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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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애미티 슐레스, 뉴딜과 위대한 사회
작성일 : 2020-07-19 06:33조회 : 1,731
6월 21일
애미티 슐레스, 뉴딜과 위대한 사회
책의 내용에 대해선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어려운 주제에 대한 스토리 텔링을 통해 독자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있는 저자를 보면 정말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애미티 슐레스 Amity Schlaes가 그런 저자이다. 슐레스는 1960년생으로 학력은 예일대 우등졸업이 전부다. 포브스, 블룸버그 기자로 경제기사를 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칼럼을 기고했다.
애미티 슐레스는 2007년에 나온 <잊혀진 사람>The Forgotten Man으로 유명해졌다. 베스트셀러가 되어 25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하니, 대단한 일이었다. 뉴딜이 추구한 경제 정책이 경제를 부흥시킨 게 아니라 오히려 공황을 장기화시켰다는 주장은 밀튼 프리드먼 등이 오래 전에 제기한 바 있다.
<잊혀진 사람>은 수려한 문장으로 1930년대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지나간 신문을 읽는 식으로 보게 되니 대단하지 않은가. 뉴딜은 경제정책으로서는 실패작이라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자 뉴딜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케인지언들이 발끈했다. 폴 크루거먼이 나서서 수정주의 역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가 학사학위가 전부인 여성 저자를 저격한 꼴이었으나 책의 성공을 막을 수는 없었다.
슐레스는 2013년에 캘빈 쿨리지 대통령의 전기 <쿨리지>Coolidge를 펴냈다. 역사학자들이 하지 못한 쾌거였는데, 1920년대 번영의 시대에 미국에 무슨 일이 있었나를 알게 된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우드로 윌슨에서 1920년대를 거르고 프랭클린 루스벨트로 곧장 넘어가곤 했던 역사 탐방의 비어있던 10년 공백을 메워주는 책으로, 역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슐레스는 작년 가을에 존슨 대통령이 야심적으로 추진한 사회복지 정책인 '위대한 사회'를 정조준한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를 펴냈다. 슐레스에 의하면 '위대한 사회'가 추구한 '빈곤과의 전쟁' War on Poverty은 막대한 재정소모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베트남 전쟁에도 막대한 지출을 해서 미국 경제는 인프레와 실업이란 고질병을 앓게 됐다는 분석이다.
존슨 대통령은 빈곤 퇴치를 자신의 업적으로 삼으려 했고, 사전트 슈라이버, 패트릭 모이니한 등 대중에 어필하는 명사들이 앞장서서 이 좋은 계획을 집행해서 정치적으론 성공했으나 선의로 시작한 이 정책은 정부를 비대하게 만드는 부작용만 남겼다고 슐레스는 평가한다.
슐레스는 경제운용에 정부가 과다하게 개입하는 '위대한 사회'의 습성이 닉슨 대통령에게까지 연결되었다고 지적한다. 큰 정부를 수술할 생각은 하지 않은 닉슨은 1972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되기 위해 베트남 전쟁 종식과 중국과의 외교수립 외에도 충격적인 경제처방을 밀어 부쳤다.
닉슨은 1971년 8월, 흔히 '닉슨 쇼크'라고 불리는 폭탄선언을 했다. 달러의 금태환을 중지하고 임금과 물가를 3개월간 동결하고 수입품에 10%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었으니 전세계가 출렁거렸다. 닉슨과 존 코넬리 재무장관은 이런 조치에 선뜻 동의하지 않는 아서 번스 연방준비제도위원장과 조지 슐츠 예산실장, 캐스퍼 와인버거 예산실 부실장을 윽박지르다시피 해서 이를 밀고 나갔다고 한다.
닉슨 쇼크 조치는 당장에는 국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었으나 결국에는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조장하고 말았다는데,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공화당 행정부가 전시에나 있을 법한 조치를 취하게 된 것도 '위대한 사회'의 연장이라고 슐레스는 꼬집는다.
닉슨의 조치에 할 수 없이 가담한 아서 번스는 밀튼 프리드먼을 럿거스 대학에서 가르친 은사이고, 조지 슐츠는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캐스퍼 와인버거는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내게 된다. 코넬리 재무장관에게 눌려서 말한마디 못했던 당시 재무차관보이던 폴 볼커는 레이건 시대에 연방준비제도 위원장이 되어 고질병이던 인플레이션을 잡아서 경제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것도 흥미롭다. 저자는 이들이 '위대한 사회'가 초래한 정부 개입의 부작용을 잘 알았기 때문이라고 암시하는 듯하다.
요새 미래통합당이 공부를 한다든 데, 그들은 말초적 정책에 집착하기 보다는 이런 책을 읽어서 역사의 흐름을 보는 안목부터 키워야 한다고 본다.
책의 내용에 대해선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어려운 주제에 대한 스토리 텔링을 통해 독자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능력이 있는 저자를 보면 정말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애미티 슐레스 Amity Schlaes가 그런 저자이다. 슐레스는 1960년생으로 학력은 예일대 우등졸업이 전부다. 포브스, 블룸버그 기자로 경제기사를 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칼럼을 기고했다.
애미티 슐레스는 2007년에 나온 <잊혀진 사람>The Forgotten Man으로 유명해졌다. 베스트셀러가 되어 25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하니, 대단한 일이었다. 뉴딜이 추구한 경제 정책이 경제를 부흥시킨 게 아니라 오히려 공황을 장기화시켰다는 주장은 밀튼 프리드먼 등이 오래 전에 제기한 바 있다.
<잊혀진 사람>은 수려한 문장으로 1930년대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지나간 신문을 읽는 식으로 보게 되니 대단하지 않은가. 뉴딜은 경제정책으로서는 실패작이라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자 뉴딜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케인지언들이 발끈했다. 폴 크루거먼이 나서서 수정주의 역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가 학사학위가 전부인 여성 저자를 저격한 꼴이었으나 책의 성공을 막을 수는 없었다.
슐레스는 2013년에 캘빈 쿨리지 대통령의 전기 <쿨리지>Coolidge를 펴냈다. 역사학자들이 하지 못한 쾌거였는데, 1920년대 번영의 시대에 미국에 무슨 일이 있었나를 알게 된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우드로 윌슨에서 1920년대를 거르고 프랭클린 루스벨트로 곧장 넘어가곤 했던 역사 탐방의 비어있던 10년 공백을 메워주는 책으로, 역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슐레스는 작년 가을에 존슨 대통령이 야심적으로 추진한 사회복지 정책인 '위대한 사회'를 정조준한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를 펴냈다. 슐레스에 의하면 '위대한 사회'가 추구한 '빈곤과의 전쟁' War on Poverty은 막대한 재정소모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베트남 전쟁에도 막대한 지출을 해서 미국 경제는 인프레와 실업이란 고질병을 앓게 됐다는 분석이다.
존슨 대통령은 빈곤 퇴치를 자신의 업적으로 삼으려 했고, 사전트 슈라이버, 패트릭 모이니한 등 대중에 어필하는 명사들이 앞장서서 이 좋은 계획을 집행해서 정치적으론 성공했으나 선의로 시작한 이 정책은 정부를 비대하게 만드는 부작용만 남겼다고 슐레스는 평가한다.
슐레스는 경제운용에 정부가 과다하게 개입하는 '위대한 사회'의 습성이 닉슨 대통령에게까지 연결되었다고 지적한다. 큰 정부를 수술할 생각은 하지 않은 닉슨은 1972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되기 위해 베트남 전쟁 종식과 중국과의 외교수립 외에도 충격적인 경제처방을 밀어 부쳤다.
닉슨은 1971년 8월, 흔히 '닉슨 쇼크'라고 불리는 폭탄선언을 했다. 달러의 금태환을 중지하고 임금과 물가를 3개월간 동결하고 수입품에 10%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었으니 전세계가 출렁거렸다. 닉슨과 존 코넬리 재무장관은 이런 조치에 선뜻 동의하지 않는 아서 번스 연방준비제도위원장과 조지 슐츠 예산실장, 캐스퍼 와인버거 예산실 부실장을 윽박지르다시피 해서 이를 밀고 나갔다고 한다.
닉슨 쇼크 조치는 당장에는 국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었으나 결국에는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조장하고 말았다는데,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공화당 행정부가 전시에나 있을 법한 조치를 취하게 된 것도 '위대한 사회'의 연장이라고 슐레스는 꼬집는다.
닉슨의 조치에 할 수 없이 가담한 아서 번스는 밀튼 프리드먼을 럿거스 대학에서 가르친 은사이고, 조지 슐츠는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캐스퍼 와인버거는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내게 된다. 코넬리 재무장관에게 눌려서 말한마디 못했던 당시 재무차관보이던 폴 볼커는 레이건 시대에 연방준비제도 위원장이 되어 고질병이던 인플레이션을 잡아서 경제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것도 흥미롭다. 저자는 이들이 '위대한 사회'가 초래한 정부 개입의 부작용을 잘 알았기 때문이라고 암시하는 듯하다.
요새 미래통합당이 공부를 한다든 데, 그들은 말초적 정책에 집착하기 보다는 이런 책을 읽어서 역사의 흐름을 보는 안목부터 키워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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