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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암살과 마피아

작성일 : 2021-03-05 09:43조회 : 2,201

케네디 암살과 마피아

올리버 스톤이 감독 제작한 영화 <JFK>으로 유명해진 짐 개리슨 뉴올리언스 지검장은 마피아가 케네디 대통령 암살을 모의했다고 생각하고 수사해서 뉴올리언스의 한 사업가를 기소했으나 증거 부족으로 기각되고 말았다. 하지만 뉴올리언스 마피아 보스로 수십 년간 군림한 칼로스 마르셀로(Carlos Marcello :1910~1993)가 케네디 암살을 주도했다는 주장이 케네디 암살에 관한 비공식 '이론'으로서는 가장 유력하다.

그러면 왜 뉴올리언스 마피아가 케네디 암살의 배후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 것이다. 케네디는 텍사스 댈러스에서 피살됐는데, 댈러스는 마르셀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케네디를 저격한 리 하비 오스월드는 1939년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나서 어릴 때 달라스로 이사를 가서 살았고 또 뉴욕으로 이사를 갔다가 15살 되던 해에 다시 뉴올리언스로 돌아와서 2년간 살다가 다시 댈러스로 이사를 갔다. 그 후 해병대에 입대한 후 제대하고 소련으로 여행 도중 망명했다가 몇년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서 댈러스에 정착했으나 뉴올리언스를 자주 방문하는 등 뉴올리언스와 관련이 깊었다.

케네디를 살해한 오스월드를 댈러스 경찰서에서 저격해서 살해한 잭 루비는 댈러스에서 누드 술집을 운영했는데, 그런 술집은 대개 마피아가 소유하거나 관리하기 때문에 잭 루비가 마피아와 연루되어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실제로 잭 루비는 마르셀로와 아는 사이였고, 누드 술집에서는 평소에 경찰관들이 들락거려서 그는 오스월드가 구금되어 있던 댈러스 경찰서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누구에로 향해 폭발할 수 있었던 성격의 소유자인 오스월드를 부추겨서 케네디를 저격하게 하고 잭 루비를 시켜 오스월드를 살해하도록 했다는 이야기이다.

마피아는 케네디 대통령을 죽일 동기가 있었다. 그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법무장관이 조직범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해서 마피아는 위협을 느꼈다. 케네디 장관은 법무부에 마피아 보스마다 대응 책임자를 지정해서 추적하도록 했다. 미국 시민이 아닌 마르셀로에 대해선 로버트 케네디는 그를 해외로 추방하려고 했다. 튜니지아에서 태어난 마르셀로는 과테말라 정부를 구어 삶아서 가짜 출생증명서를 갖고 있었는데, 케네디 법무부는 그를 과테말라로 추방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상원의원을 할 때 마피아가 운영하는 쿠바 아바나의 카지노 호텔에 자주 놀러왔다. 당연히 마피아는 케네디를 극진하게 대접했다. 1958년에 쿠바가 공산화되자 카지노 호텔로 떼돈을 벌던 마피아는 눈물을 머금고 그 호화로운 카지노 호텔들을 카스트로에게 남겨두고 마이애미로 넘어 왔다. (미국과 쿠바 간에 관계가 정상화되면 마피아 후손들이 쿠바 정부 소유가 되어 있는 카지노 호텔에 대해 소유권 회복 소송을 낼 것이다.)

1960년 대선에서 케네디는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쿠바를 해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쿠바를 카스트로로부터 해방시키면 가장 기뻐할 집단은 물론 마피아다. 1960년 대선에선 시카고에서 부정투표가 많았는데, 시카고 마피아가 부정투표를 조직적으로 주도해서 케네디가 시카고에서 닉슨을 눌렀다. 그 해 대선에서 닉슨이 일리노이에서 승리했다면 닉슨이 당선됐을 것이다. 1960년 대선에서 시카고에서 있었던 부정투표는 미국 선거사상 큰 오점으로 남아 있다.

이처럼 마피아는 1960년 대선에서 케네디를 지원했는데, 피그스 만 침공이 실패하자 케네디는 쿠바 해방을 포기했다. 더구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법무장관은 오히려 조직범죄에 대해 강경하게 나왔기 때문에 마피아가 볼 때에 케네디는 죽어 마땅한 배신자였다. 그래서 플로리다 마피아 보스인 산토 트라피칸테 등과 함께 마르셀로가 케네디 암살을 주도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미 하원 조직범죄 조사위원회에서 오랫동안 케네디 암살을 조사한 로버트 블래키 교수는 마르셀로가 케네디 암살을 주도했다고 본다. 마르셀로는 워낙 조심성이 많아서 FBI의 법망을 교묘하게 피하고 1993년에 82세 나이로 사망해서 뉴올리언스의 우아한 공원묘지에 묻혔다. 뉴욕 마피아는 여러 패밀리가 서로 죽이고 죽고 했지만 마르셀로는 조용하게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 남부 지역을 장악했던 보스 중의 보스였다고 한다.

사진은 마르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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