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나라와 사회를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칼럼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
작성일 : 2020-12-27 15:57조회 : 33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

12월 16일자 중앙일보에 박명림 교수가 윤석열 총장에 대해서 국회에 의한 탄핵소추 또는 대통령에 의한 정무직 공무원 해임권으로 해결을 해야지, 징계절차에 의해선 안 된다는 칼럼을 썼다. 중앙일보는 그 제목을 ‘징계는 무효다’라고 달았지만, 이는 정확한 타이틀이 아니다. 박명림 교수는 ‘징계는 무효’라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정무직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을 행사해서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나는 박 교수의 논지에 대체로 찬성한다.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를 한다면서 법조문을 이리저리 뜯어보고 궁리해서 온갖 자질구레한 절차적 마술을 부려서 야심(夜深)한 시간에 검찰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 징계를 내렸다고 하니 우스운 일이다.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가는 정권은 한마디로 자격이 없는 것이다. 나는 몇 주 전에 추미애 윤석열 두 사람을 동시에 해임하는 게 답이라고 방송 인터뷰에서 이야기 한 바 있다.
 
박명림 교수의 논지는 대부분 맞다. 검찰총장은 장관급 고위정무직이다. 따라서 임명권자가 자신의 마음에 안 들면 해임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검찰총장에게 위헌 위법 등 문제가 있다고 보면 국회가 탄핵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박 교수의 논리가 맞다. 하지만 검찰총장을 여당 의원들이 나서서 탄핵하려 한다면 그것은 정부 여당이 오죽 못났기에 검찰총장 한사람을 해임하지 못해 탄핵을 하는가 하는 비웃음을 살 것이다. 탄핵 사유가 되는지, 어떤지는 나중에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것인데, 그런 사건을 담당할 헌재도 “오죽 정부 여당이 지지리도 못 났기에 도무지 이런 사건을 우리한테 맡기나” 하고 기가 막혀 할 것이다. 

그러나 박명림 교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과했다. 검찰총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해 놓은 검찰청법 조문이다. 검찰총장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임기를 정해 놓았는데, 이것을 정면으로 위반해서 해임하면 야당은 대통령이 법을 위반했다면서 탄핵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물론 국회 의석이 100석 밖에 안 되는 야당이 대통령을 탄핵하자고 주장해 봤자 그것은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하다.
 
군인사법은 3군 참모총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해 놓았지만 대통령이 임기 중에도 해임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다. 반면에 검찰총장 임기 조항에는 그 같은 단서조항이 없다. 그러면 군인사법에 있는 단서 조항은, 대통령이 참모총장을 임기 중에도 해임할 수 있는 인사권을 갖고 있지만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넣은 주의(注意)적 조항인지, 아니면 단서 조항으로 인해 대통령이 참모총장을 임기 중에 해임할 수 있게 되는 효력(效力)적 조항인지를 살펴야 한다.

나는 참모총장 해임에 관한 단서 조항은 주의적 조항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면,  대통령은 2년 임기 중이더라도 검찰총장을 해임할 수 있다는 해석에 이르게 된다. 감사위원, 공정거래위원회 위원 같은 독립적 위원회의 위원이 아닌, 장차관 같은 독임제 정무직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어떤 이유이든 또는 이유가 없이도 해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미 설명한 바 있듯이, 미국의 연방검사장 임기는 4년이지만 임기 중 대통령은 해임할 수 있다.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이지만, 역시 임기 중 대통령은 해임할 수 있다. (FBI 국장의 임기를 10년으로 한 것은 에드가 후버가 하도 오래 해서, 그 후에 최대로 10년까지만 하도록 의회가 상한선을 정해 놓은 것이니까, 경우는 조금 다르다.)

만일에 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을 해임한다면 검찰총장의 임기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헌법재판소가 심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임기 조항이 의미하는 바를 두고 헌법적 논쟁이 있을 수도 있지만, 과연 헌재까지 이 논쟁이 갈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검찰청법에 검찰총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해 놓은 조항은 지금 민주당이 야당일 때 검찰의 독립성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주장해서 관철시킨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민주당은 이 법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말하기도 창피한 상황이다. 법은 일단 효력을 발휘하면 입법자의 손을 떠나서 독자적 생명을 갖는다는 명구(名句)를 생각게 한다.
 
박명림 교수 말대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해임했어야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자기 책임 하에 상황을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명분도 없어 보인다. 그래서 자질구레한 징계니 뭐니 하는 절차에 맡겨 버린 것이다. 대통령이 자기 생각은 없고, 검찰총장의 운명을 기껏해야 징계위원회에 맡겨 놓고 절차를 지켜 달라고 부탁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박명림 교수가 언급하지 않은 부분은 추미애 장관에 대해서다. 검찰총장 해임에 관한 법적 권한을 떠나서 윤 총장을 해임하기 위해선 상황을 이렇게 끌고 간 추미애 장관도 동시에 경질해야 검찰총장 해임에 관한 정치적 정당성을 갖게 될 것인데, 문 대통령은 그렇게 할 의사도 용기도 없어 보인다. 결국 대통령이 책임을 회피하고 숨어 있기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것이다. 그래서 검찰총장을 정직 2개월에 처하는 코미디가 벌어진 것이다. 윤 총장은 정직 2개월이 부당하다고 사법적으로 다투겠다면서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받아 드렸다. 무능한 정부가 걸핏하면 법으로 무얼 어떻게 한다고 하더니 이제는 자기들이 끝없는 법적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형상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