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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칼럼

" MB아바타냐'던 안철수" (MBC)
작성일 : 2021-03-28 09:32조회 : 15

MBC [국회 M부스]  2021년 3월 17일

'내가 MB아바타냐'던 안철수의 국민의힘 합당 선언…'새정치'는?

이기주 기자 : 입력 2021-03-17 09:24

■ 안철수의 깜짝 '합당' 선언…"희생이라는 큰 결단"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깜짝 발표했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가 돼 승리하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한 건데요.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단일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합당을 추진하겠다"며 합당 선언의 진정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앞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입당 제안을 거부한데다, 그동안 기호 4번으로도 승리할 수 있다고 수차례 말해왔었죠. 그래서인지 더더욱 안 후보가 기호 2번 정당인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결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안 후보는 합당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서울시 연립시정을 완성하고 범야권 대통합을 추진하는 밀알이 되겠다"며 "한 치의 불안감 없이 안철수를 믿고 선택해달라"는 지지 호소도 잊지 않았는데요.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고민을 정말 많이 하고 내린 결정"이라며 "야권이 분열되면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되는 만큼 희생이라는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번 합당 선언이 그동안 안 후보가 주장해온 새 정치와의 결별은 아니"라고 첨언했습니다. "더 큰 새 정치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설명인데요. 이 관계자는 "일단 선거에서 이겨야 다음 단계가 있는 것"이라며 "먼저 새 정치와 정치 혁신을 이끄는 주체가 된 다음, 시대적 과제인 야권 대통합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해 국민의당 구성원들이 얼마나 공감해주고 지지해줄지는 미지수입니다. 벌써부터 국민의당 안팎에선 '당원들이 과연 국민의힘과 정서적으로 융합될 수 있느냐', '솔직히 고민이 많다', '혼란스럽다' 등의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데요. 정치권에선 10년 전 '새 정치'를 외치며 정계에 입문한 안철수 후보가 보수정당과 합당하기로 한 데에 실망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MBC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가 거대 양당을 뛰어넘는 새 정치를 하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배신했다"면서 "신 적폐를 깨기 위해 구 적폐로 들어간다는 건 당초 안철수가 꿈꿨던 새 정치를 스스로 폐기처분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상돈 전 국민의당 의원도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몸이 닳아 온갖 얘기를 다 한다"며 "말도 안 되는 우스운 상황"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 단순 단일화 전략인가? 보수정치 전면 선언인가?

안 후보의 합당 의사를 전해 들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단박에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내가 입당하라고 할 때는 국민의힘 기호로 당선이 불가능하다고 한 사람인데, 갑자기 무슨 합당이니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일축했습니다. 앞서 안 후보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제안하며 조건부 출마를 선언했던 오세훈 후보도 "왜 단일화 이후여야 하느냐"며 "합당을 할 생각이면 당장 입당이라도 먼저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안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안 후보 측이 요구하는 경쟁력 여론조사를 수용하겠다"는 여유까지 보였는데요. 박 평론가는 "야권을 분열시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옹립하려 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안 후보가 합당 카드를 꺼낸 것이라면 안 한 것보다는 낫다"면서도 "단일화 표심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의 한 3선 의원도 "당의 공식 리더십을 가진 제1 야당 대표에게 '상왕'이라고 비난한 사람이 몇 시간 만에 합당을 얘기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그랬던 사람이 이제 와 국민의힘과 더 큰 야권 통합을 이룬다는 건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 역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오세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뽑혀 서울시장이 된다면 선거가 끝난다 해도 국민의힘에 안 후보의 자리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합당 발표는 단일화 전략으로 보기에도 애매하고, 보수정치 선언으로도 애매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야권통합 의지 표현한 것" vs "제2의 YS 꿈꿨나"

안철수 후보의 깜짝 '합당' 선언에 야권 정치인들의 평가도 엇갈립니다. 야권 재편을 주장해온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통화에서 "안 후보가 선언한 국민의힘과의 합당은 본인이 스스로 주역이 돼서 야권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합당은 대통합의 구심점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이어 "안 후보가 일전에 김종인 위원장에게 밝혔던 입당 거부 의사는 선거 이전에 입당이나 합당을 안 한다는 것이었을 뿐, 지금은 선거 이후 야권 통합과 더 큰 2번을 만들겠다는 거니까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의 한 선대위 관계자는 "안철수 본인이 이번에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차차기 대선을 노린다면, 과거 YS가 3당 합당을 결행했던 것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그는 "결국 이렇게 합칠 거였다면 차라리 지난 1월 오세훈 후보가 입당을 요구했을 때 들어왔어야 했는데 실기한 바람에 '제2의 YS'가 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합당 후 국민의힘 당내 구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합당 후 안 후보와 함께 재등판하는 순간, 우리당은 다시 TK와 PK의 대립구도가 심화될 것이고 결국 그렇게 되면 합당은 당에 해악스러운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습니다.

안 후보와 국민의당에 함께 몸담았던 이상돈 전 의원은 합당 발표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 것으로 봤는데요. 이 전 의원은 "안 후보가 선거를 앞두고 치킨게임을 연상한 모양인데, 그건 상대 차량이 곧장 나에게 달려온다는 게 전제돼야 한다"며 "그런데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여 게임이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의원은 또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며 스스로 MB에 거부감을 드러냈던 안 후보가 지금은 국민의힘과 당을 합치겠다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면서 "결국은 안 후보가 자기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것 아니냐"고 냉소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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