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도무지 '개판'이 뭔가..
2020-10-10 08:39 13 이상돈

도무지 '개판'이 뭔가..


미국 대선 후보 토론을 보고난 진중권 (전 교수)의 평가가 이랬다고 한다. "개판도 그런 개판은 처음본다"고.. 그러면서 문재인 사람들도 트럼프 짓을 한다고 비난했다. 많은 기자들이 베껴서 기사로 썼다. 트럼프 토론이 "개판"이란 것을 새삼 깨닫고 받아 쓴 모양이다. 대단한 기자들이다.

검색을 해 보니 진중권 어록에는 "개판"이 많이 나온다.
-추미애 장관의 입장문을 최강욱 의원이 미리 보았다고 해서 "국가기강이 개판 오분 전"
-현 정권의 사법농단에 대해 "이렇게 개판 쳐도 된다고?"
-"양정철, 한국 정치를 개판 만들었다."
-"박근혜, 나라 개판으로 만들어 놓고 저 혼자 살겠다고.."
-박근혜 정부에 대해 "경제는 어차피 개판, 외교는 엉망"

우리는 흔히 엉망이 되어 있는 상태를 '개판이 됐다'고 말하는데, 개 dog가 알아 들었다간 명예훼손이라고 항의할 것이다. 6.25 피난 가서 가마솥 밥뚜껑을 열기 5분 전이 '개판 5분전'이란 용어의 어원이라는 학설도 있는데, 어느 만큼 신빙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개가 싸움을 할 때면 상대방 꽁무니를 쫓는다고 해서 전투기들끼리 붙는 공중전을 dog fight라고 영어권에서 부르기는 한다. 하지만 개가 떼 지어서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경우가 과연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개판"이란 용어 자체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닌가? 문제는 항상 사람이지, 개가 아니지 않는가 ?

나는 우리 용어에 이상할 정도로 장애인 비하, 동물 비하가 많다고 느낀다. "*** 냉가슴" "꿀먹은 ***" "우이독경" "마이동풍" "여우 같은 *" 등등이 그러하다.

가람 이병기 선생은 "때로는 개가 사람 보다 낫다"는 휘호를 남겼다. 전라북도 고택에서 당신과 함께 지낸 충직한 개를 보시고 이해타산에 얽혀 평생을 사는 사람들을 그렇게 빗대어 표현하신 것이다.

무엇보다 "개판"은 일종의 비속어이고 구어이다. 따라서 언론에서 그대로 받아 쓸 만한 단어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말을 그대로 언론 지면에 받아쓰는 기자들은 어떻게 된 기자인지, 그게 궁금하다.

버니 샌더스 (19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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