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나라와 사회를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칼럼

레이건과 부시
작성일 : 2021-01-11 08:47조회 : 26


레이건과 부시

1989년 1월 20일, 취임식을 끝낸 조지 H.W. 부시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Oval Office)을 들어가자 어머니 도로시 여사가 따라 들어왔다. (취임식 날 최고의 스타는 부시의 어머니 도로시 여사였다.) 어제까지 레이건이 사용했던 집무실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부시는 닉슨 대통령과 포드 대통령을 만나러 대통령 집무실을 여러 번 온 적이 있었고, 부통령을 8년 동안 하면서 레이건을 만나러 수시로 드나들었지만 이제 자기의 공간이 된다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대통령 데스크 앉았더니 레이건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친필 메모가 있었다. 당시 인기를 얻기 시작했던 유머 작가이자 만화가인 샌드라 보인턴(Sandra Boynton)이 만든, 만화가 그려진 문구 용지에 쓴 메모였다. 샌드라 보인턴이 그린 만화는 누워 자빠져있는 코끼리를 칠면조 무리가 올라타고 있는 것인데, ‘칠면조가 당신을 누르지 못하게 하라’(‘Don't let the turkeys get you down.')이란 문구가 있었다.

‘칠면조가 - - ’하는 문구는 ‘칠면조에 둘러 싸여 있으면 독수리처럼 날 수가 없다’는 영미 속담을 변형한 것인데, “주변에서 이런 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 눌려 있으면 정작 해야 할 일을 못 한다”는 의미였다. 이런 코믹한 만화가 그려있는 문구용지에 레이건은 친필로 이렇게 썼다.   

“ 조지에게, 이 각별한 문구를 사용하고 싶어질 때가 있을 텐데, 그러면 이것을 써요.
조지, 나는 우리가 같이 한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당신이 잘 되기를 빌겠어요.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어요. 당신과 바버라에게 신(神)의 축북이 있기를. 나는 우리의 목요일 점심이 아쉬워 질 거에요, 론 ”

“Dear George
You'll have moments when you want to use this particular stationery. Well go to it.
George I treasure the memorys we share wish you all the best. You'll be in my prayers. God bless you & Barbara. I'll miss our Thursday lunches. Ron "

부시는 레이건이 남긴 이 메모를 평생토록 간직했다. 레이건이 “칠면조가 - -‘라고 쓰인 코믹한 만화가 그려진 문구 용지에 이렇게 정(情)이 넘치는 메모를 남긴 이유는, 대통령을 하다보면 주변에 온갖 사람들이 모여 드니까 그런데 묶이지 말고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하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레이건은 백악관에 있으면서 70년대 영화를 다시 볼 정도로 대통령직을 여유롭게 했던 사람이지만 어떻게 그런 문구 용지를 알아내서 부시에게 그런 메모를 남길 수 있었는지, 참으로 궁금할 뿐이다.

메모 마지막에 레이건은 부시와 함께했던 목요일 점심을 더 이상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레이건은 임기 8년 동안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목요일 점심을 백악관에서 부시와 둘이서 같이 했다. (사진) 무려 8년 동안 대통령과 부통령이 매주 목요일에 단 둘이 점심을 같이 하면서 이야기를 했다는 점에서, 전에 없었던 일이며 그 후로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기 어려운 일이다. 레이건이 알츠하이머로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서거하자 부시는 8년 동안 레이건과 같이 했던 목요일 점심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