회나 시위는 지지하고 않았다.

저자는 미국이 이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대단한 문명적 대결에서 패배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는 무슬림 단체를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몇 년 전에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2013년 4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한 테러도 젊은 이들이 모스크에 다니면서 반미 생각에 젖어 들게 된 것이 분명함에도 오바마는 이 사건을 이슬람과 연관시키기를 거부했다면서, 이 같은 태도는 문제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미국 내에서 무슬림 형제단 조직의 활동을 금지하고 이들의 자금을 조사하며, 또한 무슬림의 이민과 학생 비자 발부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c ) 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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