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데보라 로드, 정의를 위하여 (2000)
2008-02-23 15:10 1,082 관리자

변호사는 ‘법률 지식을 파는 장사꾼’인가

데보라 로드, 정의를 위하여 (옥스포드 대학 출판부, 2000, 27.50 달러)
        Deborah L. Rhode, In the Interests of Justice – Reforming the Legal Profession
(Oxford Univ. Press, 2000, $ 27.50)

우리나라도 미국식 로스쿨을 도입하고 변호사 숫자를 늘려 법률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법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드높다. 스탠퍼드 로스쿨의 데보라 로드 교수가 펴낸 이 책은 미국 법조직업의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미국식 법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불식하기에 충분하다. 
오늘날 미국에서 변호사에 대한 직업적 평판은 중고차 중개상인의 그것보다  약간 나을 정도로 형편없다. 미국인의 80%는 변호사가 정직하지 않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마을에 변호사가 한 명이 있을 때 그는 일거리가 없었는데, 다른 변호사가 새로 이사해 오자 이들 두 명이 모두 큰 돈을 벌었다는 등 변호사를 매도하는 이야기는 두툼한 책 한 권이 된다. 변호사들도 자신들의 직업이 명예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75%의 변호사가 자식들이 변호사가 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변호사가 사회정의 및 윤리와 담을 쌓고 단지 법률지식을 파는 장사꾼으로 전락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겼다. 
저자가 변호사의 길을 포기하고 법조윤리를 가르치는 교수가 된 것도 윤리가 실종된 법률현장에 실망해서였다. 그녀는 로스쿨 1학년을 마치고 살인범을 변호하는 변호사를 도와 인턴 일을 했다. 사람을 죽인 자는 전혀 뉘우침이 없었다. 변호사는 증거절차법상의 기술적 문제를 이용해서 피고인을 무죄로 석방시켰다. 살인범과 그를 석방시킨 변호사 모두가 의기양양했다. 저자는 자기가 도저히 변호사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 교수의 길을 택했던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미국에 변호사는 너무 많지만 정의는 사라져버렸다고 경고한다. 변호사는 진실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의뢰인을 위한 대리전쟁을 하는 것이라는 대립당사자주의(對立當事者主義) 재판구조가 이런 현상을 부추긴 것이다. 비싼 학비를 내고 로스쿨을 다닌 변호사들은 단지 변호사라는 이유로 높은 소득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호사와 의뢰인간의 관계가 비밀로서 보호되는 원칙을 악용해서 변호사들은 의뢰인에게 허위진술방법을 가르치는 등 온갖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고 있다.
              변호사를 필요로 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변호사 사무실 문턱은 너무 높다. 변호사들은 의뢰인의 돈을 빼먹는데 정신을 쏟고 있다. 자기가 일한 시간을 부풀려서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기본이고, 다른 의뢰인을 위해서 했던 작업을 단순히 재사용하면서 새로 일한 것처럼 꾸며 돈을 청구하는 일도 흔하다.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도 결국 피해자와 담배회사를 대리한 변호사들의 돈 잔치에 불과했다. 변호사들은 변호사협회가 운영하는 법조윤리 보수교육에 참가한다는 명분으로 사무실 돈을 들여 휴가 가서 놀고 먹는데, 그런 경비는 결국 의뢰인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저자는 변호사들이 의뢰인을 위해서만 일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의뢰인과 변호사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변호사 협회가 변호사 윤리강령을 강력하게 집행하고, 로스쿨은 사회정의에 관한 과목을 많이 다룰 것을 제안하고 있다.
 

 

게일 쉬슬러, 조국과 해병대를 위하여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