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로스쿨은 성공했나 ?
2020-09-06 19:33 15 이상돈

9월 1일

로스쿨은 성공했나 ?


나는 개혁을 하든 무엇을 하든간에 기존 제도를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교육제도나 사법제도 같이 그 국가의 기초가 되는 제도를 바꾸는 개혁은 특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부 막판에 도입한 로스쿨 제도는 교육제도와 사법제도를 한꺼번에 바꾸는 효과가 있기에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 깊은 검토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었지만 우리는 그러하지 못했다. 공공의대 같은 황당한 이야기가 나오는 시점이라, 지나간 일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 로스쿨 도입에 대해 되돌아 보고자 한다.

로스쿨을 도입하자고 밀어 붙인 측은 노무현 정권 사람들이었다. 로스쿨만 도입하면 우리나라가 사법선진국이 되는 것 처럼 떠들어 댔다. 거기에 이른바 하위권 법과대학들도, 온갖 지방대학들도 자기들도 하겠다고 나섰다. 오히려 미온적인 대학은 서울대와 고려대였다. 그걸 두고 사법시험 합격자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서울대와 고려대가 집단이기주의라고 몰아 붙였다. 그 때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던 인맥을 추적하면 현 문재인 정권 인맥과 이어짐을 알게 된다. 당시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이 로스쿨 도입 논의에 앞장섰다.

그러면 로스쿨을 도입해서 무슨 변화가 생겼는가 ? 변호사가 늘어났지만, 사법시험을 존치했어도 변호사 숫자는 늘어나게 되어 있었다. 그 대신 변호사들의 수준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생겨났다. 사법시험이 있었을 때 사법연수원 교육은 엄청 강력한 것이었는데, 그게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면 서울대와 고려대의 법조계 패권은 없어졌는가 ? 그렇지 않음은 모두 들 알 것이다. 다만 법대가 뒤쳐져 있던 연세대가 올라서서 결국 SKY 로스쿨 세상이 되고 말았다. 사법연수원이 있을 때에는 사업연수원 성적이 판검사 임용, 로펌 채욤에 있어서 제일 중요했다. 그 성적이 권위가 있었기에 대학은 명문을 못나와도 연수원 성적이 우수하면 임용이 되고 좋은 로펌에 취직이 됐다. 그런데 로스쿨 체제에선 그런 기준이 없어졌다. 그러니까 SKY 출신을 뽑는 것이다.

지방의 로스쿨도 변호사 시험 합격자를 내곤 있지만 서울의 주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로스쿨에 입학하지 못해서 지방에 있는 로스쿨 다닌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자기가 졸업한 학부 대학을 내세우며 평생을 살게 될 것이다. 로스쿨은 변호사 시험 합격을 위해 잠시 스쳐간 것이니까.....

이게 노무현 정부 교육/사법 개혁의 최대 업적인 로스쿨의 초라한 결과다. 결과적으로 서울대 고대 연대만 한층 좋게 만들고 말았다. 그런데, 로스쿨 도입 논의가 있을 때 정작 미국 로스쿨에서 공부하고 학위를 딴 교수들은 로스쿨 도입에 대체로 반대했다.(그런 교수들은 몇명 되지 않는다.) 반면에 미국 로스쿨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영어 논문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법학교수들이 로스쿨을 도입하자고 열변을 토했다. 정부는 어디는 인가해 주고 어디는 안 해줄 수 없으니까 정원을 수십명 단위로 쪼개서 전국에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그런 로스쿨들이 사실상 존재 가치를 상실해 버린지 오래다.

우리는 무엇만 바꾸면 젖과 꿀이 흐르는 유토피아가 온다고 떠드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제목만 그럴듯한 책 한권 내서 대중을 현혹하는 라스푸틴 같은 인물들이 정권 주변을 맴돌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김영삼 정부의 책상머리들 
공교육이 도대체 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