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버니 샌더스 (1941 - )
2020-10-11 20:35 11 이상돈

버니 샌더스 (1941 - )


만일에 조 바이든이 아닌 버니 샌더스 Bernie Sanders(1941- )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다면 트럼프가 그렇게 열심히 다니다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릴 일이 없었을 것이다. 샌더스는 스스로 자신을 사회주의자 socialist라고 불렀고, 미국인들은 사회주의자를 대통령으로 뽑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샌더스라는 사람이 이렇게 거물이 된 데는 버몬트라는 주(州) 덕분이라고 생각해서, 이에 대해 세 차례 걸쳐 써보려 한다. 미국 정치가 의외로 어리숙하고 비합리적인 면이 있음이 샌더스를 통해 보여 주기 때문이다.

금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선거에서 초창기에 각축(角逐)을 벌렸던 두 사람은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렌이었다. 본선 당선이 가능해 보이는 중도성향 의원들은 침묵했는데, 이 두 사람과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것은 미국 민주당이 클린턴-오바마를 중심으로 재편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는 샌더스와 워렌이 두각을 나타냈으나 예비선거가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특히 수퍼 화요일 예선에서 바이든이 승기(勝機)를 잡아서 후보가 됐고 샌더스는 2등을 하다가 중도에 하차했다.

엘리자베스 워렌 Elizabeth Warren(1949- )은 오클라호마 출신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로스쿨을 나와서 교수를 하면서 파산법을 가르쳤는데,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등 보수성향이 강했다. 워렌은 2008년 경제위기 때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고 주장해서 주목을 샀고, 그 여세를 몰아서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서 현직인 스콧 브라운 Scott Brown(1959- )을 꺾고 당선되면서 진보투사로 변신을 했다. (스콧 브라운은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이 사망하자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한 2010년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뜻밖에 당선을 해서 당시 공화당 지도부를 깜짝 놀라게 했다. 케네디 형제가 수십 년 동안 상원의원을 한 곳에 공화당 깃발을 꽂았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워렌과 달리 버니 샌더스는 뼈 속까지 진보인, 그야말로 사회주의자이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서 자란 샌더스는 브루클린 대학을 다니다가 시카고대학으로 전학을 가서 1964년에 졸업했다. 대학 다닐 때부터 평화운동 등에 열심이었고, 대학 졸업 후에도 일정한 직업이 없이 월남전 반대시위 등 온갖 집회와 시위에 열성적으로 가담하면서 지냈다. 1968년에 그는 버몬트 주(州)의 전원풍경에 이끌려서 그곳에 정착했다. 목수 일 등을 하면서 지방신문에 기고를 했고, 리버티 유니온이란 지방 정당에 간여했으며 사회주의자인 유진 데브스에 관한 도큐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지역활동으로 인맥과 연고를 쌓은 샌더스는 1980년 벌링턴 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현직 민주당 시장을 10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이 되어서 주목을 샀다. 당시 공화당은 현직 민주당 시장이 괜찮다고 보고 별도로 후보를 내지 않았는데 의외로 무소속 후보인 샌더스가 당선된 것이다. 임기 2년인 시장을 세 번 연임한 후 1986년에 버몬트 주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1988년에는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1990년 하원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당선해서 워싱턴에 입성했고, 그 후 내리 8선을 했다.

무소속 의원이면서도 샌더스는 민주당과 원내 활동을 같이 해서 사실상 민주당원과 다를 게 없었다. 2006년 선거를 앞두고 버몬트에서 오랫동안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해온 짐 제포즈 Jim Jeffords가 은퇴함에 따라 샌더스는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해서 무난하게 당선됐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샌더스를 지지함을 밝히고 민주당 후보를 별도로 내지 않았다. 2012년에 무난히 재선을 했고 2016년 대선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이어서 2등을 했고, 2018년에 상원의원 3선을 했다.

이렇게 해서 버니 샌더스는 미국 진보정치의 아이콘이 됐다. 내가 여기서 관심을 갖는 것은 오직 버몬트 주이기에 샌더스 같은 사람이 이렇게 클 수가 있었다는 점이다. 뉴욕과 시카고 도시에 살던 그가 버몬트의 평화로운 전원풍경을 보고 눌러 앉은 게 오늘날의 샌더스를 만든 계기였다. 그러면 도대체 버몬트가 어떤 곳이고, 또 어떻게 해서 버몬트 주 출신 상원의원이 이렇게 큰 영향력을 갖게 되었는가 ? 이어서 쓰기로 한다.

버몬트 Vermont 
도무지 '개판'이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