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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맥마스터, 매티스, 그리고 폼페이오
작성일 : 2020-07-17 13:53조회 : 1,721
6월 17일
맥마스터, 매티스, 그리고 폼페이오
트럼프 정부가 막장으로 치닫자 북한도 경쟁이나 하듯이 막나가고 있다. 김정은과 트럼프라는 비정상적인 리더쉽에 기대를 걸었던 우리 정부만 우습게 되고 만 형국이다.
나는 진보 정부라는 현 정권이 트럼프 같은 사람에게 기대를 걸었다는 게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2018년이면 트럼프는 국제사회에서 이미 공감대를 상실한 후였다. 부동산 사업가가 대통령이 되었지만 그래도 전략통인 맥마스터 장군을 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하고, 존경받는 해병대장 출신인 제임스 매티스를 국방장관으로 임명해서 그래도 안보만은 정상적인 궤를 지키리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지만, 트럼프에 실망한 이들은 2018년 5월과 2019년 1월에 각각 사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과 관련해서 어떤 일이 있었나는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나는 북미간 비핵화 딜이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싱가포르 회의 당시 매티스 장군은 아직 국방장관이었다. 미국의 대외정책 주류의 입장에서 볼 때 트럼프는 말도 안되는 불장난을 하는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혹시나 김정은이 백기를 든다면 모르지만, 그럴 일이 없을 것임은 삼척동자도 알지 않았겠는가.
매티스 장군은 국방장관을 그만 두는 사직서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과 자유세계에 야기하는 위험을 직시해야 한다고 트럼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매티스 장군은 9.11 테러가 발생할 당시 해병1사단장이었는데, 해병1사단은 이라크 전쟁 당시 바그다드에 선봉으로 입성했다. 해병1사단은 6.25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과 서울 탈환, 그리고 장진호 전투를 치른 부대이다.
1984년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맥마스터 장군은 걸프전에 탱크 부대장으로 참전해서 실버스타 훈장을 받았고,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베트남전에 대한 미국 정책결정 과정을 비판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역소령이 전쟁정책을 엉망으로 이끌어간 존슨 행정부의 군 수뇌부와 안보 브레인들을 신랄하게 비판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한 것은 파격적이었다.
그의 논문은 1997년에 <임무 포기> Dereliction of Duty라는 책으로 출간됐는데,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런 맥마스터가 막장소굴인 트럼프 백악관에서 안보보좌관을 지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는 사실상 경질된 셈인데, 아예 전역을 해버렸다. 21세기 미 육군을 가장 잘 이끌어나갈 재목으로 일찌감치 참모총장감이라고 평가되었던 그가 군복을 벗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현재 트럼프 정부의 외교국방 라인은 거의 와해된 형상이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버티고 있는 형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1986년에 웨스트포인트를 수석 졸업하고 5년간 복무를 한 후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사람이다. 말하자면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와는 질이 다른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그만두면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해서 그 형편없는 대통령 아래서 국무장관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폼페이오가 김정은을 신뢰했을 리가 있겠는가. 미북 회담은 처음부터 되지도 않을 쇼였을 것이고, 그러니 트럼프가 파격적인 사람이라서 한반도에 평화를 파격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 게 한심한 일이다.
왼쪽은 작년에 나온 매티스 장군의 책 <호출부호 : 혼란> Call Sign : Chaos인데, 해병으로서의 걸어온 길을 담고 있다. 트럼프에 관한 언급은 없고 다만 미국이 우방국과의 관계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른쪽은 맥마스터 장군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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