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비판적 환경주의자' (2006년 12월, 브레인북스)
2008-02-20 21:13 1,210 관리자


‘비판적 환경주의자’
 (2006년 12월, 브레인북스, 16,000원)

 = 신간 소개 =

1. 우리는 환경을 잘못 알고 있다

『비판적 환경주의자』는 주로 우리나라 환경정책과 환경운동에 관한 ‘진실(眞實)과 사실(事實)’을 규명한 책이다. 저자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선 ‘진실과 사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진실과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교수와 기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진실을 말하는 환경학자와 환경기자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에코스캠』의 저자 로널드 베일리의 말대로 환경관료와 환경학자, 환경기자가 ‘슬픔을 파는 장사꾼’이 되어 ‘회전문’을 뱅뱅 돌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태평양의 섬나라가 바다에 잠긴다고 주장해야 환경부장관은 자기가 지구의 수호자가 된 것 같이 느낄 것이며, 학자들은 연구비를 많이 타낼 수 있고, 기자는 큼직한 기사를 지면에 올릴 수 있는 것이다.

환경은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문제임이 틀림없다. 때문에 민간이 펼치는 환경운동과 정부가 수행하는 환경정책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의 환경운동과 환경정책은 과학과 경제성의 원칙을 벗어나서 비능률을 조장하고, 더 나아가 국력을 소모시키고 있다. 환경운동은 이념에 치우쳐 극단으로 기울어 가고 있으며, 사회현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정부의 정책도 운동을 닮아가는 현상이다.

환경에 관한 정보와 지식이 왜곡되어 있는 것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DDT가 자연생태계를 파괴했고, 알라 농약은 대단히 위험하며, 분리수거와 재활용이 항상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가 지구온난화로 바다에 잠기고 있으며, 교토 의정서에 가입하면 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식은 완전히 틀린 것이다.

DDT를 금지한 탓에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말라리아에 걸려 죽어 가고 있다. 또 파문을 일으킨 알라는 결코 위험한 농약이 아니며, 지나친 재활용은 오히려 환경을 해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투발루가 바다에 잠기면 호주의 시드니도 바다에 잠기기 때문에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투발루가 사라진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교토 의정서는 온난화를 저지하지 못할 것이며, 단지 국제회의로 먹고 사는 회의꾼들과 탄산가스 배출권을 사고파는 장사꾼들만 이익을 챙기는 실정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면 대단한 자원이 되는 줄 알고 이용했지만 그로 인해 농장에서 기르던 소가 떼 죽임을 당하는 참극을 겪었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온 폐수를 동해에 버려 국제적 문제가 되고 있다.

2. 허구와 위선의 환경정책과 환경운동을 말하다

미국 유학 중 환경법을 공부한 이 책의 저자 이상돈 교수는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환경에 관해 가장 많은 글을 쓴 사람일 것이다. 이 교수는 1980년대 중반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환경관련 입법에 참여했고, 1990년대 초에는 우리 정부의 국제환경협약 대책회의에도 참여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그때그때 환경에 관한 현안문제를 진단하는 많은 글을 써서 1987년, 1993년, 그리고 1995년에 걸쳐 세 권의 책을 출판한 바 있다.

저자는 김대중 정부 들어서 환경정책이 운동성향을 띠기 시작했고, 노무현 정권 들어서는 환경부 장관이 시위에 앞장서는 등 국가정책의 근본이 흔들리게 되었다고 이 책에서 말한다. 그린벨트 해제, 수도 이전, 서울외곽도로 및 고속철 천성산 터널 공사 백지화 등 대중을 선동하는 대통령 선거공약이 환경과 경제를 함께 망쳤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글은 대부분이 환경정책과 환경운동의 허구(虛構)와 진실을 파헤친 것이다. 제1장 ‘신화와 진실’은 우리에게 잘못 알려져 있는 DDT, 투발루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DDT가 생태계를 파괴했다는 식(式)의 ‘상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잘 알게 해준다. 제2장 ‘환경과 정치’는 김대중ㆍ노무현 정권에서 벌어진 환경과 정치의 상호작용을, 제3장 ‘환경운동ㆍ환경학자’는 환경운동가와 환경학자들의 위선(僞善)과 무소신(無所信)을, 제4장 ‘환경정책ㆍ환경행정’은 역시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서 일어난 환경행정의 난맥상(亂脈相)을 분석하고 비판한다.
제5장 ‘국제환경회의’는 기후변화협약에 관한 솔직한 진실을 파헤친 것이고, 제6장 ‘자동차’는 자동차가 야기하는 대기오염과 이에 대한 대응책의 문제점을 다뤘다. 제7장 ‘물’은 수자원 관리와 물 정책의 면모를 다룬 것이고, 제8장 ‘폐기물’은 분리수거와 재활용정책의 허구와 위선을 파헤치고 있다. 제9장 ‘새만금’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새만금 공사에 대해, 제10장 ‘9ㆍ11과 세계무역센터’는 9ㆍ11 테러와 관련된 환경논의를 다뤘다. 마지막 제11장 '환경을 말하는 사람들’은 윌리엄 멀홀랜드, 앨 고어 등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의 생애에 관한 에세이다.

3. 흥미롭고 재미있는 비판의 칼날

흔히 환경에 관한 책은 재미가 없다고 한다. 과학 이야기가 아니면 실천을 강조한 훈시조(訓示調)로 가득찬 환경 책은 사실 읽기 지루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조금은 독특하다. 환경에 관한 왜곡된 진실을 바로 잡고, 또 환경을 빙자해서 허위와 위선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비판의 칼을 들이댔으니 말이다.
다른 데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많은 유익한 정보가 가득 차 있는 것도 이 책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녹색당 후보로 대통령 후보에 나섰던 시민운동가 랠프 네이더가 사실은 소비자 운동을 하면서 부당한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벌었고, 시민단체를 여러 개 운영하면서 돈 세탁을 해왔다거나, 서울시가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벌린 물 값 전쟁이 터무니없는 것이라는 분석 등이 그러하다. 책은 중요한 현안으로 등장한 수도사업 민영화, 하이브리드 자동차, 경전철의 환경성과 경제성 등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윌리엄 멀홀랜드, 레이첼 카슨 등 환경에 대해 큰 족적(足跡)을 남긴 사람들의 생애도 잘 알 수 있다. 국제기구가 발표한 엉터리 국가별 환경지수에 놀란 우리나라 환경부장관이 횡설수설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환경정책의 ‘수준’을 보게 되는 내용도 흥미롭다.

저자는 서문에서 “환경이 우리 사회, 더 나아가 지구촌의 앞날을 좌우할 매우 중요한 가치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허구와 가식, 그리고 위선으로 가득찬 환경정책과 환경운동은 환경을 보호하지도 못하고 경제도 발전시키지 못하고 문명을 유지하지도 못할 것이다. 반면에 우리가 사실을 직시하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취한다면 우리는 문명과 환경을 동시에 지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건강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이 환경에 관한 위선과 가식을 털어내고 진실을 알게 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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