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트 깅리치 (1943~ )

작성일 : 2021-01-26 10:59조회 : 1,547

뉴트 깅리치 (1943~ )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 : 1943~ )는 1995년부터 1999년 초까지 4년간 하원의장을 지냈던 공화당 정치인이다. 그는 클린턴을 탄핵으로 몰고 가는 등 강경한 대립정치를 주도했으나 극적으로 추락해서 의장직은 물론이고 의원직도 사퇴했다.

뉴트 깅리치는 펜실베이니아 출신으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 어머니에서 태어나서 그 후 다시 결혼한 양부와 함께 성장했다. 조지아에서 고교를 다녔는데, 연상의 고교 여선생과 빨리 결혼했다. 에머리 대학을 나오고 튤레인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를 했다. 당시는 베트남 전쟁을 할 때였는데, 대학원을 다니고 결혼해서 아이가 있으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조항을 이용해서 깅리치는 군대를 가지 않았다.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딕 체니 전 부통령도 똑 같은 케이스로 군대를 가지 않았다. 동년배들이 베트남의 정글에서 싸우고 피를 흘릴 때 빌 클린턴, 딕 체니, 그리고 뉴트 깅리치는 모두 병역을 회피했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웨스트 조지아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했으나 마음은 정치에 가 있어서 1974년, 1976년 하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실패했고, 1978년에 현직의원이 은퇴하자 출마해서 당선됐다. 당시 하원은 오랫동안 민주당의 지배에 있어서 지저분한 소문이 많았는데, 깅리치는 공화당 소장파 의원들과 함께 정풍(整風)운동을 일으켜서 민주당 의원이 여럿이 미성년자 동성애 등 이유로 사퇴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1989년 초, 깅리치는 하원 공화당 원내부대표로 선출되어서 공화당 전략을 공세적으로 이끌어 갔다. 1994년 선거를 앞두고 깅리치는 민주당 정부에 대항하는 공화당 정책을 천명한 ‘미국과의 계약’(Contract with America)을 공표해서 주목을 샀다.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 첫 2년 동안 미숙한 일을 많이 만들어서 인기가 떨어지자 19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 다수의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은 8석을 증가시켜 52석, 민주당은 8석을 상실해서 48석이 됐다.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은 54석 증가시켜서 230석이 됐고, 민주당은 54석을 잃어버려서 204석이 됐다. 하원이 공화당의 지배에 들어간 것은 아이젠하원 시절 이후 처음이었다.

1994년 중간선거는 11월 8일에 있었는데, 11월 5일, 로널드 레이건은 자신이 알츠하이머에 걸렸음을 알리는 미국민에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공개했다. 레이건은 자신이 대통령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미국민에 감사를 표하고, 자신은 인생의 황혼으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하지만 미국의 앞날에는 항상 밝은 아침이 있을 것이며, 신의 축복이 항상 있을 것이라고 했다. (“I now begin this journey that will lead me into the sunset of my life. I know that for America there will always be a bright dawn ahead. May God always bless you.”) 투표일 사흘 전에 나온 레이건의 감동적인 공개편지가 공화당의 승리에 큰 도움을 주었다.

1994년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하원의장이던 토머스 폴리가 낙선을 하고 공화당 원내대표이던 밥 미첼이 은퇴를 해서 깅리치는 원내 부대표에서 하원의장이 됐다. 현직 하원의장이 낙선을 한 것도 100년 만에 처음이고 원내 부대표가 의장이 된 것도 이례적이었다. 하원의장이 된 깅리치는 매사에 클린턴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1995년과 1996년 두 차례에 걸쳐 예산안 협상을 중단시켜서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기도 했다. 1997년에는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힘을 바탕으로 클린턴 대통령과 협상을 벌여서 숙원 사업이던 복지개혁법안과 감세법안을 통과시키는데 성공했다.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 등 여러 문제를 다루는 특별검사의 조사가 마무리되자 깅그리치는 클린턴에 대한 탄핵을 밀고 나갔다. 1998년 12월 19일, 깅리치가 사회를 본 하원은 클린턴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과반수를 훌쩍 넘는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상원은 두 달 후 클린턴에 대한 탄핵안을 부결시켰다. 깅리치는 클린턴을 탄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그렇게 함으로써 클린턴과 민주당을 망가트릴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클린턴을 탄핵하기 전에 있었던 199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에서 5석을 상실했다. 깅리치는 클린턴을 탄핵으로 몰아가면 199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의석을 늘려서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정반대로 역풍이 불었다. 깅리치는 1998년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자기가 대선에 출마할 명분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클린턴 정부에 대한 깅리치의 지나친 공세로 인한 역풍으로 2000년 대선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반란을 도모해서 1999년 1월 깅리치를 하원의장에서 몰아내 버렸다. 미국 하원의장이 의원들의 반란으로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의장직에서 쫓겨난 깅리치는 의원직마저 사퇴해 버렸다.

그 후 깅리치는 컨설팅과 폭스뉴스 평론, 책 출판과 강연 등으로 영향력을 유지해 왔는데, 그는 항상 민주당을 적대시하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는 2012년에 대선 출마 선언을 했으나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조지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만 승리하고 포기했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해서 한때 부통령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의회에 그 전까지 있어 왔던 전통적인 양당 협의 관행을 파괴해서 미국 정치를 오늘날 같이 만든 장본인이 깅리치라는 평가도 있다.

깅리치는 사생활이 매우 복잡했다. 연상의 여인과 빨리 결혼한 깅리치는 하원의원이 된 후부터 젊은 여인들과 관계가 난잡했고, 첫 부인이 암에 걸려 있을 때 이혼을 하고 곧 두 번째 부인과 결혼을 했다. 1993년부터 깅리치는 스무 살이나 젊은 여비서 콜리스타와 깊은 관계였고 그 소문은 파다했다. 클린턴이 젊은 여자 인턴과 오럴섹스를 하고 거짓말을 해서 탄핵을 당할 때에 정작 클린턴을 탄핵으로 몰고 간 깅리치는 소문난 불륜이었다. 깅리치는 콜리스타와 2000년에 결혼을 했는데, 트럼프는 콜리스타를 바티칸 주재 대사로 임명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덕분에 깅리치는 로마에 있는 미국 대사관저를 별장처럼 사용했다. 사진은 1997년 하원의장 시절과 2016년 대선 때 깅리치.

이전글결선투표

다음글존 앤더슨 (1922~2017)

리스트로

이상돈닷컴

이상돈

LEESANGDON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