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MBC 파업과 박근혜 <시사IN>
2015-08-08 14:46 930 관리자


<시사IN> 411호 2015년 8월 1일자 기사

“MBC 파업 해결한다고 박 대통령이 약속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MBC 파업을 해결하기로 약속했다가 외면한 것이 ‘사실’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박 대통령의 메신저였던 이상돈 교수가 <시사IN>에 밝혔다. 박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라는 이미지가 또 무너졌다. 이오성 기자  |  dodash@sisain.co.kr
 
   
 MBC의 시계는 여전히 2012년을 가리킨다. 대통령 선거가 있던 그해, MBC는 뉴스의 중심에 서 있었다. 노동조합은 김재철 MBC 사장의 퇴진을 주장하며 사상 최장기 파업(170일)을 벌였다. ‘MB 낙하산’인 김재철 사장의 전횡으로 방송 공정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월에 시작된 파업은 7월에 끝났다. 그리고 후유증은 길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파업에 대한 보복성 인사로 핵심 인력 상당수가 방송에서 배제되면서 경쟁력이 매우 약해졌다. 지난 3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방송 프로그램 시청자 만족도 평가지수 조사’에 따르면 MBC의 만족도는 지상파 가운데 가장 낮았다. 회사 측과 노조는 날선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강지웅·박성제·박성호·이용마·정영하·최승호 등 파업을 주도한 언론인은 지금도 해고자 신분이다. 2012년 파업 이후 MBC는 ‘비정상’이다.

파업 당시 논란의 중심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었다. 유력 대선 주자이자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낸 박 대통령이 MBC 파업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노조에 약속했다가 그 약속을 깼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파장이 컸지만, 박 대통령의 약속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언이 나오지 않으면서 논란은 흐지부지됐다.

당시 박근혜 의원의 ‘메신저’ 구실을 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시사IN>에 ‘박 대통령의 약속 파기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박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MBC 파업을 해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이 교수의 주장은 7월31일로 예정된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 선임을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 이 교수와 MBC 노조 관계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박근혜 의원의 두 차례 약속

MBC 노조가 파업을 벌인 지 한 달쯤 지난 2012년 2월. 새누리당 비대위 회의에서 이상돈 교수·김세연 의원·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박근혜 의원(당시 비대위원장)에게 MBC 파업 사태를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박 의원은 MBC 주식 지분의 30%를 보유한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을 지냈다. 이때만 해도 박 의원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답변을 회피했다.

같은 해 4월에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다. 비대위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당시 이상돈 교수는 박근혜 의원의 최측근으로 꼽혔다. ‘문고리 비서진’을 통하지 않고도 박 의원과 직접 통화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때 몇몇 언론계 인사가 이상돈 교수에게 박근혜 의원의 뜻을 알아보라고 귀띔한다. 방문진 이사 임기가 8월 초에 끝나니, 새로운 이사진이 경영평가를 통해 김재철 사장을 해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였다. 방문진 이사는 청와대 몫 3명, 여당 몫 3명, 야당 몫 3명 해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의원을 통해 여당 몫 3명을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임명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6월20일 이상돈 교수는 박근혜 의원과 직접 대화를 나눈다. 이 교수는 박 의원에게 “가장 유력한 여당 대선 주자로서 공영방송 파업을 수습해야 하지 않겠느냐. MBC 노조도 김재철 해임을 약속하면 파업을 접을 수 있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미 MBC 노조 측의 핵심 인물들과는 교감을 이룬 상태였다. 이에 박 의원은 굉장히 ‘포지티브’하게 “당장 그렇게 하세요”라고 답했다.

박근혜 의원은 이상돈 교수를 통해 “MBC 노조 주장에 공감하는 점이 있다. 노조가 먼저 파업을 풀고 당면한 올림픽 방송 준비에 매진하고, 모든 프로그램의 정상화에 돌입한다면 매우 바람직하다. 복귀하고 나면 모든 문제는 순리대로 풀려야겠다”라는 메시지를 노조 쪽에 보낸다. 첫 번째 약속이었다.
 
이틀 뒤인 6월22일 이번에는 ‘공개 발언’이 나온다. 서울 노원구 복지관에서 배식봉사를 마친 박근혜 의원은 “MBC 파업이 징계 사태까지 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이 MBC 파업 사태를 처음 언급했다는 점에서, 당시 이 발언은 크게 기사화되었다.

그런데 이 발언은 박 의원의 단독 플레이가 아니었다. 당시 이상돈 교수로부터 박 의원의 첫 번째 메시지를 전달받은 MBC 노조 측에서 ‘신뢰의 표시’로 박 의원의 ‘공개 발언’을 요구했다. 공개 발언의 문구까지 세세하게 전달했고, 박 의원이 이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말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증언이다.

당시 MBC 기자협회장으로서 이상돈 교수와 꾸준히 접촉했던 박성호 기자(해직)는 “박 의원의 복지관 발언을 보며 우리 메시지가 잘 전달되고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복지관 발언 직후 박근혜 의원은 이상돈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발언을 했으니 파업을 풀도록 하라”고까지 말했다. 박 의원은 “노조가 명분을 걸고 (회사로) 들어오면 나중 일은 내가 책임지겠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약속이었다.

19대 국회 개원과 MBC 노조의 업무 복귀

 이상돈 교수는 어떻게 박근혜 의원의 ‘약속’을 끌어냈을까. 아니, 박 의원은 왜 이런 약속을 했을까. 2012년 6월 당시 정치권의 최대 쟁점은 ‘19대 국회 개원’이었다. 민간인 불법 사찰, 내곡동 특검, MBC 파업 등으로 여야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19대 국회가 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 논란으로 촉발된 MBC 파업 사태는 해법을 못 찾고 표류하고 있었다. 파업에 대한 지지 여론이 절반을 넘었지만, 새누리당은 노조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이런 상태로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수 없다”라고 박 의원에게 전했다. MBC 파업 해결을 지렛대로 국회를 개원한 뒤에야 대선에 도전할 명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의원의 두 차례 약속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이후 이 교수의 행보가 바빠졌다. 6월25일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폭탄 발언’을 내놓는다. “박근혜 의원의 복지관 발언은 김재철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 “새로운 이사진이 김재철 문제 해결할 것” 따위의 ‘암시’가 담긴 발언을 쏟아냈다. 인터뷰 후에 유승민·남경필 의원이 이상돈 교수에게 “혹시 박근혜 의원의 뜻이냐?”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이 무렵 몇몇 MBC 기자들이 야당 원내대표인 박지원 의원을 만나 “청문회나 국정조사보다 국회를 열어서 MBC 문제를 다뤄주길 원한다”라는 뜻을 전한다. 그리고 6월28일 국회 개원 협상이 전격 타결된다. 민간인 사찰과 내곡동 문제는 각각 국정조사와 특검을 진행하되, 김재철 사장 문제는 해당 상임위에서 다루기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국회 개원 협상이 타결된 지 12일 뒤인 7월10일 박근혜 의원은 ‘홀가분하게’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7월17일에는 MBC 노조가 파업 중단을 결정한다. 노조는 파업 중단을 결정하게 된 이유로 “여야 합의를 통해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 기정사실화했다”라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MBC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게 된 데에는 박근혜 의원의 약속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당시 파업 상황을 잘 아는 MBC 노조 측 관계자는 “여야 원내대표 합의 이상으로 박근혜 의원의 약속이 큰 무게를 지녔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방문진 이사 구성을 통해 김재철을 해임하겠다는 박근혜-이상돈 안이 노조에게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는 이야기다. 물론 ‘박근혜의 약속’은 노조 집행부 등 소수만 아는 기밀 사항이었다. 노조가 왜 파업을 접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새누리당의 외면과 박근혜 후보의 침묵

 일이 꼬이기 시작한 건 방문진 이사가 새로 구성된 뒤부터다. 7월27일 방문진 여당 몫 이사로 김충일 언론중재위원, 김용철 전 MBC 부사장,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가 선임됐다. 이상돈 교수가 직간접으로 추천한 방송인 이 아무개씨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박근혜 후보가 김재철 사장 해임 문제에 대해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여기기 시작했다.

이상돈 교수로서는 어쨌거나 사태를 수습해야 했다. 방문진 여당 몫 이사들을 만나 “박근혜 후보의 뜻이니, 내 말을 믿어달라”고 설득했다. 김충일·김용철 두 이사와는 이야기가 통하는가 싶었다. 이 두 사람만 설득해도 야당 몫 이사 3명과 함께 5대4로 김재철 해임안 처리가 가능했다.

문제는 새누리당이었다. 여당의 ‘친박 실세’들이 박 후보의 약속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새누리당 ‘친박 실세’인 최경환 현 경제부총리(당시 박근혜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는 “대선 때까지는 김재철 사장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했다. 박근혜 후보와 여당 지도부 간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2012년 8월께에는 이진숙 당시 MBC 기획홍보본부장(현 대전 MBC 사장)이 이상돈 교수를 두 차례 찾아왔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였다. 이진숙 본부장은 “김재철 사장은 이미 다 망가졌다. 그래도 노조에게 밀릴 수는 없다. 대선까지는 그대로 가자”라고 말했다. 김재원 의원도 “교수님, 제발 좀 그만 합시다”라며 ‘김재철 스테이’를 요구했다. 이들 역시 박 후보의 약속은 전혀 몰랐다.

9월이 되면서 박근혜 캠프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혁당, 정수장학회 문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후보 지지율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대선 캠프 부위원장이던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후보를 제외한 당 지도부와 당직자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이로 인해 최경환 후보 비서실장이 퇴진하는 등 캠프가 와해 직전까지 갔다.

이상돈 교수는 “당시 유승민 의원이 정조준했던 쪽은 최경환 비서실장뿐만 아니라 안봉근·이재만·이춘상·정호성 등 ‘문고리 4인방’이었다. 이때부터 유승민 의원과 박근혜 후보 사이에 갈등이 점화됐다. 최근 유승민 사태의 전주곡이었다”라고 해석했다.

갈등이 확산되면서 MBC 사태는 완전히 캠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이상돈 교수는 “이 무렵부터 이 사람은 당선이 되어도 내가 생각하는 정부를 만들지는 않겠구나, 나와 김종인 등은 이 정권과 관계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변곡점이 있었다. 9월2일 대선 100일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MB)과 박근혜 후보가 100분 동안 비공개로 만났다. 당시 언론에 알려진 내용은 의례적인 것들뿐이었다. 이상돈 교수는 이 만남에서 4대강 문제와 함께 김재철 사장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겠느냐고 추측한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이후 MBC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적개심은 깊었다. 반면 김재철 사장에 대한 MB의 애정은 각별했다. 김인규 KBS 사장이 주최한 행사장에서도 김재철 사장을 공개 칭찬할 정도였다. 박성호 전 MBC 기자협회장은 “MB의 최측근 인사가 수시로 연락해 파업 상황을 체크할 정도로 정권의 관심이 컸다”라고 말했다.

유승민 사퇴, 방문진 이사 선임에도 영향

10월25일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방문진 이사회에서 부결된 것도 결국 박근혜 후보와 MB 정권의 ‘합작품’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시 양문석 방송통신위원은 “이사회 이틀 전 하금열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무성 대선 총괄본부장이 김충일 이사에게 ‘김재철 스테이’를 요구하는 전화를 걸어왔다”라고 폭로했다. 김재철 사장 해임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순간이었다.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부결되자 11월14일 MBC 노조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후보가 약속을 파기했다고 폭로한다. 박 후보가 이 교수를 통해 전한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이 교수는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노조에 박 후보 메시지를 전달한 건 맞지만, 김재철 사장 퇴진을 직접 명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랬던 이 교수가 이번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이 사실이었음을 털어놓은 것이다.

김재철의 MBC는 결국 박근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지 3개월이 지난 2013년 3월26일에야 막을 내린다. 김재철 체제의 생명이 연장되는 동안 노조원에 대한 숱한 징계 조치가 남발됐다. 보도 기능은 약해지고,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위상은 추락했다. 이상돈 교수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MBC의 비정상화’에 적잖은 책임을 진 채무자다. 박 대통령의 약속 파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계산할 수조차 없다.

7월31일 MBC는 방문진 이사를 선임한다. 방문진은 MBC 사장에 대한 임명·해임권을 지닌 대주주다. MBC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방문진의 정상화’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박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이후 여당 몫 이사로 청와대의 입맛에 맞는 인물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친박 MBC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 MBC의 시간은 여전히 2012년에 머물러 있다.


<MBC 파업 사태 일지>

2012년
6월20일 박근혜 의원과 이상돈 교수, MBC 문제 논의
6월22일 박근혜, 복지관 방문해 “MBC 파업 징계 사태 안타깝다” 공개 발언
6월22일 이상돈 교수, MBC 노조 측에 박근혜 의원 메시지 전달 “노조가 명분을 걸고 (회사로) 들어오면 나중 일은 내가 책임지겠다.”
6월28일 여야 개원 협상 타결(민간인 사찰 등과 함께 MBC 사태를 주요 쟁점으로 명시)
7월10일 박근혜 후보, 대선 출마 선언
7월17일 MBC 노조 파업 중단 및 업무 복귀 선언(170일 파업, 54명 징계)
7월27일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 선임
8월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이상돈 교수를 두 번 방문. ‘김재철 체제 유지’ 주장
9월2일 박근혜 후보와 이명박 대통령 100분간 독대
10월22일 방문진 이사들, 김재철 MBC 사장 해임 결의안 논의
10월23일 양문석 방통위원,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과 하금열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재철 스테이시켜라’ 압력 넣었다” 주장
10월25일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
11월14일 MBC 노조, “박근혜 후보 약속 파기했다” 기자회견

2013년
3월26일 방문진 이사회, 김재철 사장 해임안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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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캠프 고위 관계자가 ‘독박 써라’ 하더라

              (이오성 기자) 
 
 이상돈 교수(사진)는 MBC 파업 사태를 대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가 현 정권의 ‘신뢰 수준’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김재철 사장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갔으면 정권의 성격이 지금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 왜 MBC 파업 이야기를 다시 꺼냈나.

= 방문진 이사 선임을 앞두고 당시 스토리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또한 역사의 한 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MBC 문제를 팽개칠 수 있는 건가. 박근혜 정권의 신뢰도를 알 수 있는 문제다.

- 당시에는 대통령의 약속이 확실하다고 봤나?

= 그때 내가 박 대통령에게 김재철 문제를 약속하면 개원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전달했다. 김재철 문제 하나로 국회가 개원하면 괜찮은 것 아닌가. 그럼 대선 출마 선언 여건도 형성된다. 당시에는 대통령이 쉽게 이야기했다가 하반기에 캠프가 어려워지니까 모른 체한 거다. (지금 생각해보면) 박 대통령은 당선되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었다.
 
-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박 대통령의 약속을 전혀 모르고 있었나?

= 그때나 지금이나 대통령은 불통이다. 2012년 11월14일 노조가 약속 파기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기 직전 대선 캠프 고위 관계자에게 스토리를 이야기해줬더니 그게 사실이냐고 되묻더라. 그다음 날 그 고위 관계자가 나더러 ‘독박’을 쓰라고 했다. (박 대통령과 상관없이) 내가 단독으로 한 행동이라고 둘러대라는 것이다. 그 뒤로는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정현 의원이나 문고리 비서진도 이 일을 모르더라.

- 박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의 독대가 영향을 끼쳤을까?

= 분명히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 MBC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집착이 엄청났으니까. 오죽하면 하금열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충일 방문진 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김재철 스테이’를 요구했을까. 그때 김재철 문제를 해결하고 갔으면 정권의 ‘컬러’가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 김종인, 안대희가 정권과 함께 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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