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앤드류 멜런

작성일 : 2020-06-16 21:53조회 : 1,651

4월 9일 ·

앤드류 멜런

남북전쟁 후 미국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카네기 포드 록펠러 등 대기업 재벌이 등장했다. 핏츠버그 출신으로 은행을 경영하면서 알코아를 세워 성장한 앤드류 멜런은 대단히 성공한 기업가였다. 그는 미술품을 보는 안목이 있어서 당시 러시아에서 유출된 명화들을 사들이기도 했다.

1920년 대선에서 당선된 하딩은 멜런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 하딩이 사망하고 캘빈 쿨리지가 대통령을 이어받자 미국의 경제재정 정책은 멜런이 도맡아 움직였다. 멜런은 감세정책을 통해 투자와 소비를 증진시켰다. 그렇게 해서 번영의 1920년대가 열렸던 것이다. 미국인들은 멜런이 번영을 가져왔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1928년에 대통령에 당선된 후버도 멜런을 유임시켰다. 그런데 1929년 주가대폭락이 일어났다. 멜런은 대중의 어리석음이 초래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여론은 정부가 잘못했다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결국 후버는 멜런에게 사임을 권했고, 멜런은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그 후 대공황과 1932년 대선 결과는 잘 알려진 일이다. 하지만 훗날 밀튼 프리드먼에서 벤 버냉키에 이르는 학자들은 후버 대통령의 성급한 초기대응이 공황을 키웠다고 본다.

여하튼 재무장관을 그만 둔 멜런은 자기가 준비해온 미술관 건립에 전념했다. 그렇게 해서 워싱턴에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가 세워졌다. 우아한 네오클래식 석조 미술관에 자신이 모은 미술품을 전부 기증했고 운영자금도 신탁재산으로 남겨놓았다. 한 기업인이 미국민에게 큰 선물을 남긴 것이다.

앤드류 멜런과 캘빈 쿨리지는 우리나라에선 거의 알려지지 못했다. 쿨리지와 멜런은 작은 정부와 건전재정, 감세 등 고전적인 보수정부 철학을 대변하지만 뒤이어 들어선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에 가려지고 말았다. 제대로 된 보수정부와 보수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선 쿨리지와 멜런을 알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의 우리나라 보수는 보수라고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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