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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앙하천관리위원회에서 있었던 일
작성일 : 2020-08-22 21:35조회 : 2,432
8월 17일
중앙하천관리위원회에서 있었던 일
중앙하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낼 때 하천관리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이런저런 사업안이 안건으로 올라오곤 했다. 4대강 사업 전에 건교부와 중앙하천관리위원회가 정상이었을 시절에는, 내가 보기에는 작은 문제를 열심히 그리고 심각하게 토론하고 또 보류시키곤 했다. 그만큼 중앙하천관리위원들은 힘이 막강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사안이 하나 있다. 한강 하류, 그러니까 김포 쪽으로 강에 콘크리트 기둥(교각)을 세우고 그 위에 고가도로를 몇 키로미터 건설하는 계획이었는데, 수자원 전공한 저명하신 위원들은 그렇게 하면 홍수 때 한강수위가 3센티인지 5센티인지 올라간다고 열띤 토론을 한 적도 있었다. 나는 그 때 속으로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했으나 그건 내가 발언할 사안은 아니었다.
회의에서 서울시 등 도로건설 부서를 비난한 경우는 많았다. 홍수시 피해를 가중시키는 천변도로를 쉽게 건설한다는 등 이었다. 대부분 하천부지에 건설한 동부간선도로 때문에 홍수단면이 줄어들어서 비만 오면 침수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곤 했다. 건설교통부 내에서도 수자원은 도로 파트에 밀리고 있으니까, 그러면 안 된다는 수자원학자들의 충정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4대강 곳곳에 보를 세워서 강물 흐름을 막아 계단식 호수를 만든 4대강 사업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교각 열 몇 개 세워서 홍수시 수위가 3센티 올라가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보던 전문가들은 어디로 갔는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 아무개라는 국토부 실장이 중앙하천위원회에 나와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일방적으로 설명을 하고 나가 버린 날, 모든 것은 바뀌고 말았다. 나는 그날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의 당혹하고 허탈한 표정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계속해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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