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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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월간 <다리>
작성일 : 2020-07-03 20:28조회 : 1,681
5월 9일 ·
월간 <다리>
2013년 초, 30년간 몸담았던 중앙대 연구실을 비울 때였다. 캐비넷 구석에서 오래 된 잡지 12권이 큰 봉투에 쌓여 있는 것이 나왔다. 대학 시절에 보았던 월간 <다리>였다.
나는 고등학교 입학한 후 군 입대하기 전까지 신동아를 구독했는데, 대학 2학년, 3학년 때에는 이제는 고인이 된 김상현 의원이 냈던 <다리>를 사서 보기도 했다. 그 후 유학을 떠나고 돌아와서 새 집에 이사를 가고 하는 과정에서 많은 책과 잡지를 처분했지만 혹시나 해서 <다리>는 버리지 않았다. 유신 후 김상현 의원은 고초를 당했고 잡지사는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온 1971년 봄부터 72년 봄까지 출간된 <다리> 12권을 어떻게 할지 몰라 했는데, 누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연락해 보라고 했다. 그래서 이러저러한 게 있다고 연락을 했더니 너무 반가워했다. 사업회 자료실 담당자는 <다리>는 원본 잡지가 단 한권도 남아있지 않아서 내가 갖고 있는게 유일본이라는 것이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다리>를 내던 사무실과 김상현 의원 자택을 모두 수색해서 이 엄청난 반국가 불온서적을 몽땅 가져가서 없애 버렸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젊은 시절 고 김상현 의원이 펴냈던 <다리> 12권이 민주화기념사업회에 보관되었다. 그 때 나는 사진을 찍어 둘 생각도 못했다. 사진은 기념회에서 나에게 준 감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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