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대통령은 제대로 된 역사관 있어야”
2015-04-10 08:26 611 관리자

<시사오늘> 2015년 4월 9일자 기사

이상돈, “대통령은 제대로 된 역사관 있어야” 

리더의 기본적 자질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임기 3분의1 중 변화 없다면 ‘실패한 정부’
 
 2015년 04월 09일 (목)  김하은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이상돈 중앙대학교 교수는 지난 7일 국민대학교에서 진행된 북악포럼 강연에서 ‘2012년 대선과 박근혜 정부 2년’을 되짚었다. ⓒ시사오늘 변상이 기자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전엔 60%에 육박하는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을 얻었지만, 취임 후엔 지지율이 20%대로 폭락하는 등 평탄하지 않은 행보를 걸어왔다. 박근혜 정부는 취임 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세월호 참사, 정윤회 사건 등 연이은 사건과 구설로 시름을 앓아야 했고 굵직굵직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국민의 신뢰도 함께 무너졌다.

과반수 이상의 지지율을 받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내리막길로 접어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박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 이상돈 중앙대학교 교수가 지난 7일 국민대학교에서 진행된 <북악포럼> 강연에서 ‘2012년 대선과 박근혜 정부 2년’을 되짚었다.

역대 정권, “시작 장황하나 끝은 한없이 초라”…색깔론 없는 박근혜, ‘대통령 적임자’

이 교수는 자신이 기고한 과거 MB정부 비판과 관련된 기사와 칼럼을 쓴뒤 박 대통령과 서로 인연을 맺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당시 MB정권이 민주화를 퇴보시킨 점과 더불어 정권말기 레임덕에 시달린 점,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여권의 행보를 보며 이런 악순환을 끊어줄 수 있는 적임자는 박 대통령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YS, DJ 정부까지도 5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힘들었다. 시작은 장황했지만 끝은 한없이 초라했던 게 사실이다. 박 대통령은 특정이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색깔론에서 먼 정치인임과 동시에,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분열과 비리에 휩쓸릴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게 당시 제 생각이었다.”

“MB정부와는 차별성을 가져야한다고 봤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이 입에 내놓지도 못할 정책을 내놓고 검찰 수뇌부를 붕괴시켰을 때 박 대통령은(당시 새누리당 전 대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앞세워 아젠다(agenda)를 선점하는 등 정치적 판단력과 탁월한 정치적 감각을 내세웠다. 이런 점들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아니었나 싶다.”

MB정부의 행보에 실망을 감출 수 없었던 이 교수는 모든 사활을 걸고 박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다. 이 교수는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상대책 위원장을로 활약을 보며 '박근혜'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4.11 총선 현장에서 느꼈던 것은 새누리당 입장에선 다른 당들을 공격하고 비판할 여유가 없었다. 이에 여권에서는 색깔론을 전혀 내세우지 않은 반면, 경제민주화·정치쇄신·복지 단 3가지만 내세워 총선에서 승리했다. 애초 135석을 예상했던 여당은 152석이라는 예상외의 성적을 거뒀고 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였다는 큰 변화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임기 2년이 지난 현재, 박근혜 정권의 행보도 전직 대통령들과 다를 바 없이 레임덕에 거론되며 위태위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업적을 거둔 인물을 노태우 대통령이라고 평가한 이 교수는 현 박근혜 정부와 노태우 정부를 비교하며 리더가 갖춰야할 소양과 자질에 대해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기조가 흔들린 이유는 당선 전과 후의 행보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또 한 나라의 리더가 갖춰야할 자질 중 하나는 제대로 된 역사관이 있냐는 것인데, 박 대통령은 그게 부족했던 것 같다. 부친시절에 있었던 ‘인혁당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 ‘정수장학회 기자회견’ 등이 대표적 예다. 그 당시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이 정수장학회에 대한 회견문을 써줬는데, 그게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의 지지율을 폭락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주위엔 확고한 역사관을 지닌 엘리트 참모들이 즐비했다. 노태우 정권 시절 공보수석비서관을 역임했던 김학준 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당시 민주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노 전 대통령은 분명한 철학관을 갖춘 사람을 기용하는 능력을 가졌다.”

이 교수는 노태우 정권을 재평가할 필요성이 있다는 말도 함께 덧붙였다.

“1987년 이후 민주주의를 돌이켜보면 갈수록 더 좋아지는 게 아니고 나빠지고 있다. 역대 정권의 성적으로 보면 노태우 정권 때 이룩한 일이 가장 많았다고 본다. 격동의 시대에 신도시 계획, 공항 인프라 구축과 기업통제, 대북정책 등 이 어마어마한 일들이 바로 이때 추진된 것이다. ‘물태우’가 아닌 가장 혁신적인 대통령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 당시 ‘증세 없는 복지’를 수차례 강조하며 반값등록금, 노령기초연금 등을 대표적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 대통령. 하지만 취임 후엔 담뱃세와 과태료를 대폭 인상하면서 반대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가뜩이나 세월호 참사 때 무너졌던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시키지 못할 단계까지 와버린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3년까진 참지만 4년까지 참아주지는 않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를 돌이켜보면 4년 차에 레임덕이 오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박근혜 정권은 임기 중 3분의 1을 지나왔다. 현 정권이 공무원 연금개혁안이라도 실천한다면 유일한 업적을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기간 내 공약 실천 등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면 그 정권은 곧 실패한 정권이 되는 셈이다. 앞으로 더 두고 봐야 될 일이지만 역대 정권처럼 시작은 장대했으나 끝은 초라하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박 대통령, 참모 기용·위기 극복 능력 갖춰야…과거 정권 장점 수용해 새 국정 변화

 ‘좋은 사람’보다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대통령의 자질이라고 평한 이 교수는 박근혜 정권이 과거 정권에서의 장점을 수용해 보다 발전하는 정권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사람 좋고 부패할 우려가 없다는 것만이 대통령의 자질이라고 평가하기엔 곤란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대통령은 위기 극복 능력과 함께 자기 나름대로 철학과 비전을 갖추고, 주위에 좋은 참모를 기용해 곁에 두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 대통령이 과거 노태우 정권에서 많이 배우고 장점을 수용해 새로운 국정으로 변화시켜야한다고 본다.”
 
  저작권은 시사오늘에 있습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출간 기념 공개토론회 
"이재오, 과연 누가 큰 도적인가"(뷰스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