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항기상장비 도입 문제

작성일 : 2020-08-16 07:35조회 : 6,273

8월 10일

공항기상장비 도입 문제

2018년 기상청 국정감사 때는 기상청의 공항기상장비, 즉 윈드시어 측정장비인 라이다 도입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었고, 기상청장으로부터 "할 말이 없다"는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사안은 대략 이렇습니다. 윈드시어는 예측하기 어려운 돌풍으로, 공항에서 항공기가 이착률할 때 이게 닥치면 굉장히 위험합니다. 댈러스 공항에 착륙시도 중 추락한 델타 항공 Tri Star, 뉴올리언스 공항 이륙 직후 추락한 팬앰 B 727 등이 그런 경우입니다. 뉴올리언스 추락은 내가 거기서 공부하던 시기에 발생해서 사건을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해서 경보하는 장비로는 현재 인천공항에 가동중인 TDWR입니다. 세계 중요 공항에 모두 설치되어 있습니다.

거기서 진일보한 장비가 Lidar라고, 미국의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장비인데, 역시 세계 중요 공항에 도입되어 있거나 도입 중에 있습니다. 히드로, 샤를 드골, 홍콩, 나리타, JFK 등 세계 대공항에는 TDWR과 Lidar이 몇 대씩 장착되어 2중 3중으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상청이 라이다를 도입하겠다고 케이웨더라는 회사를 통해 프랑스 회사 제품을 들여오기로 계약을 맺었는데, 그게 간이 휴대용 장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거지요. 말하자면 8톤 트럭을 사야하는데, 짜장면 배달하는 오토바이를 산 겁니다.

그런데, 기상청이 자기들이 한 결정이니까, 이걸 싸고 돌았던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임명된 환경부 출신 고윤화 기상청장이 임기 내내 이것하고 싸워서 간신히 민사소송에서 승소해서 기지급한 대금을 돌려받고 라이다 도입은 없던 것으로 된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터무니없는 결정을 한 기상청 간부들과 납품회사에 대한 수사입니다. 아래의 노컷 뉴스 기사에서 보듯이 경찰청은 두번씩이나 기소 의견을 냈는데, 번번히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했던 겁니다. 담당했던 경찰 수사관은 지긋지긋해서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더군요.

요즘 경찰과 검찰 간에 수사 문제를 두고 대립이 첨예한데, 이 사건도 경찰측이 수사권 문제에 강력하게 나오게 된 배경이 됐다고 봅니다. 이 사건의 시작은 이명박 정부입니다. 이명박 정부 기상청이 저지른 일을, 박근혜 정부 때 기상청 출신이 아닌 고윤화 기상청장이 고군분투해서 간신히 원상회복한 겁니다. 문제는 라이다 도입에 연루된 기상청 간부 중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반대했던 기술직 직원 두사람이 징계를 받고 기상청을 그만두었는데, 나중에 법원 판결로 뒤집히자 징계가 취소되어 그나마 명예가 회복되었습니다.

나는 현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다시 수사해서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으며,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해서 국감에서 그걸 촉구했습니다만, 검찰이나 법무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번복하면 검찰 자체가 곤란해 지니까 그렇겠지요. 이걸 보면, 기상청은 국가기관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일기예보 안 맞는게 너무나 당연합니다.

참고로, 기상여건으로 볼 때 우리나라 공항 중 윈드시어 위험성이 가장 큰 공항은 제주공항입니다. 높은 산이 있고 해풍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 김해공항은 중국 항공기 추락 사건에서 보듯이 주변에 산이 있어서 원천적으로 위험할 뿐 더러 역시 바다가 있어서 윈드시어 위험성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신형 항공기, 예를 들면 B 777, B 787, A 380 등은 항공기 자체가 라이다 장비를 갖추고 있어서 조종사가 스스로 감지를 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낡은 구형 비행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사진은 인천공항에 설치되어 있는 미쓰비시 라이다의 신형 모델.

국감 후에 나온 아래 기사를 참조하십시오.

https://m.nocutnews.co.kr/news/5058489#_enliple

아래는 2018년 10월 기상청 국감 동영상입니다. 공항기상장비 라이다 구입을 둘러싼 난맥상을 추궁했습니다.

기상청이란 조직이 이렇게 엉터리이고, 기상청 간부들이 그 모양이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심한 것은, 국회에서 이 정도 이야기가 오고 갔으면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청와대이건 총리실이건 아무런 조치를 취한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도무지 문재인 정부는 어디에 관심이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거대한 진보 담론이나 추구하고 있는 건지,,, 이런 문제를 바로잡는 게 민생 정치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너무 한심한 정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기상청이 이렇게 하고도 버티어 온 데는 국회 책임이 큽니다. 국회의원이 이런 기술적 과학적 문제를 알지 못하니까 국회의원들을 갖고 논 겁니다. 공부를 제대로 하고 영어 문헌을 찾아서 읽고 탐구할 능력이 되는 의원이 있지 않는 한 엉터리 용역연구, 엉터리 장비 구매는 계속될 겁니다.

https://blog.naver.com/sdl1951/22137885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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