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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집단소송과 징벌적 배상을 모르는 국민의힘
작성일 : 2020-10-07 10:54조회 : 1,674
집단소송과 징벌적 배상을 모르는 국민의힘
요즘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정거래3법과 집단소송법 및 징벌적배상법에 대해선 아예 관심을 끈 것 같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집단소송과 징벌적 배상법, 그리고 독점금지법에서의 3배수 손해배상소송은 미국에만 있는 제도다. 그 제도가 그렇게 좋은 것이라면 유럽과 일본은 왜 도입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미국의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소송남용이다. 각종 보험료가 비싼 이유도 소송에 대비한 비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큰 병원은 소송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지만 작은 병원은 소송에 대비해서 들어야 하는 책임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문을 닫기도 한다.
담배 집단소송으로 인해 담배회사가 거덜이 났지만 큰 돈을 번 사람들은 물론 변호사들이다. 그런 사례는 수없이 많다. 비디오 대여업체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은 결국 변호사들만 돈잔치를 벌인 사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만일에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배상제를 우리 국회가 도입한다면 그야말로 변호사를 위한 큰 장이 서는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는 기술혁신을 가져오는 사람도 아니고 그 사회의 부를 원천적으로 증가시키는 사람도 아니다. 이들은 돈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기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making money by moving money') 물론 변호사들이 좋은 일도 많이 한다. 그러나 집단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들 중에는 좋은 변호사가 별로 없다.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는 집단소송이 그나마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사례이다. 그러면 집단소송이 없는 일본이나 유럽에서 그런 일이 생기면 구제를 받지 못하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우리 민사소송법에 있는 선정당사자 제도를 이용하면 거의 동일한 효과를 올릴 수 있다.
변호사는 의뢰인을 대리하는 사람인데, 집단소송에서는 변호사가 사실상 소송의 주역으로 행세한다. 이들은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끌다가 적당히 타협을 하면서 그런 과정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소송을 맡긴 원고집단은 이런 타협에 간여할 기회도 여지도 없다. 변호사가 당사자처럼 행동하는 것 자체가 법조윤리에 어긋난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집단소송 전문 변호사들이 자가용 비행기를 몰고 다니고 초호화주택과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등 호화판 생활을 하는 모습이 미국 TV에 몇 번 씩 특집으로 보도가 된 적도 있다. 미국에선 어느 변호사든 자기가 집단소송 전문 변호사라고 알리지 않는다. 그것은 자기가 도적놈이라고 광고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선거에서 대체로 민주당을 더 지지한다. 공화당은 소송 남용을 억제하는 것이 주요한 강령인데 비해, 민주당은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변호사들을 옹호한다. 선거 때 거대로펌들은 민주당에 보다 많이 헌금을 한다.
국민의힘은 지금 목소리 높이면서 거리로 나갈 것이 아니라, 이런 전문적인 법률 문제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 나는 국민의힘에 별로 기대하는 게 없는 사람이지만 돌아가는 사정이 하도 답답해 보여서 한마디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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