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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에 지급되는 선거보조금

작성일 : 2020-06-14 14:29조회 : 1,692

4월 6일 ·

정당에 지급되는 선거보조금

이번 총선에 선관위는 총430억원을 정당에 선거보조금으로 지급했다. 배분은 다소 복잡한 공식을 거쳐서 결정되는데, 일단 교섭단체는 절반인 210억원을 균등하게 나누어서 배정받는다. 그리고 의원 숫자와 직전선거 득표율 등을 감안해서 나머지를 배정받는다. 더불어민주당은 120억원, 미래통합당은 115억 5천만원, 민생당은 80억원, 미래한국당은 61억원, 정의당은 28억원, 더불어시민당은 24억 5천만원을 배정받았다.

민생당은 셀프제명한 의원들을 상대로 가처분신청을 받아내서 교섭단체를 만드는 데 성공한 덕분에 거금 80억원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민생당은 지역구이건 비례대표건 한 석을 내기가 어려워 보인다. 지역구 후보는 15% 득표를 못하면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하지만 민생당은 총선에서 전멸해도 80억을 토해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잘못되도 한창 잘못됐다.

미래통합당은 소속 의원들을 방출해서 미래한국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서 61억을 또다시 받아냈다. 제갈량도 울고갈 만한 탁월한 창당기술임이 틀림없다. 건전한 정당정치를 위해서 선거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이 정당정치를 얼마나 끝없이 타락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이것을 보고 안철수 대표는 모든 정당이 선거보조금을 국고에 반납하자고 주장해서 언론에 한 줄 기사가 났다. 이런 발언을 그대로 받아 쓰는데 그치는 우리나라 언론은 참으로 한심하다. 왜냐하면 총선 전에 교섭단체를 만들어서 막대한 선거보조금을 받은 원조가 안철수 대표가 이끌었던 2016년의 국민의당이기 때문이다. 2016년 총선 선거보조금을 배정하는 시점을 바로 앞두고 소속의원을 20명으로 만들어서 73억원 보조금을 타냈던 것이다. 그 덕분에 국민의당은 여유있게 총선을 치렀다.

그러니까 안 대표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안 대표를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할 만하지만, 나는 그것도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안 대표는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마라톤 선수의 레이더는 오직 전방으로만 켜져 있다. IT 전문가들의 헤드라이트도 전방으로 좁게 켜져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웃기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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