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트럼프를 지지하는 재미 교민들
2020-11-15 22:04 17 이상돈

트럼프를 지지하는 재미 교민들


요즘 미국에 사는 친지와 전화나 카톡을 하다가 너무 황당해서 거리를 두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나 자신도 겪은 일이다. 미국에 사는 나이 든 친지가 이번 미국 대선이 부정이라면서 곧 뒤집힌다고 열변을 토하면 태극기 시위에 열성인 사람이 아니라면 할 말을 잃어 버리게 된다. 이런 교민들은 CNN은 우리나라 MBC나 JTBC 같이 믿을 수 없다면서, 유튜브나 SNS에 떠다니는 소문이 진실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인종은 어렵고 복잡한 문제이다. 민주당의 문제는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에 너무 묶여 있는 것이고, 공화당은 소수인종의 지지를 급속하게 잃어 버린 게 문제다.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등 소수인종이 많이 사는 대도시가 바이든이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텍사스에서도 히스패닉과 흑인 인구가 많은 하원 지역구에선 예외없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남부라고 해도 노스 캐롤라이나 리서치 트라이앵글(듀크 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2곳이 있는 지역)처럼 대학과 연구단지가 있는 지역은 민주당이 승리했다.

나이든 한국 교포들이 트럼프와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는 교회의 영향이다.우리나라 대형교회는 미국 남부 복음주의 교회와 매우 흡사하고, 한국 교민 교회도 그런 영향을 받고 있다. 둘째는 자영업을 하는 교민들은 강력한 경찰력을 원하기 때문에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는 1992년 LA 폭동의 영향일 것이다. 우리 교민들은 흑인 민주당 시장 톰 브래들리를 지지했으나 정작 흑인 폭동이 발생하자 LA 경찰은 코리아타운을 흑인 폭도들에게 내 주고 그 북쪽에 방어선을 쳐서 비벌리 힐스 등 백인거주 지역을 방어했다. 그 때 우리  교민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또한 상당한 재산을 모은 교민들은 버니 샌더스 같은 사회주의자가 설치는 민주당을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에 사는 쿠바계는 다른 히스패닉과 달리 공화당을 지지하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카스트로 집권 후 플로리다 남부로 건너온 쿠바 사람들은 반공의식이 강하며,  이런 생각은 대물림을 하게 된다. 1960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 존 F. 케네디는 쿠바를 해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피그스 만 침공은 약속했던 미 공군의 지원이 오지 않아서 실패로 끝났고 많은 쿠바 반공 전사들이 카스트로 군대에 잡혀서 죽을 고생을 했다. 마이애미 등 남부 플로리다에 정착한 쿠바계는 그 후 공화당을 지지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쿠바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오랫동안 수감되어서 죽을 고비를 넘기다가  1982년에 풀려나서 미국으로 건너온 아르만도 발라다레스를 유엔인권대사로 임명했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살인 만행을 폭로한 책을 써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그는 쿠바계에게는 하나의 전설이다.

2000년 대선을 앞두고 곤잘레스 소년 사건이란 게 발생했는데, 이 역시 쿠바계가 민주당을 더욱 거부하는 계기가 됐다. 부모가 이혼한 상태인 곤잘레스는 어머니 등과 함께 보트를 타고 마이애미로 향하던 중 보트가 전복해서 일행은 사망하고 간신히 미국 어선에 구조됐다. 마이애미의 먼 친척집에 머물던 중 쿠바에 남아 있는 친부가 송환을 요구하자 클린턴 정부는  연방경찰을 동원해서 소년을 강제로 쿠바로 보내버렸다. 카스트로는 그 소년을 선전도구로 활용했고, 마이애미의 쿠바계 주민들은 분노했다. 2000년 대선 때 이들은 조지 W. 부시를 지지했다. 2000년 대선은 플로리다의 몇 백 표가 좌우했으니 쿠바계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쿠바계는 샌더스 같은 사람을 절대로 좋아하지 않는다.

텍사스 제7지역구의 ‘유쾌한 반란’ 
민주당과 흑인, 공화당과 기독교 우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