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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존 볼턴, 책으로 말하다
작성일 : 2020-07-18 08:28조회 : 1,636
6월 18일
존 볼턴, 책으로 말하다
어제 저녁부터 출간을 앞둔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책 내용이 국내에도 외신을 타고 소개되고 있는데, 북한의 개성 건물 폭파와 묘하게 시점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볼턴의 책과 개성건물 폭파는 문재인 정부를 아주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데, 이는 사실 예고된 바이다.
상세한 속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대북 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조급함,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건하겠다는 욕심, 그리고 트럼프를 미국 자체로 생각한 어리석음이 빚어낸 참사가 아닐 수 없다.
존 볼턴은 네오콘 중에서도 저돌적인 인물이지만 그의 입을 통해서 폼페이오 장관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외정책 주류 foreign policy establishment의 시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볼턴에 의하면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가 x으로 가득차 있다고 full of shits 했다고 한다. 사실 그게 정확한 평가다. 그래서 대형사고를 칠 수 있는 미북 협상을 주저 앉친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x으로 꽉차있는 트럼프가 비핵화 문제와 남북관계를 해결해 주기를 바랬던 우리나라 현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싱가포르 회의를 앞두고 TV에 나가서 트럼프니까 해결할 수 있다고 약을 팔았던 정치인과 패널들은 또 어떤 사람들인가.
볼턴은 극단적인 인물이라서 미국의 외교안보 주류에 큰 영향은 없는 사람이지만 트럼프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매티스 장군이나 안보보좌관을 지낸 맥마스터 장군은 미 군부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다. 이들은 트럼프를 주유소에서 폭죽놀이 하는 철없는 아이로 보았을 것이다. 그들은 미국과 자유세계의 안보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던 것이지, 트럼프를 위해 봉사한 것이 아니었다.
불행하게도 미국인은 2016년에 그런 대통령을 뽑았다. 다행인 것은 이제 그의 임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 국방장관 에스퍼는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웨스트포인트를 나오고 그 유명한 101공수사단 장교로 걸프전에 참전한 사람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트럼프는 군 출신을 중용했는데, 결국 그들이 미국과 자유세계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아마도 북한은 트럼프가 어떤 선물을 안겨 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말하자면 비핵화는 시늉만 하고도 일단 경제제재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지 않았겠나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런 기대를 북한에 심어 주었겠는가? 불행하게도 이와 관련해서 불편한 시선이 우리 정부를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볼턴의 책이 말하지 않더라도 트럼프는 별다른 생각이 없는, 형편없는 장사꾼이기에 싱가포르 회의에서 그냥 각광받고 싶었고, 더 나아가 미국과 북한 간에 한 건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엉터리 비핵화는 미국의 안보외교 주류가 볼 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 뿐 아니라 나토 회원국들, 더 나아가 자유세계 국가들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자유세계이냐, 아니냐, 그 답은 명확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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