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왜 국회의원을 했지 ?
2020-06-25 16:54 11 이상돈

4월 24일 ·

왜 국회의원을 했지 ?


의원회관 918호를 비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와 함께 했던 보좌진도 새 일자리를 찾고 있다. 4년이 지나간 것이다. 그러면 4년 전, 나는 왜 국회의원이 됐던가 ?

시계바늘을 2015년으로 되돌려 보면 당시 여당은 지도부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불화가 친박 대 비박의 갈등으로 번졌고,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박지원 의원을 꺾고 당 대표가 됐으나 친문과 비문 간의 갈등이 깊어져서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어느 때보다 제3지대 제3당이 태동할 가능성이 커졌고, 그러다 보니 보수 대 진보의 대립각 구도에서 이탈되어 있던 내 '몸값'이 올라가 버렸다.

 양당 정치의 폐단에 대한 염증이 높아져서 제3당에 대한 공간이 생겼고, 결국 안철수에 이어 황주홍 유성엽 김한길 의원 등이 민주당을 탈당함에 따라 제3당은 현실이 되었다. 또한 당시는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으로부터도 승자독식 대통령제에 대한 반성과 비판이 높아 있었다. 그 즈음 윤여준 전 장관은 드디어 양당 중심의 대통령제 정치구도가 바뀔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면서 이럴 때에 국회에 들어가서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국민의당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20대 국회 들어서 금방 개헌특위가 구성됐고, 특위위원으로 위촉된 나는 열심히 회의에 참석했다. 다선의원들은 경험적으로 헌법을 알고 있지만 헌법지식을 갖춘 의원은 나를 위시해 몇이 안되었다. 개헌특위의 지배적 분위기는 사실상 의원내각제인 분권형 정부였다. 민주당 소속 위원들도 다수가 그러했다.

그러는 중 탄핵결의가 국회를 통과하고 조기 대선이 기정사실화되자 개헌 논의는 맥이 빠지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특위위원을 대통령제 고수파로 교체함에 따라 개헌은 물건너 가고 말았다. 하기야 대선승리가 눈 앞에 있는데, 왜 개헌을 하려하겠는가. 유승민 의원은 원래부터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주장해 왔었고, 안철수 의원 역시 대선에 꽂혀서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개헌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다.

여하튼 2016년 총선에서 최고의 승자는 국민의당이었다. 그러나 호남에서 너무 성공하고 그 외 지역에서 너무 실패한 결과는 대선 후 당의 분열로 나타나고 말았다. 대선 실패 후 그런 당을 이끌어가기가 안철수는 너무 힘들었다. 게다가 바른정당과 합당을 하면 잘 되어서 서울시장이 될거라는 등 달콤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라스푸틴 같은 인물들이 주변을 맴돌았던 것아다.

이렇게 해서 개헌은커녕 제3당 마저 물거품이 되었으니 2015년 가을에 윤여준 전 장관과 나누었던 이야기는 일장춘몽으로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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