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이낙연과 나
2020-06-07 10:26 25 이상돈

4월 3일 ·

이낙연과 나

얼마 전에 세종시 총리실에 출입하는 아는 기자가 전화를 했다. "의원님, 대학 다닐 때 세무 점퍼입은 적 있으세요?" 그게 도무지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이낙연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출입기자들과 저녁을 먹었다고 한다. 막걸리로 분위기가 돌자 이 총리가 자신이 대학시절에 아주 어렵게 서울에서 생활하던 때를 떠 올리면서 유복해 보이던 동기생 몇을 부러워했다면서 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때 내가 세무 점퍼(공식용어는 '가죽스웨드' 점퍼가 맞을 것이다)를 입고 학교에 왔었다고 회고했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그런 점퍼가 당시 나에겐 있었는데, 제법 비싼 외제 점퍼였을 것이다.

우리가 대학을 다닐 때 서울법대 정원은 160명이고, 그 중 법학과는 100명이고 가나다 순으로 법학과 A반과 B반으로 나누었기 때문에 나와 이 총리, 이주영 부의장, 그리고 국회의원을 지내고 박근혜 정부에서 강원랜드 사장을 지낸 함승희는 모두 법B반이어서 필수과목 강의를 같이 들었다. 하지만 당시는 긴급조치, 10월 유신 등으로 법대 2,3,4 학년 6학기 중 겨우 두학기만 제대로 수업을 했다. 걸핏하면 휴교이고, 그 때는 교수들이 제멋대로 휴강을 많이 해서 공부는 각자가 알아서 했다. 그러니 학생들간에 긴밀한 친분을 쌓을 기회도 많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이 총리가 그렇게 가정이 어려웠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다만 학보에 글 쓴 것을 보고 글재주가 있다고 느꼈던 것으로 기억된다.

1974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2년 동안 독학으로 미국 헌법을 열심히 공부해서 석사학위를 따고, 3년반 동안 군복무하고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니 대학 졸업하고 거의 10년이 지나고 말았다. 그 때 이 총리가 동아일보 기자가 됐다고 해서 적성에 맞는 데 들어갔다고 생각했다. 그 후 동아일보에 들르게 되면 몇번 만나곤 했다. 전남이 고향인 이 총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국회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국회 본회의장 제3당 의원들 자리가 국무위원석과 가까워서 자주 만났고, 지난 해 쿠웨이트 콜럼비아 에콰도르 순방 때는 이현재, 신동근 의원과 함께 동행하기도 했다.

가정이 어려웠던 이 총리는 대학을 졸업하고 곧장 군에 입대했고, 그래서 사법시험을 볼 기회도 없었다. 만일에 이 총리가 사법시험에 합격 했더라면 고등법원 판사 정도하고 나와서 변호사로 편하게 살았을 것이고 '대권후보 1위' 가 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인생이란 이런 것이다.

정당명부제, 폐기해야 
나를 사찰한 국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