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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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표에 관한 단상
작성일 : 2021-02-12 20:26조회 : 25


사표에 관한 단상

조국 교수에 대해선 왜 서울대가 징계 파면을 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임성근 판사에 대해선 김명수 대법원장이 왜 사표를 받지 않느냐는 주장이 일고 있다. 한쪽은 사표를 내지 않는다고 아우성이고, 또 한쪽에선 사표를 왜 수리하지 않느냐고 아우성이다.

우리나라 공무원 관련법은 징계사유가 생기면 사직을 하지 못하게 하는데 나는 이런 조항은 위헌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의사로 그만 두겠다는 사람을 재판이 끝날 때까지 또는 징계가 끝날 때까지 억지로 잡아둔다는 것은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사직한 후에 재직 중 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으면 연금 등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 상황에 처한 공직자가 제대로 일을 할 것도 아닌데 본인이 그만 두겠다고 하면 당연히 그만두게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경우에 스스로 사표를 내는 일반 공무원이나 교육공무원은 거의 없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 버티는 게 요즘 우리의 세태(世態)다. “유죄가 확정되기까지 무죄”라는 형사법 원칙이 확실하게 지켜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표를 내겠다고 하는 경우가 생기는 직장은 법원과 검찰이다. 과거에는 법관과 검사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사안이 중대하지 않는 한 사표를 내고 나가는 것으로 사안을 마무리 했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서 법조 비리 문제가 부각되자 법률을 개정해서 징계절차가 종결되기까지 사직처리를 하지 못하게 했다.

사직하겠다는 사람을 억지로 잡아 두고 징계를 하겠다는 발상은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사직을 하고 검찰이나 법원을 나가도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면 그 재판의 결과를 따르면 되는데 말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판사와 검사가 재판을 하거나 수사를 할 수는 없으니까 한직(閑職)에 보내서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게 하는데,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관행이다. 
 
판사와 검사가 사표를 내겠다고 하는 것은 그들은 법원과 검찰을 나와도 변호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호사법이 개정이 되어서 일정한 경우에 변호사협회는 변호사 개업신고를 받아 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가겠다는 사람을 구태여 붙잡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대학에선 법원과 검찰과는 다른 양상이 벌어진다. 벌써 20년 전 중앙대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학과에서 남자 교수가 남자 조교를 강제추행한 일이 발생해서 법원에서 1심 집행유예 유죄판결이 나왔다. 그럼에도 대학은 2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비로소 해임인지 파면인지를 해서 끝을 냈다. 불구속 재판이지만 그 교수가 하던 강의는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해서 몇년 동안 강사를 고용해서 수업을 진행했지만 그 교수에게는 급여가 지급됐다. 

사표를 내고 나가겠다는 법관이나 검사를 탄핵을 한다고, 또 징계를 해야 한다고 억지로 붙잡는 경우는 우리나라에나 있는 일이다. 교수가 형사소추가 되어도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 강의도 하지 않고 몇 년 동안 급여를 타는 나라도 우리나라 밖에 없을 듯하다. 사회가 자율기능을 완전히 상실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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