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안철수 단일화 거부

작성일 : 2022-02-21 09:40조회 : 1,239

안철수 단일화 거부

대선 운동 기간 중에는 당사자가 아니면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 (더구나 나는 이 후보와 특수한 관계이다.) 하지만 어제 안철수 기자 회견에 대해선 한 마디 하고자 한다. 안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하고 완주를 선언한 데 대해 그것은 국민의힘 때문이며 특히 이준석 대표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나는 거기에 동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대표는 안 후보가 어제처럼 나올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간 안 후보를 폄하하는 발언을 해 왔던 것이다. 이 대표는 2018년 노원 병 보궐선거 공천과정을 두고 안 후보와 구원(舊怨)이 있는데, 공천과 관련해서 악연(惡緣)이 생기면 그것은 웬만해서 잊혀 지지 않는 게 정치권 생리라서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안 후보가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화를 하기 전에 합당을 하고 국민의힘 경선을 치렀으면 안 후보가 서울시장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이 역시 안 후보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이다. 당시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이준석 못지않게 안 후보와 악연이 있어서 그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김종인, 이준석 두 사람은 안철수가 서울시장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마찬가지로 안철수도 국민의힘 후보가 돼서 김종인, 이준석과 함께 시장 선거를 치를 생각이 없었다. 초기 여론조사를 믿은 안철수는 자기가 단일 후보가 되어서 김종인, 이준석 두 사람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자체를 압도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 오판이었다.

안 후보는 불과 몇 년 동안에 창당, 합당, 탈당, 창당, 분당, 합당, 또 탈당 그리고 창당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멀어졌는데, 나는 안 후보가 남과 같이 하는 것이 서툴고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아무리 정치적 이상이 아름다워도 정치는 원래 남과 더불어 하는 것임이 상식이 아닌가.

그래서 안 후보를 겪어 본 사람들은 어제 기자회견을 보고 ‘역시 그 모습’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문제는 안 후보를 겪어 보지 않은 논설위원이니 선임기자니 하는 사람들이 단일화를 하라고 사설과 칼럼을 쓰고 심지어 공동정권을 수립하라면서 공동정권의 형태에는 이러이러한 것이 있다고 훈수를 두었는데, 우습게 되고 말았다.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윤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서 상식을 벗어나는 말이 오고 갔을 가능성도 있다. 오늘도 몇몇 신문은 단일화 가능성은 아직도 살아 있다는 식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데, 그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지속적으로 윤 후보의 우위를 보이고 있는 여론조사가 틀리지 않는다면 그런 기사를 구태여 쓸 이유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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