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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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45세가 청년 ?" (교통방송)
작성일 : 2015-08-11 04:05조회 : 2,040
<교통방송> 2015년 8월 1일 <이철희 퇴근길입니다>
이상돈 교수, "45세 청년으로 보는 건 정치권 뿐, 총선 때마다 나오는 얘기"
● 방송 : FM 95.1 (18:00~20:00)
● 진행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 소장
● 대담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한 말씀 코너 진행합니다. 오늘은 중앙대학교 이상돈 명예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상돈 : 네. 안녕하십니까.
이철희 : 이렇게 많이 더운 날은 기분 좋은 소식이 들리면 좋은데 별로 그런 게 없죠?
이상돈 : 별로 없죠. 더운 날이건 추운 날이건 우리나라에는 별로 좋은 소식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휴전선에서도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고.. 그렇죠.
이철희 :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서울대 의대 교수 시절에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상돈 : 네. 요새 학위논문표절 문제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대학이 석사는 물론이고 박사까지 학위를 너무 남발하죠. 그래서 공무원 등등이 그냥 과외로 학위를 딴 경우에 많은 문제가 있죠. 대학이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특히 교수가 논문을 표절했다, 특히 심각하게 표절했다거나 하는 경우는, 그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건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번 같은 경우는, 저도 언론보고 아는 거지만, 제자의 학위 논문을 단독 연구처럼 했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만약에 이게 사실이라면 정진엽 후보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맞다고 보십니까?
이상돈 : 저는 이런 논의가 있으면 대학이 침묵하는 게 무책임하다고 봅니다. 특히 서울대학 아닙니까? 서울대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밝혀야만 됩니다. 그리고 입장을 밝혀서 확인이 되면 그것은 장관 지명자에서 물러나는 것뿐만 아니라 교수 신분도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이철희 : 당사자가 처신해야 될 문제는 지금 잘 짚어주셨는데 한 나라의 일국의 국무위원, 장관을 임명하면서 청와대가 이렇게 검증하는 게 참 소홀하다는 생각을 지금 또 하게 되는데 왜 이런 게 잘 안 걸러질까요?
이상돈 : 네. 교수 출신 임명할 때는 논문 검증이 그냥 기본 아닙니까. 우리나라 교수가 참 부끄러운 일이죠. 그래서 왜 이런지는 저도 참 이해가 안 됩니다. 기본적으로 인사 풀이 너무 좁은 게 아니냐, 기본적으로 이러이러한 유형만 장관을 시킨다, 이런 게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청와대의 지시를 잘 듣고, 개인 의견이 없는 이런 사람들, 말하자면 영혼이 없는 전문가.. 이러다보니까 너무 제한되어 있고 또 이렇게 심사 검증하는 시스템도 미비한 거 같습니다.
이철희 : 영혼 없는 전문가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영혼 없는 검증도 문제죠?
이상돈 : 그렇죠. 기본적으로 대통령제가 성공할 거 같으면, 그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량이 있는 사람을 임명해서 각 부처가 장관 책임 하에 그야말로 대통령의 큰 국정 방향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장관이 창의성을 가지고 끌어가도록 해야만 됩니다. 그러한 기량이 있는 사람을 임명해야 하는데, 교수나 연구원을 별안간 장관에 임명해서 좋은 결과 나오지 않죠. 이 정권에서 우리가 몇 번씩 보지 않았습니까.
이철희 : 네. 인사 실패가 여러 번 반복이 되어서 지난번에 인사수석비서관을 부활하고 뭔가 정비해서 제대로 하겠다고 했는데 별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네요.
이상돈 : 네. 달라진 게 없죠. 이것이 지금 박근혜 정권을 무능하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죠.
이철희 : 역시 그러면 밑에 직책을 어떻게 해서 달라지는 게 아니라면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좀 생각을 바꿔야 하는 건가요?
이상돈 : 그런데 그러한 생각을 바꿀 분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이런 논의해 봐도 의미가 없죠.
이철희 : 알겠습니다. 가까이서 지켜보신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할 말이 따로 없습니다. 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에서 내년 총선에 청년 공천 비율을 10% 이상으로 의무화하자, 이런 안을 내놓았는데 괜찮은 겁니까?
이상돈 : 총선만 되면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하죠. 청년 공천을 많이 하겠다, 여성 공천을 많이 하겠다, 그러는데 실제로 보면 공천 그렇게 잘 많이 하지도 못하죠. 그리고 솔직히 이야기를 한다면, 선거는 이겨야만 합니다. 가장 좋은 후보는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죠. 그래서 당의 변화하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 이렇게 이야기 하는 걸로 보입니다. 그러나 청년이라고 해도 45세 이하가 청년이라고 그러는데 그거 참.. 40세 넘은 사람에게 청년이라고 부르는 건 정치권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철희 : 새정치민주연합의 이 안, 10% 이상 청년 공천하면 청년 표심을 얻는 데는 도움이 될까요?
이상돈 : 저는 크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청년층이 지금 야당에서 상당히 멀어져 가고만 있죠. 거기에 대해서는 야당이 청년들의 문제, 제일 중요한 게 취직이죠,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 좀 더 확실한 그림을 제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청년 실업이 구조적인 문제라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인정을 하고 그러한 현실 속에서 이러이러한 노력을 하겠다, 이렇게 솔직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철희 : 이 청년도 그런데 나이에 따라서 가산점이 좀 다르게 주어지더라고요?
이상돈 : 네. 그래서 그렇게 혁신위에서 현재 했는데 과연 실제로 공천까지 가게 될지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제 경험으로 보더라도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이철희 : 나이에 따라 가산점을 다르게 준다는 발상 자체가 좀 재미있지 않습니까?
이상돈 : 저는 별로 재미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에서는 2012년 총선 때 이공계 가산점을 주기로 했어요. 그래서 그 덕을 본 사람이 요새 문제의 인물이 된 심학봉 의원이죠. 경선에서는 졌는데 5% 이공계 가산점을 해서 결국 경선에서 이겼어요. 경상북도야 경선에서 이기면 그냥 당선이죠.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후보가 되어서 본선에서 검증도 없이 국회의원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이런 대형 사고를 쳤죠.
이철희 : 네. 어쨌든 이게 청년 공천 비율 10% 의무화 하자고 하니까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이거 물갈이 신호탄 아니냐, 이렇게 해석하는 분들도 있던데요?
이상돈 : 그것을 좀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현역 의원들, 기계적으로 이렇게 공천 탈락 시키는 게 그게 쉽지 않습니다. 과거 같으면 이른바 제왕적 당 총재 시절은 있었죠. YS, DJ 그런 경우나 가능한 것이고 이명박 대통령 그렇게 했다가 친박연대 다 생기고 해서 도로 복원되어 버렸잖아요.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이철희 : 네. 지난 19대, 지금 19대죠. 19대 국회에도 청년들이 제법 들어왔잖아요.
이상돈 : 네. 그것이 그 당시에 바람이 불었죠. 그래서 특히 현재 야당은 이해찬 의원이 주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른바 청년 대표를 갖다가 슈퍼스타 K 방식으로 했는데 그러나 과연 그렇게 해서 국회에 들어온 의원이 제대로 평가 받는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이철희 : 네. 만 45세 이하를 청년으로 보는 기준은 어떻습니까?
이상돈 : 저는 그것도 우스운 거죠. 존 F. 케네디나 시어도어 루즈벨트나 영국의 토니 블레어가 대통령 총리한 게 40대인데, 국회의원 초선을 갖다가 45세로 한다, 청년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무슨 그 중에서 재선 의원도 있잖아요. 그럼 그 사람들도 청년이라고 할 것이냐, 그러면 그것은 현재 의원들은 빼고 하느냐, 비례대표 의원은 어떻게 하느냐, 그러한 문제가 있죠. 결국 그런 기계적인 수치로 하는 거,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경험도 해봤기 때문에.. 그것은 분란만 일으키는 것이지 좋은 결과 못 가져옵니다.
이철희 : 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명만 자주 바꾸는 게 아니라 이 청년의 연령 기준도 자주 바꿨네요?
이상돈 : 네. 그렇다고 보고 있습니다. 언제는 55세였다가, 45세였다가 많이 바꿨다고 하죠. 상식적으로 볼 때 청년이라고 하면 한 35세 미만이라고 해야 하나, 사실 청년은 20대까지죠. 3,40대는 청년이라고 보기 어렵죠.
이철희 : 네. 제가 참고로요. 열린우리당 때 39세, 대통합민주신당 때 55세, 2008년 대선 이후에는 45세,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42세, 지난 전당대회에서 45세, 계속 왔다갔다하네요.
이상돈 : 네. 저는 이렇게 경험 많은, 역사가 있는 정당인데 왜 이런 숫자놀음을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이철희 : 그런데요. 요즘 100세 시대니까 45세 청년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나요?
이상돈 : 아휴, 100살까지 산다고 해도 인간이 활동하는 게 몇 살까지입니까? 기껏해야 저는 70세, 75세 정도까지고, 공직활동.. 그것도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정치나 국회의원 같은 경우에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고요. 몇 살부터 국회의원을 했느냐, 이것도 관계가 있겠죠. 제가 느끼는 것은 빨리 어떻게 국회의원 된 분들이 보면 사고 이런 것이 자기가 처음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 그 때로 그냥 묶여 있는 느낌을 받아요. 그것도 별로 좋지 않더라고요.
이철희 : 그렇죠. 비례대표제가 뭐 잘 운용이 안 되었다, 라는 점을 여러 번 지적하셨던데요. 그래도 어쨌든 비례대표제의 순기능은 필요한 거죠?
이상돈 : 네. 현재 비례대표제는 소선거구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죠. 그런데 역시 문제는 그 비례대표 의원들을 어떻게 충원하느냐, 거기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안 되죠. 특히 19대 비례는 3개 정당이 다 평가가 굉장히 안 좋죠. 그러니까 지역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비례를 줄이자, 이런 이야기가 지금 새누리당에서 나오죠. 지금 당 대표가 이야기하고 있죠. 그러나 비례대표가 순기능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이철희 : 네. 그래서 246대 54인데요. 지역구랑 비례대표 비율이. 이게 이제 어떻게 정해지느냐, 이게 지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잖아요.
이상돈 : 네. 그렇죠. 그런데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요새 유럽의 예를 많이 듭니다. 학자들이. 그래서 독일의 비례대표제가 제일 잘 되어 있다, 바꾸자는 의견이 제일 많죠. 그것도 우리가 보면 민의를 굉장히 잘 반영하죠.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제 정부 아닙니까. 대통령제에서는 한 표만 많아도 대통령이 승자독식이죠. 이런 구조와 독일식의 비례대표제가 어떻게 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소선거구제도에 따라서 단순 과반수 여당이 그야말로 자기들이 받은 일반 투표 유권자의 표보다 엄청나게 많은 권한을 갖고 있고, 일방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그런 비판이 있지 않습니까. 국회 선진화법이 그것을 견제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그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유럽의 의회 국가에서는 그런 법이 없습니다. 특히 선진화법은 미국 상원에서 우리가 본 따온 거죠. 그런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철희 : 네. 제도도 무슨 제도만 보지 말고 그 나라 환경까지 같이 고려해야 되는 게 맞다는 말씀이시죠?
이상돈 : 그렇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의 문제는 제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항상 운영의 문제입니다. 운영. 사람의 문제죠.
이철희 : 네. 제도와 사람의 문제. 참 둘 다 잘 풀어야 되는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상돈 : 네. 감사합니다.
이철희 : 중앙대학교 이상돈 명예교수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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