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학교수 피살 사건을 보면서

작성일 : 2020-08-07 09:32조회 : 2,421

7월 29일

대학교수 피살 사건을 보면서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한국인 교수가 무참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피닉스 근교에 자리 잡은 그 대학이 있는 도시는 평온한 곳인데,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가슴이 아프다.

내가 대학을 다닐 적인 1972년 가을, 뉴욕 맨해튼에 자리 잡은 컬럼비아 대학 부근에서 산책 중이던 그 대학의 저명한 국제법학자 월프강 프리드먼 Wolfgang Friedmann (1907-1972) 교수가 흑인 10대 소년 세 명에게 강도를 당하면서 칼에 찔려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내가 보던 타임지에도 기사가 날 정도의 사건이었다. 맨해튼 한복판 컬럼비아 대학 부근에서 저명한 교수가 살해됐으니.....

프리드먼 교수가 펴낸 <변화하는 국제법> Changing Structure of International Law이란 책을 우리는 국제법 강좌에서 보조교재로 참조하곤 했다. 유태인으로 독일에서 학부를 나오고 나치를 피해서 영국으로 건너가서 박사학위를 하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당대의 국제법학자로 명성을 떨치던 그는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떴다. 그 사건은 나에게 뉴욕은 위험한 도시라는 선입견을 심어주었다. 사실 1970년대 뉴욕은 범죄가 많고 모든 게 엉망이었다.

혹시나 해서 프리드먼 교수 살인 사건을 검색해 보았더니, 그를 칼로 찔러 죽인 흑인 10대는 강도죄로만 유죄판결을 받아 5년 복역하고 나와서 그 후 5년 만에 또 살인죄 manslaughter를 저지르고 감옥에 있다가 만기 출옥해서 지금은 60대 자유인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도무지 사법적 정의가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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