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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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회를 이전하겠다고 ?
작성일 : 2020-08-06 08:46조회 : 2,006
국회를 이전하겠다고 ?
난데없이 수도를 이전하겠다고 하니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서울은 졸지에 천박한 도시가 되어 버렸으니 도무지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20대 국회 4년간 보내면서 여의도 국회 의사당 건물이 참으로 잘지어 졌다는 것을 여러 번 느꼈다. 본 회의장의 높은 천정을 올려다보면 호사스러울 정도다. 양원제를 실시할 경우에 대비해서 지었다는 제2 회의장은 또한 어떠한가. 의사당에 돔만 올릴 것이 아니라 워싱턴의 미국 의사당처럼 원주를 돌려서 한 층을 높히고 돔을 세웠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1970년대에 이렇게 넓은 부지에 석재로 그런 건물을 지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다. 나중에 세운 의원회관은 근래에 두 배로 증축하면서 연결 부분을 잘 처리해서 내부에 널찍하고 매우 우아한 공간이 생겼다. 그런 건물에서 4년간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국정감사 때면 세종시에 내려가게 되는데, 내가 보기는 세종시 정부청사야말로 '천박'하다. 회색 시멘트 건물이 줄지어 연결되어 있는 모습은 갈 데 없는 물류창고다. 창고 꼭대기에는 혼동하지 말라고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부처이름이 대문짝 만하게 붙어 있다. 그렇게 크게 써 붙여야 똑 같이 생겨먹은 물류창고 중에서 갈 곳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결정해 놓은 것을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억지로 건설하다보니 그리 됐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그걸 설계한 사람은 자기 이름을 남기고 싶은지 모르겠다. 청사 주변은 온통 고층 아파트 단지 뿐이니 거기는 역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문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국회 건물이 그나마 돋보이는 이유는 세종로 청사, 과천 청사, 그리고 대법원과 검찰청 청사가 한결같이 무미건조한 고층건물이기 때문이다. 1920년대 들어서 건설된 워싱턴의 페더랄 트라이앵글 Federal Triangle의 웅장한 석조 건물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도쿄의 가스미가세키 정부 청사 건물처럼 각각 개성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20대 국회 기간 중에 소통관이라는 이름을 붙인 새 건물이 의사당 본청 옆에 새로 건축되었는데, 세종시로 몽땅 옮길 거라면 국민세금 들여서 엉뚱한 짓을 한 꼴이다.
아래는 여행관련 사이트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개의 의회 건물을 선정해서 담은 동영상이다. 10위부터 올라가면, 뉴질랜드 웰링턴, 남아공화국 케이프 타운, 루마니아 뷰카레스트, 네델란드 헤이그, 인도 뉴델리, 캐나다 온타리오, 독일 베를린, 미국 워싱턴 DC, 영국 런던, 그리고 헝가리 부다페스트가 1위이다. 부다페스트 의사당이 단연 1위인데, 그 의사당 야경 보려다가 지난번에 유람선이 뒤집혀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요새 여당에서 나오는 발언들을 보면, 사람들의 수준이란 게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사진은 헝가리 의회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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