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전여옥 의원이 추천하는 책, '비판적 환경주의자'
2008-02-19 17:07 1,263 관리자

명사들이 추천하는 책 (월간조선 2007년 8월호 별책 부록)

「비판적 환경주의자」


선동적으로 호들갑을 떠는 환경주의자들에 들이댄 비수


전여옥 (국회의원)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열심히 개량한복을 입고 다니면서 느긋하게 환경운동을 했던 이들이 있었다. 1990년대는 「환경의 10년」이였다. 그들은 환경운동에 몰두하는 대신 불법적인 낙선운동을 비롯해 「매우 정치적인 사안」에 열과 성을 다했다. 항산에는 그래서 그들이 「정치적 대망」을 꿈꾸고 있고 「판을 뒤엎을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언제나 호기심에 가득 찼던 나의 언론계 선배는 그들을 일부러 자주 만났다. 내 선배는 환경주의자답지 않게 대식가인 그들과 많이도 먹고 마셨다.
그 선배는 내게 말했다.
『정당을 만들기엔 그 사람들이 너무 단순해, 음모를 꾸민다고? 가당치도 않아. 음모를 꾸미기엔 너무 오염됐더구먼』
그때 그 선배와 함께 술 마셨던 환경운동가 - 대학에서 『너는 키가 작고 몸무게가 적게 나가서 환경을 덜 오염시키니까 A를 줄게』했던 - 한 분은 성추행 미수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참 어이없는 세상이다 싶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NGO였던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최근 정당을 한다하며 정치 일선에 나섰다. 시민운동의 시대를 맞아 NGO는 「비(非)정부조직」이 아니라 「관변단체」이자 「차기 정부조직」이 되었다. 정부의 돈을 거부하는 비영리 단체가 아니라 정부의 돈을 받아 그 뼈대를 갖추고, 기업에 손을 벌리며 살을 불린 「초(超)비만단체」가 오늘의 한국의 시민운동단체들이다.
천성산 터널을 뚫으면 도롱뇽이 사라진다며 단실을 무려 100일이나 한 비구니는 단식 중에 서울로 여기저기로 잘 다녔다. 공사 중단으로 날아간 세금만 1조원이며, 이런 저런 경제적 손실이 3조원이다.
그 사건을 지켜보며 우리사회에서 건전한 상식은 대체 어디 갔느냐는 자괴감에 시달렸다. 이상돈 교수는 『장관급 비서관이 여승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단식을 중단하라고 애원한 것은 국가권위의 굴복이자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다』고 표현한다. 『땅속에서 잠자던 도롱뇽이 놀라서 튀어나올 일』이라고 했다.
환경운동가들의 과장된 주장과 선동적인 호들갑에 당당히 진실과 사실을 과학적으로 들이대며 호루라기를 불 휘슬 불로어」가 없었다.
그럴 때 나타난 인물이 중앙大 이상돈 교수이다. 우리나라에 일찍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환경법으로 학위를 받고 열렬하고 치열하게 글쓰기를 해온 인물이다. 몇몇 주요 신문의 명(名)논객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상돈 교수의 본령은 「환경법」이다.
바로 이 책 「비판적 환경주의자」는 제대로 공부라고 균형 잡힌 시각을 지닌 지식인이 「용감하게 쓴 책」이다. 진실과 사실에 기초해서 「황당한 것은 황당하다」고, 「아닌 것은 절대로 아니다」라고, 「거짓말은 거짓말」이라고 쓴 책이다.
그는 환경운동가들이 주장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주장들 - 「온난화 재앙이 임박했다」, 「생물종자가 멸종되고 있다」,「화학물질로 사람이 죽어 가고 있다」에 대해 그 특유의 「씩-」웃음을 띠우며 여유롭고 치밀한 글쓰기를 통해 치열하게 반박한다.
예를 들어 「남태평양의 섬 투발루가 사라져 간다」, 「투발루 주민들이 섬이 바닷 속에 잠길까 싶어 호주로 뉴질랜드에 이주한다」고 우리나라 환경부 장관을 필두로 온 세상이 난리를 칠 때, 그는 이 섬에 대해 쓴 여러 논문을 참조하고 파고들어 「진실」을 이야기한다.
「투발루는 외려 195년대에 비해 해수면이 내려가고 있다」,「투발루의 주민들은 희망이 없는 고향을 버리고 호주와 뉴질랜드로 가서 사회보장 혜택을 듬뿍 누리고 살고 싶어서」라고 말이다.
저자는 한국사회에 「환경문제」라는 완장을 차고 마오쩌뚱(毛澤東) 어록을 흔들어 댔던 홍위병과 같은 한국 시민운동의 「악순환」을 경계한다. 「풍요가 아니라 빈곤이 환경에 대한 최대의 적」이라고 저자는 수많은 예를 통해 설득력 있게 이야기해준다. 즉 진실에 기초해서 「사실」을 제시하는 것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엇이 바람직한 환경에 대한 인식인가를 잘 알고 출발했다. 준비된 저자였던 셈이다. 동시에 환경운동의 「-카더라」식의 공포를 조성하는 온갖 추측과 예측에 대해 모든 것은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는 상식을 요구한다.
환경이란 이름의 「포퓰리즘」「테마고그」에 대해 시원하게 한방을 날린다. 평소 뜻과 생각은 있었으나 「논리」가 2% 모자란 듯해서 억울하고 분하고 안타까웠던 모든 이들에게는 「한 줄기 빛」같은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이다. 그 점은 저자의 깊고 오랜 독서와 통찰력에 크게 빚을 졌을 것이다. 또한 환경문제를 심도있게 제대로 생각하고, 허구와 허위와 위선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마운 책이다. 나 자신은 이 책을 사서 여러 지인들에게 나눠 주었고 『참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수없이 받았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는 이상한 금기가 많아졌다. 「여성문제」,「환경문제」,「빈부문제」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기가 매우 힘든 사회가 돼버렸다. 무조건 「통과!」하고 외치는 비상식적 사회가 돼버렸다. 이러한 비상식과 불의와 부정을 지긋지긋해했던 내게도 매우 큰 용기를 주었다. 내 개인의 정치적 여정에 이「비판적 환경주의자」는 지도이며 나침판이자 「에너자이저」가 됐다.

게일 쉬슬러, 조국과 해병대를 위하여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