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크레이그 셜리, 레이건의 혁명 (2005)
2008-03-23 00:09 2,815 관리자



1976년 美 공화당 경선은 레이건 혁명의 출발점

크레이그 셜리, 레이건의 혁명  (2005, 넬슨 커런트, 417쪽, $25.99)
Craig Shirley, Reagan’s Revolution (2005, Nelson Current)

2004년에 타계한 레이건 대통령에 대해선 많은 책이 나와 있지만 정치 컨설탄트인 크레이그 셜리가 펴낸 이 책은 1976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만 다루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1976년 후보 지명전에 대해선 레이건 자신도 그의 회고록에서 간단하게 언급하는데 그쳤지만, 저자는 1976년 선거전이 새로운 보수정치의 출발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한다.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기에 앞서 부통령이던 스피로 애그뉴가 瀆職(독직)사건으로 사임했다. 닉슨은 하원의장이던 제럴드 포드를 부통령에 지명했고 의회는 이를 승인했다. 닉슨이 사임하자 포드는 대통령직을 승계했고, 부통령에 공화당 진보파의 리더인 넬슨 록펠러 뉴욕지사를 지명했다. 1975년 가을이 되자 포드 대통령은 다음해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8년 동안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내면서 명성을 쌓은 로널드 레이건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 출마를 선언했다. 레이건은 포드의 중도 성향과 록펠러의 진보주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도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샀다.

중앙집권적 下向式(하향식) 구조에 길들여진 공화당 전통에서 볼 때 현직 대통령에 도전하는 레이건은 무모해 보였다. 레이건은 출마의 辯(변)으로 보수주의를 내걸고, 포드 행정부의 좌경화 성향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레이건은 헨리 키신저의 세력균형 이론에 입각한 포드의 대외정책이 공산주의에 대해 패배를 인정한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네바다 주지사를 지낸 폴 랙설트 상원의원은 ‘레이건을 지지하는 시민들(Citizens for Reagan)’이란 단체를 조직했고, 제시 헬름스 등 몇몇 공화당 보수파 의원들도 레이건을 지지하는 서클을 만들었다. 레이건의 선거운동은 보수주의라는 이념을 내세웠으며, 아래로부터 여론을 조성해 나갔다는 점은 당시로선 혁명적이었다.

              레이건의 선거운동 캠프는 초기에 열리는 뉴햄프셔 등 몇 개 주의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면 포드 대통령이 경선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뉴햄프셔 등에서 열린 초반 예비선거에서 레이건은 포드에게 패배했다. 플로리다에서도 패배하자 레이건 진영에는 위기감이 감돌았고, 언론은 레이건이 기권할 것이라고 썼다.

              그럼에도 레이건은 특유의 낙천적 성격을 발휘해서 예비선거를 끝까지 치를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레이건은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대승했고, 이어서 사우스 캐롤라이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에서 낙승했다. 포드는 오하이오, 미시건 등에서 승리해서 레이건을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저자는 만일에 레이건이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지 못했더라면 레이건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레이건이 예상을 뛰어 넘은 善戰(선전)을 함에 따라 예비선거가 모두 끝나도 포드나 레이건 어느 누구도 전체 대의원 표의 과반수를 얻지 못했고, 이런 상태에서 캔저스 시티에서 공화당 후보 지명대회가 열렸다. 레이건은 펜실베이니아 출신 리차드 스와이커 상원의원을 자기의 런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한다고 앞당겨 발표했는데, 이는 예비선거를 치르지 않은 州(주)의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함이었다.

              그러자 레이건의 지지자들 가운데서 보수이념이 훼손된다면서 반대하는 소리가 나왔다. 대부분의 동북부 출신의 대의원들은 포드를 지지했고, 레이건은 지명전에서 패배했다. 레이건을 지지할 것으로 생각됐던 미시시피의 대의원들이 스와이커를 핑계로 포드 지지로 선회한 것은 뼈아픈 교훈이었다.

            언론은 레이건의 나이를 들어 그가 다시 대통령직에 도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런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978년 중간선거에서 레이건의 이념을 따르는 젊은 공화당원들이 상원과 하원에 새로 당선되어 공화당 지휘부를 놀라게 했다. 레이건의 이념에 동조하는 헤리티지 재단 등 싱크탱크와 ‘내셔널 리뷰’ ‘휴먼 이벤츠’ 같은 보수 평론지도 기반을 넓혀갔다.
         
            저자는 1980년에 레이건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공화당과 미국, 그리고 세계를 바꾼 계기는 ‘아래로부터 보수혁명’을 촉발시킨 1976년 선거운동이라고 말한다. 레이건이 공화당을 대중 속의 정당으로 탈바꿈시켰고, 보수주의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는 것이다.
(월간조선 200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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