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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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손수조에 대한 생각
작성일 : 2020-07-02 22:50조회 : 1,689
5월 6일 ·
손수조에 대한 생각
2012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내세웠던 손수조가 오랫만에 긴 인터뷰를 동아일보와 했다. 당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부산 사상구에서 문재인 (당시)후보를 상대로 선전한 손수조의 근황을 접하니 반갑기에 앞서 미안한 생각이 든다.
당시 상황을 되돌려 기억해 보면 아래와 같다. 2012년 총선에서 부산은 만만치 않았다. 부산 저축은행 사태로 민심이 안좋았고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현직의원들 이름이 떠돌아 다녔다. 당시 민주당은 슈스케 방식으로 청년 비례대표를 뽑는다고 해서 새누리당도 2030 후보를 선보여야 할 상황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부산에 문재인 대통령 외에도 문성근씨가 출마를 선언했는데, 여기에 나갈만한 마땅한 후보가 없었다. 여의도연구소가 몇몇 사람을 넣어 여론조사를 해 보았는데, 누구를 넣어도 두 문 후보를 이길 수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들었다.
그런 고심이 깊어 가던 중 내가 이메일로 전달 받은 손수조의 이력서와 출마의 변을 조동성 당시 인재영입위원장과 김세연 의원에게 전달했는데, 그 후 논의가 급진전 됐다. 언론에 손수조라는 이름이 흘러나가자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손석희 교수가 나한테 손수조가 좋은 후보로 생각하냐고 질문해서 나는 훌륭한 후보로 본다고 답했다.
훌륭한 후보이냐 어떠냐를 떠나서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는 언론의 주목을 사는데 성공했다. 당시 언론은 부산에 출마한 야권 거물 문성근 씨 보다 손수조를 더 주목했다. 그것만으로도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는 성공이었다. 언론의 주목을 받은 손수조는 부산 선거 전체에 영향을 주었다. 예상 외로 문 대통령은 사상구에 묶여 있어서 부산의 다른 지역구 선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문성근 후보에 대응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검사 출신 김도읍 의원을 내세웠는데, 처음에는 열세였으나 선거일에 다가 갈수록 추격해서 당선되었다. 부산에서 본인만 당선되는 데 그친 문재인 대통령한테는 곤혹스러운 결과였을 것이다. 2012년 총선 당시 손수조 외에도 문성근 씨와 싸운 김도읍 의원, 심상정 의원과 싸운 손범규 변호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원유세를 가장 많이 받은 후보로 기억된다. 무엇보다 부산에서의 승리가 총선 승리와 대선 승리로 이어졌다고 할 만하다.
문제는 그 후이다. 대선까지는 지역구 출마했던 사람은 지역구를 지켜야 마땅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에는 손수조 같이 전략적으로 스카우트한 젊은이는 행정관이든 비서관이든 간에 청와대에서 일 할 기회를 주어서 조직사회와 정부를 경험하게 해서 본인의 역량도 키우고 이력도 관리해서 다음 선거에 나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손수조를 스카우트했던 사람들(비대위 멤버들)은 박근혜 정부와 멀어졌다. 나는 손수조가 2016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고도 낙선한 속사정은 잘 모른다. 물론 정치인은 스스로 크는 것이 당연하지만, 솔직히 혼자 크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가.
박근혜 정부는 정권을 창출한 사람들이 정권에서 배제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는데, 그것이 탄핵에 이르게 된 원인의 하나이기도 하다. 손수조의 인터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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