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드배치 당론과 결선투표

작성일 : 2020-07-03 20:26조회 : 1,609

5월 8일 ·

사드배치 당론과 결선투표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지만, 2017년 대선을 얼마 앞두고 국민의당은 사드배치를 반대한 당론을 폐기하고 사드배치를 지지하기로 했다. 제일 먼저 호기 있게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던 그 기백은 어디로 갔는지, 안철수 후보는 이상한 궤변을 내세워서 사드배치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런다고 보수층 표가 얼마나 왔을까 ??)

문제는 사드배치 반대가 국민의당의 당론이었기 때문에 이를 변경해야만 했다. 그것 때문에 의총을 할 수는 없다면서 김관영 원내수석이 휴대폰 메세지로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서 당론변경에 필요한 2/3 동의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정동영 의원 등 두세명 의원이 반대했는데 무응답이 한명 있었다고 발표된 바 있다.

그 무응답 한명이 바로 나였다. 도무지 챙피해서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이것도 정당인지, 그리고 이런 후보가 대통령 하겠다는 것도 한심했다. 그러면 그 관록이 많은 호남 다선의원들은 왜 당론변경에 동의해 주었나 ? 내가 보기는 어차피 대통령 당선은 되지도 않을 텐데 하자는 대로 해주자는, 그런 심정으로 동의해 준 것이다. 그런 식으로 선거를 하고도 20% 넘게 득표를 했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였다.

2016년 12월 중순 경, 안철수 대표는 별안간 대통령 선거에서 결선투표를 하고 공수처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이런 제안을 개혁이라고 선언했다. 그런 발표를 하면서 누구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결선투표는 정부의 민주적 정당성을 담보하는 것 같지만 프랑스 대선에서 보듯이 극단적 성향의 정당이 2등이나 3등을 해서 선거를 정당간의 거래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등 정국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그것이 우리 헌법상 개헌의 대상인지 어떤지에 대해서도 학자 간에 이론이 있다.

무엇보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게임의 룰을 바꾸자는 것 자체가 어린이가 투정하는 모습과 같지 않은가. 현실적으로도 그 시점에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함은 누가 보나 분명했다. 또한 이는 자기가 2등은 하지만 1등은 못한다는 것을 자백하는 꼴이기도 했다. 결선투표로 바꾸어지지도 않으면서 나는 2등 밖에 못한다고 고백하는 형상이었다. (결국 3등을 하고 말았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자 채이배 의원이 결선투표법안을 만들어서 당론이라면서 국민의당 의원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았는데, 나만 서명을 안했다. 역전노장 호남 중진의원들은 무슨 생각으로 되지도 않을 법안에 서명을 했는지는 미스테리다. 이런 부실한 법안을 즉흥적으로 마구 내니까 본회의 법안 처리율이 적다고 욕을 얻어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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