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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장 훌륭한 웨스트포인트 졸업생
작성일 : 2020-07-17 07:21조회 : 1,690
6월 15일·
가장 훌륭한 웨스트포인트 졸업생
금년이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는 아직도 누가 한국 전쟁 당시 한국군을 대표할 만한 지휘관이었나에 대해 합의는커녕 논의도 없는 편이다. 전쟁을 많이 치른 미국은 1차 대전 때는 유럽원정군 사령관을 지낸 존 퍼싱, 2차 대전시는 유럽전선에서 연합군 사령관을 지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태평양 전쟁을 이끈 더글러스 맥아더와 체스터 니밋츠가 대표적인 지휘관으로 평가될 만하다. 하지만 미국이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남북전쟁에서 북군과 남군의 지휘관에 대한 평가는 합의를 보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됐다.
최근에 남북전쟁시 남군의 주력이던 북버지니아군 Army of Northern Virginia 을 지휘했던 로버트 리 Robert E. Lee의 동상이 여러 곳에서 철거되는 등 파문이 일고 있어서 리 장군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나를 검색하던 중 흥미로운 평가를 알게 됐다.
미 육사, 즉 웨스트포인트 졸업생을 상대로 지난 2013년 웨스트포인트 동문회보가 가장 훌륭한 졸업생 best graduates 여론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로 로버트 리, 율리시즈 그랜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더글러스 맥아더가 뽑혔다고 한다. 모두가 아이콘적인 인물인데, 로버트 리가 제일로 뽑혔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로버트 리는 버지니아에 일찍 정착한 리 가문의 후예이고 부인이 조지 워싱턴 가계와 연결이 된다. 1829년에 웨스트포인트를 차석으로 졸업했는데, 아직까지도 차석 졸업기록이 깨지지 않았다. 같은 해 수석졸업생이 아직도 깨지지 않은 수석 졸업기록을 갖고 있다. 미국-멕시코 전쟁시 베라크루즈 전투에서 수훈을 세웠고, 존 브라운의 반란시도를 진압해서 유명해졌다. 남북전쟁시 북군 지휘관이던 율리시즈 그랜트는 웨스트포인트 후배이고, 미국-멕시코 전쟁 때 같이 싸웠다.
남북전쟁 후 남군 지휘관이던 제임스 롱스트리트 등은 그랜트 정부에서 공직을 맡기도 했다. 전쟁은 정치인이 일으킨 것이지 군인이 일으킨 것은 아니고, 그들은 모두 웨스트포인트 졸업생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리는 고향 렉싱턴으로 돌아와서 워싱턴 대학 총장을 지내면서 조용히 여생을 보냈는데, 자신이 가장 신뢰했던 부하 지휘관으로 챈슬러빌 전투에서 사망한 스톤월 잭슨 Stonewall Jackson 장군의 묘소를 매일 찾았다고 전해 진다.
이처럼 여러가지 이유로 로버트 리는 존경의 대상이었는데, 그의 동상이 흑인차별의 상징인 것처럼 여겨지는 세태를 보게 됐다. 사진은 2013년 웨스트포인트 동문회지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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