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국회를 나오고 한 달이 지나갔다
2020-07-29 08:07 19 이상돈

7월 10일


국회를 나오고 한 달이 지나갔다


국회를 나온 지가 한 달하고 열흘이 지나갔는데, 언제 국회의원을 했는가 싶을 정도로 까마득한 과거 일로 여겨진다. 더구나 요새 국회 돌아가는 꼴을 보면 너무 한심해서 TV 뉴스도 안 보게 된다. 미래통합당이 저렇게 돼서 적당히 체면만 세워주어도 막강한 여당은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은데, 도무지 저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어떤 책 한권 읽고 깊이 감명을 받는 사람이 때로는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당명부제가 진짜 민주주의라는 비례민주주의를 주장한 책, 삼성망국론을 설파한 책, 강남부동산 폭락론을 예견한 책이 있고 꽤 인기를 끌었다.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세상을 웬만큼 살아오고 식견을 갖춘 사람이라면 이런 주장이 상식에 벗어난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런 책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지금 정부의 정책결정을 좌지우지 하고 있어서 큰 문제다. 선거에서 대단한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당명부제가 실패하고 나니까 이제는 삼성망국론, 부동산폭락론을 실현시키겼다고 나선 모양이다. 그런 책을 써댄 저자의 이력 경력을 보면, 어쩌면 똑 같은 이야기를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하고 있는지 신기할 정도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기 생각의 세계에 갖혀서 자기 생각과 다른 현실을 아예 외면한다는데 있다. 이런 책에 빠져있는 사람이 정책결정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미래통합당은 이제 존재감이 사라져서 버린 꼴이지만 그것은 의석만 탓할 일이 아니다. 2008년 총선 후 18대 국회에선 한나라당이 압승을 해서 당시 야당은 90석이 안됐다. 그러나 80여명 야당 의원들의 전투력은 막강했다. 그러니까 의석수 보다 의원 개개인 자질과 능력이 더 중요한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와 재보선을 거치면서 그 막강한 의석을 갖고 있던 한나라당은 지도부가 스스로 무너지고 박근혜 비대위가 들어섰다. 

21대 국회 꼴을 보니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했기에 그나마 의원 노릇을 했다고 생각되어 다행이다. 20대 국회에선 4년 내내 어느 한 정당이 의석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해서 중간지대에 있던 의원들이 할 만했다. 그런데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무리하게 합당하는 등 이합집산을 하면서 결국 모두 망해 버렸고, 제3당이 없어진 결과로 지금과 같은 여당 독주를 초래하고 말았다.

지난 5월에 김세연 이정미 표창원 의원과 함께 MBC 주관으로 20대 국회 대담을 한 적이 있었는데, 모두들 20대 국회가 최악이라고 해서, 내가 그렇게 폄훼하지 말자고 했다. 나는 20대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시킨 의미있는 국회였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결의해서 헌법재판소가 탄핵결정을 하고, 헌법절차에 따라 순탄하게 대선을 치르는 경우는 한 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그것을 시작해낸 국회인데, 그 국회가 최악이라니....

20대 국회에선 대통령이 지명한 헌법재판소장이 한 표 차이로 국회 동의를 얻지 못한 일도 있었다. 이게 얼마나 멋있는 일인가. 이런 묘미가 있어야 국회의원도 하는 것이다. 특히 중간지대 국회의원을.... 상임위원회 활동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20대 국회는 상임위원회도 할 만 했다. 20대와 달리 21대 국회에선 의원이란 존재는 의미가 없어지고 그저 당 지도부가 명하는 대로 한 표를 던지는 거수기와 비슷한 신세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20대 국회가 최악이라고 한데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20대 국회가 얼마나 대단한 국회였는지, 지금은 알고 있는지... 21대 국회를 이 모양이 되게 한, 제3당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반성이나 하고 있는지...

여하튼 20대 국회에서 남들이 하지 않았던 일도 꽤 했다고 생각하는데, 4대강과 내성천, 동물보호, 방송사 비정규직 문제 등을 뽑을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누군가 계속 다루어 주었으면 하나 그것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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