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토피도 팩토리 아트 센터

작성일 : 2021-06-01 19:51조회 : 1,505

토피도 팩토리 아트 센터

알렉산드리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올드 타운은 대충 지나가면서 보고 포토맥 강변(water front)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다. 알렉산드리아 워터 프론트의 중심은 ‘어뢰 공장 예술센터’ 즉 Torpedo Factory Art Center이다. 처음 듣는 사람은 무시무시한 어뢰 공장이 어떻게 예술과 연결되는지 의아해 할 것이다.

오래 된 항구에는 창고와 공장이 있기 마련이고 알렉산드리아의 워터 프론트도 그랬다. 그 한복판에는 1차 대전이 끝날 무렵 미 해군이 세운 어뢰 공장(torpedo factory)이 있었다. 거기서 만든 어뢰는 미군 잠수함이 2차 대전 때 요긴하게 사용했다. 포토맥 강변에는 큰 해군기지가 있기에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2차 대전 후 해군은 어뢰공장을 닫고 빈 건물을 창고로 사용해 왔다. 그 주변에는 다른 창고와 공장도 있었으나 항구로서의 기능이 쇠퇴함에 따라 같이 쇠락해 버렸다. 1963년, 알렉산드리아 시는 해군이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이 건물을 구매했고 해군은 몇 년 내에 창고를 비워주기로 했다.

1973년, 그 지역 예술가 단체가 어뢰 공장 건물을 예술가들이 모여서 작업도 하고 전시도 하는 곳으로 사용하자고 시 당국에 건의를 했다. 이렇게 해서 리모델링을 거쳐서 1983년에 ‘어뢰 공장 예술센터’가 문을 열었다. 해군은 그곳에서 만든 어뢰를 전시용으로 기증했다. 이렇게 문을 연 토피도 팩토리 아트 센터는 예술가 160여명이 상주하면서 작업도 하고 고객과 만나는 유명한 곳으로 알려지게 됐다. 작업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격이 있어야 하고, 또한 상당한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야 하는 조건이 있다. 방문객은 전시된 작품도 구경하고 작가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작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아트 센터는 점차 유명해져서 알렉산드리아를 넘어서는 명성을 얻게 됐다.

용도가 없어서 허물어 버려야 할 건물을 이용해서 ‘예술가의 천국’으로 탈바꿈시킨 이 발상이야말로 도시 재생을 한다는 우리가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된다. 아트센터 바로 앞에선 조지타운으로 가는 보트가 수시로 출발하고 선착장 앞에는 시 푸드로 유명한 챠트 하우스(Chart House) 레스토랑이 있다. 워싱턴을 방문하는 사람이면 꼭 한번 들러 볼 만한 곳이다. (나는 부산 영도 부두 재생 프로젝트를 가 본적이 있는데, 솔직히 너무 실망이었다. 벽에 페인트 칠하는 것이 어떻게 재생인지 이해가 안
된다.)

사진 : 토피도 팩토리 아트 센터 .

이전글알렉산드리아 워터프런트

다음글로버트 리 소년 시절 집

리스트로

이상돈닷컴

이상돈

LEESANGDON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