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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바이오 연료를 둘러싼 논쟁
작성일 : 2008-02-20 01:41조회 : 1,303


바이오 연료를 둘러싼 논쟁 
(첨단환경 2007년 9월)


1. ‘바이오 연료’ 논쟁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날로 치솟는 석유 가격에 대항해서 에타놀 등 바이오 연료(biofuel)의 사용을 증대시키겠다고 약속한 후 바이오 연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 졌다. 미국 중서부의 농민들은 바이오 연료가 중서부 지역의 중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연료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어 이러한 기대가 실현될지는 알 수 없다. 바이오 연료에 대해서 생태주의자 진영과 시장자유주의를 주창하는 보수주의 진영 양쪽으로부터 비판이 일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2. 바이오 연료의 유래

바이오 연료는 그 유래가 자동차 내연기관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연기관을 발명한 니콜라스 오토와 벤즈의 창업자인 루돌프 디젤이 고안한 엔진은 모두 에타놀 같은 바이오 연료를 사용했다. 미국의 헨리 포드도 그의 초기 모델은 연료로 에타놀을 사용했다. 그러던 중 미국의 펜실베이니아와 텍사스에서 석유가 발견되어 값싼 석유시대가 열렸다. 자연히 자동차 회사들은 휘발유와 경유를 연료를 사용하게 되었고, 바이오 연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1970년대 들어 지구의 자원이 유한하다는 자원고갈론(資源枯渴論)이 대두되자 석유 등 모든 광물이 곧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게 되었다. 로마 클럽이 펴낸 ‘성장의 한계’는 석유가 20세기말에 소진될 것이라서 재생가능한 에너지인 에타놀을 사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980년에 카터 행정부가 만든 ‘서기 2000년 보고서’도 똑같은 주장을 했다.
그러나 1981년에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해서 석유류 가격통제를 풀자 석유 제품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석유가 고갈되기는커녕 세계가 석유의 바다에 익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원유 가격 인하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도 대단한 호황을 누렸다. 자연히 에타놀 등 바이오 연료는 시장성을 상실해 버렸고, 카터 행정부가 시작한 에타놀 보조금 정책은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그런데, 또 20년이 지나서 다시 고유가 시대가 닥쳐오자 바이오 연료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 또 나오는 것이다.

3. 에타놀 연료는 환상인가 ?

에타놀 등 바이오 연료 사용이 초래하는 탄산가스 방출양을 경작과 수확에서  연료화, 그리고 연소 후 배기가스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하면 휘발유와 경유 보다 탄산가스를 다소 적게 배출한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바이오 연료의 원료인 옥수수 등 곡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토지가 필요하다는 데 있다.
옥수수 밭 1 에이커는 에타놀을 300 갤런 생산할 수 있는데, 미국에서 연간 자동차가 사용하는 휘발유가 3000 억 갤런이므로, 미국에서 매년 사용하는 자동차 연료의 85%를 에타놀로 대체하기 위해선 8억 5천만 에이커에 옥수수를 심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이 현재 경작 중인 농토는 총 3억 3천만 에이커에 불과하며, 그 중 옥수수를 경작하는 땅은 7천 3백만 에이커에 달할 뿐이다. 특히 전세계에 걸쳐 육류 소비가 증가해서 사료용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기존의 곡물로 에타놀을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세계 최대의 농업국인 미국의 사정이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경우도 비슷할 것이다.
상황이 이러면 보다 많은 에타놀을 생산하기 위해선 결국 제3세계로 눈을 돌리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대재앙이 닥쳐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사탕수수, 옥수수 등 바이오 연료를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는 곳은 중남미와 동남아의 열대 우림(雨林) 밖에 없다는 것이다. 만일에 선진국에서 에타놀 수요가 급증하면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이 열대 우림을 밀어 버리고 사탕수수를 심는 사태가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관측이다. 

4. 환경단체와 허드슨 연구소의 반대 성명

지난 몇 달 동안 바이오 연료가 가져 올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성명서 발표가 자주 있었다. ‘행동하는 생태주의자들(Ecologists in Action)이란 환경단체는 지난 4월 마드리드에서 열린 바이오 연료 심포지엄에서 바이오 연료가 지구상에서 가장 취약한 생태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에타놀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브라질에선 에타놀 생산 때문에 열대 우림이 무참하게 파괴되었다고 비난했다,
세계 보전 연합(The World Conservation Union)은 레인지 로버 자동차에 한번 주유하는 에타놀을 만들기 위해선 한사람이 일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을 포기해야 한다고 바이오 연료 개발을 비난했다.
바이오 연료에 대한 가장 정교한 반대는 환경단체가 아니라 환경단체를 비판하는데 앞장 서 온 허드슨 연구소(The Hudson Institute)에서 나왔다. 미래학자였던 허만 칸(Herman Kahn)이 세운 허드슨 연구소는 폴 에를리히, 레스터 브라운 같은 환경종말론자들의 예언이 틀렸다고 맹열하게 비판해온 친(親)기업적 보수성향의 연구소이다. 이 연구소의 농업․식량 문제 전문가인 데니스 애버리(Dennis Avery) 박사는 “지구는 증가하는 인류의 식량을 감당하고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고 또 야생동식물을 보전하기 필요한 충분한 토지를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지구의 토지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바이오 연료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만일에 선진국들이 바이오 연료 생산확대를 고집한다면 식량 가격이 2-3배로 폭등해서 가난한 사람들이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5. 손쉬운 해답은 없다

미국에서와 같이 농지가 남아 돌아가는 나라에서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심어 에타놀을 만드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선진국에서의 에타놀 수요로 인해 브라질, 볼리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같은 남쪽 나라들이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사탕수수와 야자를 심는 것은 별개 문제이다. 결국 에너지와 환경 문제에 대해선 쉬운 해답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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