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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5세 입학과 박순애 장관
작성일 : 2022-08-05 18:06조회 : 47


5세 입학과 박순애 장관

박순애 장관이 5세 입학을 꺼내들었다가 곤혹을 당하고 있다 오래 전에 있었던 음주운전 문제로 곤혹을 치르더니 취임 후 꺼내든 이 문제로 이제는 윤석열 정부 자체가 흔들거리고 있다. 박순애 장관은 행정학/정책학 중에서도 환경정책으로 박사학위를 해서 나는 위원회 등에서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환경 분야로 박사학위를 한 사회과학자는 많지 않고 나는 그런 몇 안 되었던 1세대 그룹에 속한다. 작년에 박병석 국회의장이 만들어서 1년간 활동했던 국회 국민통합위원회에서도 교수이던 박 장관은 위원으로 참여해서 나는 박 교수를 회의에서 몇 번 만나기도 했다.

박 장관은 교수시절에 여러 정부 위원회에도 참여했기 때문에 정부 정책결정도 경험을 했을 것이다. 더구나 정부 정책과정을 연구하는 행정학/정책학 교수이니 만큼 정부 정책이란게 대통령이나 장관이 툭하고 들고 나와선 되지 않는다는 것쯤은 당연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한다면 박순애 장관이 입학 연령 인하를 자기가 혼자 불쑥 들고 나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박순애 교수는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20년 넘게 한 학자이다.

교수와 교사가 제일 싫어하는 게 학제를 바꾸는 것이다. 대학교수 중에 학제를 개혁하는 것을 좋아하는 교수는 교육학 교수 밖에 없다. 그래서 대학에는 이런 말이 있다. 교육학 교수가 교무처장을 하면 대학이 시끄럽다고 말이다. 내가 중앙대 교수를 할 적인 꽤 오래 전에 교육학 교수가 교무처장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꿈같은 개혁안을 내고 시행하겠다가 나섰는데 시행을 하기는커녕 모든 학과의 교수들이 들고 일어나서 얼마 후 물러났다. 정부 정책을 연구했다는 교수들도 그런 성향이 있다. 특히 무언가 개혁을 추구하는 진보 성향 교수들은 현실성 없는 유토피아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주장이 정권 초에 덜컥 정부 정책으로 채택되면 반드시 사달이 나게 되어 있다.

이번 박순애 장관의 5세 입학 해프닝의 진원지가 어디인지가 궁금한데, 그것을 파악한 기사는 아직 보지 못했다. 아래 사설에 의하면  박 장관은 입학 연령 인하를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에 입학연령을 5세로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한다. 설마하니 환경정책을 전공한 박 장관의 평소 지론이 5세 입학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한테서 5세 입학에 대해 입력을 당한 것이다. 그것이 교육부 관료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관료는 변화를 싫어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혹시 윤 대통령과 관련된 누구가 대통령에게 주입하고 그것을 알고 박 장관이  보고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인수위에서 나온 아이디어 일 수도 있다; 이번 인수위는 열심히 일한다고 과학방역이니 뭐니 하는 개혁안을 많이 냈지만 그런 것들은 정권 인수위가 하는 일이 아닐뿐더러 대체로 설익은 공상이었다. 
 
박 장관이 5세 입학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사실도 생각해 볼 점이 있다. 학제 개편이 얼마나 민감한 문제인지에 대해 대통령은 전혀 인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평생 검사만 했으니까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해도 관계되는 수석비서관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축적된 경험을 중시하는 게 이른바 보수 정부의 기본적인 자세이다. 문재인 정부는 축적된 경험을 무시하고 유토피아적인 평등과 정의를 추구하다가 현실에서 좌초한 전형적인 경우다. 막연한 선의를 갖고 추구했던 정책은 대체로 실패했음은 과거의 경험이 말해주는데, ‘보수 정권’이라는 윤 정부에서 보수성향의 교수 출신 장관이 벌인 이 해프닝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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