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더 라이트 네이션 (박진 의원 번역) (한국경제 2005년 12월 17일)
2008-02-21 00:40 1,598 관리자

<서평>  「더 라이트 네이션」
존 미클레스웨이트 ․아드리안 올드리치 지음 (박진 옮김)
(물푸레, 2005년)
(원제 : The Right Nation : Why America is Different, 2005)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미국 주재원 두 명이 쓴 이 책은 미국의 보수화 현상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영국인 저자들은 미국인들 자신도  잘 모르거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추세를 파악해서 왜 미국은 유럽과 다른 길을 가고 있는지를 경쾌한 필치로 파헤치고 있다. 이 책은 미국 사회와 정치의 보수화를 알게 해주는 책이지, 결코 보수주의 관점에서 현안을 분석한 것은 아니다. 
저자들은 미국 사회의 보수화는 적어도 수십 년 동안 진행돼 온 것이며, 미국은 종교적 전통, 자본주의, 그리고 넓은 국토 때문에 사회주의가 성공할 수 없는  나라라고 본다. 책은 부시 가문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윌리엄 버클리가 시작한 보수주의 평론지 ‘내셔널 리뷰’와 미국기업연구소 같은 보수주의 싱크탱크의 성장, 골드워터의 1964년 대선 실패와 풀뿌리 공화당 운동의 탄생, 보수주의를 배신한 닉슨 대통령, 레이건의 백악관 입성 등 보수주의가 걸어온 길을 설명하고 있다.
1988년에 아버지 부시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됐을 때 보수세력은 그들이 미국의 주류(主流)를 이루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들의 기대는 얼마 후 물거품이 됐다. 아버지 부시는 세금을 인상하는 등 자신을 지지해준 보수세력에서  멀어져 갔다. 보수진영은 분열되었고, 그런 결과로 1992년 대선에서 부시는 민주당의 클린턴에게 패배했다. 저자들의 표현대로 미국은 여전히 50 대 50으로 두 동강난 나라였다. 
클린턴은 매력적이고 카리스마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복지제도를 개선하고 연방정부의 몸집을 줄이는 등 보수주의자들이 좋아하는 개혁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클린턴의 정책이 아니라 그의 스타일과 부인 힐러리였다. 보수진영은 클린턴 부부를 흠집 내기 위해 돈과 조직을 동원했다. 클린턴이 젊은 여성과 백악관 집무실에서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들어 나서 탄핵 절차까지 가고 말았다. 클린턴은 재선에 성공했지만 남부에선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민주당의 아성이던 남부가 공화당 지지로 돌아선 것이다. 남부에선 복음주의 개신교가 세(勢)를 불려가고 있었다.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가 승리한 것은 이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오늘날 미국의 진보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곳은 뉴욕타임스 등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와 대학뿐이다. 그나마 보수성향의 폭스 뉴스와 라디오 토크 쇼로 인해 진보의 미디어 장악력은 전과 같지 않다. 대학에선 공화당 학생조직이 생겨나서 진보성향 교수와 보수성향 학생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다. 여론 조사에 의하면 오늘날 미국에선 자기 자신을 보수라고 표명하는 사람이 진보라고 표명하는 사람의 두 배나 된다. 9 ․11로 촉발된 안보위기는 보수파를 단결시켰지만, 진보파는 오히려 분열하고 말았다. 과격한 환경운동과 여성운동은 진보파에게 악재(惡材)로 적용했으며, 낙태와 동성간 결혼은 보수파에게 유리한 아젠다로 기능하고 있다. 
2004년에 부시가 재선에 성공하자 유럽인들은 경악했다. 유럽인들이 미국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보수화를 몰랐던 것이다. 그러면 유럽인들이 왜 미국을 잘 몰랐을까 ? 저자들은 유럽인들이 단지 민주당 세력권인 서부 해안지역과 동북부만을 보고 그것을 미국 전체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들은 미국의 보수화와 이로 인한 유럽과의 마찰은 개도국들에게도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들은 자기들이 보수와 진보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들은 세속적 진보주의에 기운 사람들로 보인다. 미국의 종교적 성향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공화당과 보수세력을 음모와 관련시키는 언급이 필요 이상 많은 점에서 그런 속내를 읽을 수 있다. 
국내에 최근의 미국의 정치사회 변화를 다룬 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 책이 번역 출판돼 나온 것은 다행스럽지만 성급한 번역 작업 탓인지 수많은 오류가 눈에 띈다. ‘마운트 홀리요크 대학’을 ‘홀리요크 산’으로 번역했고, ‘존 포스터 덜레스’ ‘앨저 히스’ 등 미국 정치사에 획을 그은 인물들을 ‘존 포스터 둘스’ ‘앨거 히스’  등으로 알 수 없게 표기했다. 부시 1기 정부에서 국방차관을 지낸 폴 월포비치는 국방장관을 지낸 것으로 표기하는 등 사람에 관한 오류가 특히 많으며, 정반대 의미로 번역한 부분도 적지 않다. 공화당의 정책인  ‘미국과의 계약’, 민주당 외곽단체인 ‘단결하는 미국인들’ 등은 인용구가 없어 일반독자는 의미를 이해할 수 없게 돼 있고, 재무부 산하 경호실은 ‘비밀 검찰부’로 번역돼서 미국이 경찰국가 같은 인상을 준다. 흑인에 대한 우대 프로그램은 ‘차별철폐조치’ ‘긍정적 차별’ 등으로 알 수 없게 번역돼 있다. 저자들의 ‘위트’는 번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진담’으로 둔갑해서 본의 아니게 보수주의자들이 나쁜 사람들로 묘사된 곳도 많다. 
(한국경제신문 2005년 12월 17일자)


<後記>

이 책을 옮긴이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박진이다. 미국 유학을 한 박진 의원은 국회 내의 미국통(通)이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박진 의원이 번역한 이 책을 갖고 워크숍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의 원저자들은 보수주의자도 아니고, 이 책은 보수주의를 ‘미국에서 일어나는 신기하고 이상한 현상’ 정도로 폄하한 책이지 결코 보수주의를 주창하거나 설명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을 보고 보수주의를 이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식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미국 유학을 한 박진 의원이 번역한 이 책은 오류 투성이다. 심하게 말하면 ‘엉터리 번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눈에 띠는 대로 몇 군데 지적하고자 한다. ( “ - - -  ”은 책 문장이고, < - - - > 은 정확한 번역이다. )

1. 23-24쪽 1행 : “얼 워렌을 연방대법원 판사로 지명했다.”
-> <얼 워렌을 연방대법원장으로 임명했다.>
[얼 워렌은 대법원 판사가 아닌 대법원장으로 재직했다.]

2. 50쪽 아래서 7행 : “일본군의 총에 맞고 미국 잠수함에 의해 구출됐다.”
-> <일본군에 격추되었으나 미군 잠수함에 의해 구출됐다.>
[조지 부시는 2차 대전 중 해군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가 탄 전폭기가 일본국 대공포에 맞아 추락했으나 지나가던 미군 잠수함에 의해 기적적으로 구출됐다.]
 
3. 67쪽 14행 : “뉴딜러스(New Dealers)”
-> <뉴딜주의자>
[New Dealers란 뉴딜을 신봉하는 사람들이란 뜻.]

4. 67쪽 아래서 4행 : “존 포스터 둘스”
-> <존 포스터 덜레스>
[아이젠하원 행정부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주름잡은 형제가 존 포스터 덜레스와 그의 동생 앨런 덜레스이다. 형은 국무장관을 지냈고 동생은 CIA국장을 지냈다. 워싱턴 DC의 관문인 ‘덜레스 국제공항’은 덜레스 장관을 기리는 공항이다.]

5. 70쪽 1행 : “앨거 히스”
-> <앨저 히스>

6. 71쪽 9행 : “서부 버지니아”
-> <웨스트 버지니아>
[웨스트 버지니아라는 州가 있음]

7. 71쪽 12-13행 : “2대1의 표차로 그의 행동을 비난하기로 표결했을 때 - -”
-> <2대1의 다수로 그의 행동을 견책하기로 표결했을 때 - ->
[매카시는 의회에서 견책이란 징계를 당했다.]

8. 71쪽 아래서 5행 : “줄무니 팬티”
-> <줄무니 바지>
[귀족적 성향인 딘 애치슨은 줄무니 바지를 잘 입었는데, 매카시는 그를 ‘줄무니 바지 입은 똥구멍’이라고 불렀다. 영어로 ‘panty’는 내의 팬티가 아니라 바지를 의미한다.]

9. 75쪽 아래서 8행 : “마운트 펠러린 회”
-> <몬 펠러린 협회(The Mont Pelerin Society)>

10. 77쪽 아래서 2행 : “자본주의에 대한 적대감 때문에 모교에 대해 - -”
-> <자본주의에 대한 적대감에 휩싸인 모교에 대해 - - >
[윌리엄 버클리는 자본주의를 적대시 하는 자신의 모교 예일대학을 비판했다.]

11. 89쪽 15행 : “3천 5백만 부가 팔렸다.”
-> <350만부가 팔렸다.>
[골드워터의 책은 베스트셀러였지만, 350만부 팔렸을 따름이다.]

12. 90쪽 5행 : “조지 윌이 한때 빈정댔듯이 - -”
-> <조지 윌이 냉정하게 지적했듯이 - ->
[조지 윌은 워싱턴포스트의 보수 칼럼니스트로 레이건 주의자이다.]

13. 91쪽 9행 : “‘시카고 소년들’을 무시했다.”
-> <‘시카고 학파 학자들(the Chicago Boys)’을 무시했다.>

14. 92쪽 1행, 10행, 20행 : “존 버크 회”
-> <존 버치 협회(John Birch Society)>

15. 92쪽 14행 : “앨런 둘스”
-> <앨런 덜레스>
[앨런 덜레스는 아이젠하원 행정부에서 CIA 국장을 지냈다.]

16. 127쪽 12-13행 : “비밀검찰부 시절의 로하이드라는 암호명을 갖고 있고”
-> <대통령 경호실은 그(레이건)을 로하이드라는 암호로 지칭했고>
[‘The Secret Service’는 ‘비밀검찰부’가 아니라 ‘대통령 경호실’이다.]

17. 188쪽 16행 : “비밀검찰부 특수부대”
-> <경호실 특수요원>

18. 190쪽 1행 : “릴로이드 벤츤(Lloyd Bentsen)”
-> <로이드 벤츤>
[로이드 벤츤은 1988년 대선에 민주당 부통령후보였다.]

19. 242쪽 아래서 2행 : “3류 공화당 상원의원”
-> <2선 공화당 상원의원>

20. 366쪽 아래서 2행 : “홀리요크 산 저편”
-> <건너편 마운트 홀리요크 대학에선>
[Mount Holyoke College는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사립대학이다.]

21. 467쪽  518쪽 2행: “매샤추세츠 출신의 2세 상원의원이 - -”
-> <매사추세츠 출신의 후임 상원의원이 - ->
[미국은 한 주에서 두 명의 상원의원을 선출한다. 그중 먼저 선출된 선임 상원의원을 Senior Senator라고 부르고, 나중에 선출된 후임 상원의원을 Junior Senator라고 부른다. 매사추세츠의 경우 선임은 에드워드 케네디이고 후임은 존 케리이다.]

22.  521쪽 10행 : “단결하는 미국이 - -”
- <‘함께하는 미국인들’이란 단체는 - - >
[‘함게하는 미국인들(Americans Coming Togethers)’은 민주당의 외곽단체이다.]


게일 쉬슬러, 조국과 해병대를 위하여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