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개는 가축 아닌 반려동물"(세계일보)
2018-06-27 22:40 528 관리자


세계일보 2018년 5월 31일자 기사

[이슈+] 메추리·꿩·타조는 법률상 '가축'… 그럼 개는?

이상돈 의원,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축산법’ 개정안 발의

동물권 보호단체들 지지 성명… "개는 가축 아닌 반려동물"



현행법상 개는 ‘가축’일까, 아닐까. 국어사전은 가축을 ‘집에서 기르는 짐승. 소, 말, 돼지, 닭, 개 따위를 통틀어 이른다’라고 정의해 ‘개=가축’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축산법은 개를 가축에서 일단 제외한 뒤 하위법령인 시행규칙에 이를 포함시켜 개가 가축인지 아닌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 동물권 보호단체들은 31일 공동 성명을 내고 “축산법상 가축의 정의에서 개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이 최근 축산법상 가축의 정의에서 개를 명시적으로 제외하는 축산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따른 것이다.

축산법은 가축의 개량·증식, 축산업의 구조 개선, 가축과 축산물의 수급 조절과 가격 안정 및 유통 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법률이다. 축산업을 발전시키고 축산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며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따라 축산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가축의 종류로 소, 말, 면양, 염소, 돼지, 사슴, 닭, 오리, 거위, 칠면조, 메추리, 타조, 꿩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개는 없다.
 
현행 축산법이 ‘가축’으로 규정하고 있는 메추리, 꿩. 축산법은 하위법령인 농림축산식품부령을 통해 개를 가축으로 규정했다. 다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가축의 종류를 규정하기 위해 법률보다 하위의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위임된 시행규칙에 개가 포함되어 있다.

이 의원의 축산법 개정안은 이렇게 하위법령으로 개를 가축에 포함시킬 수 없게끔 아예 ‘개는 가축이 아니다’라는 명시적 조항을 법률에 규정하자는 것이다.

처음부터 가축의 종류에 개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63년 축산법 제정 당시만 해도 개는 가축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1973년부터 개도 가축의 종류에 집어넣었다. 이후 1975년에는 축산물가공처리법(현 축산물위생관리법)도 개를 가축의 범위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국내외 반발이 거세지자 1978년 축산물가공처리법은 다시 개를 제외했다. 결국 개는 축산물위생관리법상으로는 가축이 아니지만 축산법상으로는 ‘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동물인 가축’의 종류로 남아 있다.

그동안 이른바 ‘보신탕’(개고기)을 양성화하기 위한 시도가 2차례 있었으나 모두 무산되었다. 최근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지난 1년간 개고기를 전혀 먹지 않았다. 개고기 찬반 의견을 묻는 질문은 반대가 46%, 유보가 35.5%, 찬성은 18.5%로 각각 나타났다. 한마디로 지금의 개는 축산업을 발전시키고 축산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며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이 목표인 축산법의 ‘가축’ 개념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동물권 옹호단체들은 성명서에서 “현대 사회에서 개는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감정교류를 통해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 가족과 같은 반려(伴侶)의 존재이지 더 이상 축산물로서 진흥시키거나 축산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가축이 아니다”며 “1970년대부터 시작된 개의 애매한 지위, 가축과 반려동물 사이에서의 모순적 줄타기를 이제는 정리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개는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이라는 입법의지를 보여주는 이 의원의 축산법 개정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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