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만이 불법에 단호할 수 있다

작성일 : 2008-05-31 10:48조회 : 1,797

요즘 이명박 정권이 불법적 시위와 집회에 손 놓고 있다고 해서 질타하는 목소리가 우파 인사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상황은 집시법으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었다고 하겠습니다. 배후 세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마도 이들도 요즘 같은 '민심'이 있었을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오늘자(5월 31일) 조선일보 송희영 논설실장의 칼럼은 요즘 사태의 중요한 부분을 잘 지적했다고 생각합니다. 1997년 경제위기 후 구조조정으로 인해 생긴 격차가 광우병 사태로 폭발한 측면이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주요 신문이 애써 외면하는 사실, 그리고 보수측에서도 애써 피하는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문제입니다.

법을 강력히 집행하라고 주문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법을 제대로 집행할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부터 과거에 법을 존중하지 않았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위장이전, 위장취업, 건보료 등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논의되었던 문제는 원칙과 절차는 필요없고 결과만이 중요하다고 보았던, 바로 그것이지요. 이명박 정부의 슬로건이 '실용'인 것은 그런 점을 덮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농지를 불법으로 산 사람들이 청와대에 수두룩한데 어떻게 집시법을 적용합니까 ? 위장이전 쯤이 별것이 아니면 집시법 위반도 별것이 아닙니다. 목적을 위해서 사소한 법과 절차는 무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바로 '실용'이지요.

조갑제 선생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실용'을 버리고 '이념'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이념'이 없던 사람이 별안간 '이념'을 주장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실용'이란 말은 "원칙'과 절차가 필요없다"는 뉘앙스를 갖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와서 '이념',' 법', 그리고 '원칙'을 내세우면 모두 웃을 것입니다. 코미디의 한 장면이 되는 것이지요. 그것이 이 대통령의 한계입니다.

광우병 논란에 과장된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미국과 이 문제를 처리한 과정, 절차 등등에는 납득이 안가는 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미국사람들과 달리 내장 등 이른바 '부속'을 사용한 음식이 유별나게 많은 우리의 경우로 볼때 걱정되는 부분이 많음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대운하'에 비하면 쇠고기 문제는 '전주곡'에 불과합니다. 광우병 논쟁이 '소나기'라면 대운하는 '허리케인'일 것입니다.
보수 신문 잡지에서는 지금까지 대체로 운하를 긍정적으로 다루거나, 아예 침묵햇습니다. 보수 인사 중에는 대운하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이명박 대통령한테 대해 "여론이 안좋으니 대운하를 포기하시오" 한다면, 그것은 바로 '영혼이 없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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