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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선을 앞두고 개헌 ?
작성일 : 2022-01-23 15:22조회 : 466


대선을 앞두고 개헌 ?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개헌 이야기가 또 나오고 있으니 한심하다. 이재명 후보가 4년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면서 합의가 되면 임기를 1년 줄이겠다고 하자,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 임기가 문제가 아니라고 했고, 안철수 후보는 개헌을 하려면 분권형 대통령제로 해야 한다고 했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가 각기 유불리(有不利)를 따져서 정부 제도를 바꾸기 위한 개헌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

20대 국회에서 87년 개헌 후 처음으로 개헌특위가 구성되어서 개헌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나는 국민의당 추천 개헌특위 위원이었고, 전체 위원회와 분과위원회에 가장 열심히 회의에 참석한 위원 중 한명이었다.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개헌에 가장 열심이었고, 국민의당 의원들도 그러했는데, 두 정당 추천 개헌특위 위원들은 대체로 의원내각제에 직선대통령을 가미한 분권형 대통령제를 지지했다. 민주당 소속 개헌특위 위원 중에서는 이상민, 이언주 의원 등 몇 사람이 같은 입장이었다.

하지만 탄핵 절차가 개시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국민의당은 당시 김동철 원내대표 중심으로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라고 할 수 있는 개헌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실상 국민의당 대선 후보이던 안철수가 개헌에 대해 반대해서 의원들이 만들어 놓은 개헌안을 휴지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자 민주당에서도 개헌특위 위원 사보임이 이루어져서 친문 직계 의원들이 개헌특위 위원이 됐다. 그러더니 이들은 대통령제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식의 발언을 쏟아 냈다. 그렇게 해서 개헌 특위 활동도 유야무야(有耶無耶) 되고 말았다. 자기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생각한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때문에 개헌논의가 동력을 상실해 버린 것이다. 

문재인 정권도 결국은 별다른 것이 없었다. 특히 2020년 4월 총선에서의 승리에 도취돼서 부동산 관계법과 세법을 멋대로 통과시키더니 2021년 초부터 민심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2021년 2월,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민통합위원회를 발족시켰고 나도 정치분과 위원으로 임명되어서 가을까지 회의에 참석했다. 임채정, 김형오 두 전직 국회의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정치분과는 국민통합을 위해선 정부 구조와 정부 과정을 손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부 구조와 정치과정을 바꾸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수적이었다.

박병석 의장도 20대 국회에서 개헌특위 위원을 지냈는데, 현행 대통령제로서는 정치 풍토 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서 나와는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 하지만 통합위원회 첫 전체 회의에서 김형오 위원장은 국민통합위원회가 대선을 1년 정도 앞두고서 개헌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아 버렸다. 4월로 예정된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선 야당의 승리가 유력해 보였고, 정권 교체 여망이 분명해져서 야당이 현행 대통령제로 승리할 것이니 개헌을 구태여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 사정이 그러하니 국민통합위 정치분과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20대 국회 개헌특위는 유력한 대선 주자인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 때문에 무산됐고, 2021년 국민통합위원회는 정권 탈환이 유력해진 국민의힘 때문에 논의 자체가 무산돼 버린 것이다. 이처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다고 생각하는 쪽은 항상 개헌 논의 자체를 거부해 버렸다. 그렇게 하고 대통령이 되어서 잘 했다면 할 말이나 없지만 그 결과가 어떤지는 너무 익숙하게 보고 있다.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세 후보 중 윤석열이 개헌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도 과거에 보아 왔던 그대로 이다.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마련한 개헌안이 분권형 대통령제였고 안철수가 그것을 거부했는데, 지금 와서 안철수가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코미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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