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조선일보 2008년 5월 24일자 서평
2008-07-14 18:21 816 관리자




(조선일보 2008년 5월 24일자 북 섹션 기사)

"美 진보 세력은 반역자 집단이다!"

" 반역 ' (Treason)

앤 코울터 지음 | 이상돈·최일성 옮김 | 경덕출판사 | 460쪽 | 1만5000원
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입력시간 : 2008.05.23 13:57 / 수정시간 : 2008.05.24 07:02


《섹스 앤드 시티》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이 뉴욕 출신의 금발 미녀는 몹시 입이 거칠다. '보수의 디바(Conservative Diva)'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녀, 변호사 출신의 앤 코울터(Coulter)는 신랄하고 냉소적이며 유머 넘치는 화술로 미국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평론가가 됐다. 2002년에 쓴 《중상모략(Slander)》에 이어 2003년에 낸 이 책(원제 Treason)은 대단한 파문을 일으켰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녀는 이 책에서 설사 그런 생각을 지닌 사람이라 해도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말을 거침없이 쏟아놓았기 때문이다. 그건 이런 말이다. "미국의 진보 세력이란 반역자 집단이다!"

그녀는 말한다. "안으로부터든 밖으로부터든 미국이 공격을 받을 때 진보주의자들은 적들의 편에 선다…누군가가 미국을 해치려는 증거가 나와도 '증거가 없다'며 완강히 부인한다." 그녀는 아버지 부시가 '국기(國旗), 충성 맹세, 강력한 국방력이 합해져야 애국심이 된다'는 정치적 코드를 활용했다고 비판한 뉴욕타임스를 이렇게 비꼰다. "분명 진정한 애국심이란 국기에 대한 증오, 충성 맹세에 대한 증오, 거기에 국방력의 약화로 이뤄질 것이다." 9·11 테러 발생 후 며칠 뒤에 컬럼비아대의 역사학자 에릭 포너(Foner)가 "나는 뉴욕시를 강타한 공포와 매일 백악관에서 흘러나오는 종말론적인 수사(修辭) 중에서 어느 것이 더 두려운지 잘 모르겠다"고 했던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부시의 발표가 겁나고 혼란스러운 것이라 하더라도 수천 명의 미국인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9·11 테러가 더욱 악질적인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그녀는 대담하게도, 이제는 '극단적인 반공주의 마녀사냥'쯤의 의미로 세계인들에게 친숙한 '매카시즘(McCarthyism)'이란 말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건 진보파가 자신들의 '반역 행위'를 희석시키기 위해 만들어 낸 말이라는 것이다. 1950년대 매카시 상원의원에 의해 간첩으로 몰렸던 국무장관 보좌관 앨저 히스와 원자탄 기밀을 소련에 넘긴 혐의로 사형당한 로젠버그 부부는 '진짜로 소련의 간첩'이었음이 1995년 공개된 '베노나 문서'에 의해 입증됐다는 것이다.

이제 그녀는 노골적으로 공화당의 편을 든다. "이길 계산도 없이 나라를 전쟁으로 끌어들이는 민주당의 위대한 전통으로 볼 때, 민주당이니까 베트남 전쟁 같은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1994년 카터와 김일성의 회담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이 멍청한 인간은 브래드 피트를 만난 철없는 계집애처럼 찬양가를 부르기 시작했고, 협정에 서명한 지 6초 후에 북한은 열심히 핵폭탄을 제조하기 시작했는데도 카터는 노벨상을 받았다."

유행처럼 정치적 발언에 나서는 제인 폰다, 숀 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킴 베이싱어 같은 연예인에 대해서는 "하는 일에 비해 지나치게 돈을 많이 받는 이 나르시시스트들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도 말할 자격이 없는 인간들"이라며 일침을 가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식이니, 한국 독자들 역시 이 책에서 통쾌함 아니면 지독한 혐오감, 혹은 그 두 가지 감정 모두를 경험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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