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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몬태나산 32개월 스테이크' 발언은 계산된 것 ?
작성일 : 2008-05-22 11:13조회 : 1,781
‘몬태나産 32개월 스테이크’ 발언은 계산된 것 ?
이명박 대통령이 30개월 넘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사전에 합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래 기사 참조) 그런 약속을 헌신짝 처럼 저버리고 이 대통령이 30개월 이내 쇠고기만 수입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해서 미국 정부가 발끈한 모양이다.
미국사람들은 말 바꾸기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인간은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 또한 미국 사람들은 약속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국 사람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못하는 것이 없는 인간을 가장 멸시한다. 더구나 외교는 신뢰가 기본이다. 외교에서 일방적 말 바꾸기는 전쟁을 불러오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앞두고 호기 있게 ‘몬태나 산 32개월 짜리 스테이크’로 하자고 말했던 것은 계산되었던 것 같다. ‘32개월’은 30개월 넘어도 안전하다는 것은 보이기 위함이고, ‘몬태나’산은 몬태나 출신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이 발언이 과연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생각인지, 아니면 그 주변의 어떤 ‘전문가’라는 작자의 발상인가 하는 점이다. 이 대통령이 그런 치밀한 계산을 할 정도의 ‘수준'이 되는지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은 그 원고를 누가 만들었든 간에 대통령이 책임지는 것이다. 이제 도마에 오른 것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한가 아닌가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신뢰성 그 자체이다. ‘신뢰성'을 상실한 정부는 '식물 정부'다.
====== (참고 기사) ======
<경향신문 2008년 5월 22일>
美 “30개월 미만만 수입 靑발언 우려”
입력: 2008년 05월 21일 18:17:32
무역대표부, MB언급에 즉각 반박 ‘민감한 반응’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에서 안전성 논란을 빚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실질적으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미국 정부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레첸 해멀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의 청와대 대변인이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 대목과 관련, 한국의 고위 관리에게 ‘심각한 우려(serious concerns)’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해멀 대변인은 한국이 어떤 월령의 쇠고기든 수입하도록 돼 있는 협정문의 내용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한·미간 추가 협의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으로, 특히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 수입 쇠고기 월령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즉각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섬에 따라 양국 정부간 견해 차이가 불거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로이터는 한·미 양국이 오랜 협상을 거쳐 지난달 쇠고기 협상을 타결했지만 한국 내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일면서 국민적 반발이 거세졌으며, 이로 인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도 쉽지 않은 형국이라고 전했다. <정환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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