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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자유주의자의 여정 (디지털타임스)
작성일 : 2021-07-23 07:34조회 : 79


디지털타임스 2021년 7월 20일자 기사

[논설실의 서가] 보수적 자유주의자의 여정

이규화 기자 입력: 2021-07-19 20:04


[논설실의 서가] 보수적 자유주의자의 여정

시대를 걷다, 이상돈 회고록

이상돈 지음/에디터 펴냄

정치인의 회고록은 자화자찬이 많아 믿을 게 못되고 학자의 그것은 지식은 있으나 무겁고 흥미가 떨어진다. 기자는 기사에 지쳤거나 게을러서인지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기자(언론인)의 회고록이 별로 없다. 그래서 어느 원로분이 '정말 볼 만한 회고록을 만나기 어렵다'고 한 말을 들은 적 있다. 예외를 만났는데, '시대를 걷다, 이상돈 회고록'이다.

법학자이자 정치인, 저널리스트를 두루 경험한 너른 안목이 글의 사실과 자제력, 흥미를 하나로 묶게 한 때문인지 이상돈 교수의 회고록은 신뢰가 가고 재밌다. 만났던 인물들을 이 교수 기준에서 주저 없이 평가하는 대목에서는 아찔할 정도다. 가령 2013년 박근혜 정권 출범의 1등 공신이었음에도 배제됐을 때 당시 문재인 의원이 초청해 가진 저녁식사 분위기를 전하는 장면은 친문들이 보기에는 좀 불편할 것 같다. 이 교수는 일부러 만든 자리라서 문 의원이 무언가 할 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문 의원은 "한번 만나고 싶었다"는 말뿐이었다는 것이다.

2014년 7·30 재보선에서 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비대위 체제로 가기 위해 당시 박영선 원내대표가 이 교수를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천거했지만 당내 반발에 부닥치자 철회됐던 일도 전한다. 문재인 의원이 사전에 이 교수를 만났고 동의를 했는데도, 핵심 지지층이 반대하자 또 없던 일이 됐더라는 것. 이런 우유부단의 사례가 몇 번 있었고 그것이 요즘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현안을 대하는 태도와 오버랩 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책은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비대위원으로 현실정치에 들어와 2020년 5월 말 20대 국회의원을 끝낸 시기까지 이 교수가 참여했고 목도한 한국정치의 사건들이 조목조목 객관적으로 서술돼 있다. 이명박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등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과 평가가 있다. 1995년부터 조선일보 비상임논설위원 등 저널리스트로도 활동한 시기까지 합치면 이 교수가 현실 정치에 관여한 기간은 25년이 되는데, 그 활약상도 기록돼 있다.

책은 1951년 6·25 때 부산에서 피난둥이로 태어나 교양 교육이 잘 된 서울 사대문안 서울박이로 자라며 좋은 교육을 받고 유학과 대학교수, 국회의원을 거친 시절이 편년체처럼 기록돼 있다. 이 교수의 외조부는 우리나라 1호 서양화가인 춘곡(春谷) 고희동 선생이다. 열살의 손자와 노년의 근대 선각자가 나누는 일상적 대화를 엿보는 기회도 값지다. 이 교수는 다수결로도 침해할 수 없는 '항구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보수적 자유주의자다. 그 원칙 아래 살아온 지식인의 솔직한 시대 기록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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