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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메리 앤 글렌던 (1938- )
작성일 : 2020-10-06 21:49조회 : 1,662
메리 앤 글렌던 (1938- )
매사츄세츠에서 태어난 메리 앤 글렌던 Mary Ann Glendon 은 시카고 대학 학부와 로스쿨을 나왔다. 당시만 해도 로스쿨에는 여학생이 드물었고 여자 교수는 더욱 그랬다. 그런 연유로 당시 시카고 로스쿨 교수이던 소야 멘치코프는 메리 앤에게 좋은 멘토였다. 1963년에 졸업한 메리 앤은 시카고에서 변호사로 일하다가 1968년에 소야 멘치코프의 추천으로 보스턴 칼레지 로스쿨 교수로 자리를 잡았다.
보스턴 칼레지에서 메리 앤은 비교법, 법 이론, 법과 사회 등을 가르치면서 미국 사회에서의 법과 변호사의 역할 같은 사법제도의 근본적 문제에 관한 연구를 많이 했고, 일리노어 루즈벨트가 세계인권선언을 위해 했던 역할에 대한 책을 내는 등 학자로서의 명성을 쌓아갔다. 보스턴 칼레지는 가톨릭 예수회 교단이 운영하는 대학이고, 메리 앤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원래는 민주당원이었으나 민주당이 낙태 자유화를 찬성하자 탈당하고 당적을 갖고 있지 않다.
1987년에 비판법학파의 반대를 극복하고 하버드 로스쿨 교수가 된 매리 앤 글렌던은 비교법, 법 역사 등을 가르치면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미국 사회에서 변호사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워터게이트 사건이나 저축은행 사기사건 등에 변호사들이 대거 개입되는 세태, 그리고 변호사들이 끊임없이 소송을 통해 권리를 주장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한 생각은 1994년에 펴낸 <변호사들 아래 있는 나라> A Nation Under Lawyers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책에서 메리 앤은 비판법학에 대한 경멸을 숨기지 않았다. “법 경제학 law and economic과 달리 비판법학은 대학 밖에서 아무런 영향력이 없으며”, “로베르토 웅거와 던큰 케네디는 1960년대 말에 일어난 아방 가르드 형태의 법학의 존 레논과 믹 재거”라고 혹평했다. 비판법학이 기존 법학계를 타깃으로 삼아 비난을 한 것은 결국 빗나갔으며 아무런 쓸모가 없는 선동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많은 주목을 받은 이 책의 끝 부분에서 메리 앤은 자기를 도와준 두 명의 연구보조원에 대한 감사를 표했는데, 그 중의 한 명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웨스트 포인트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5년간 복무하고 전역한 후 하버드 로스쿨을 다녔다. 폼페이오는 하버드 시절의 자신의 멘토가 메리 앤 글렌던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1년에 부시 대통령은 메리 앤 글렌던을 ‘바이오 윤리에 관한 대통령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당시에는 줄기세포와 복제에 관한 논쟁이 한창일 때였고, 이 위원회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했다. 2008년 초, 부시 대통령은 글렌던 교수를 바티칸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했다. 낙태자유화론자인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자 글렌던은 대사직을 사퇴하고 하버드로 돌아갔다.
메리 앤은 하버드에서 2020년에 은퇴했다.
2019년 폼페이오 장관은 그녀를 ‘양도할 수 없는 권리에 관한 위원회’ Commission on Unalienable Rights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 외에도 글렌던 교수는 바티칸의 몇몇 자문위원회 일을 맡은 바 있으며, 10여 년 전 천주교 서울교구 초청으로 방한해서 생명윤리에 관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비록 낙태자유론자들과 동성애 운동가들에 의해 비난을 받고 있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큰 학자였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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