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내성천과 지리산 용유담 소식입니다
2011-12-23 18:19 1,302 관리자


내성천과 지리산댐 용유담 소식입니다.

서풍 (환경사진가)

큰 사건들이 세밑까지 쉬지 않고 터집니다. 강소식을 전하는 첫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막막하여 쓰고 지우고 합니다. 다가오는 선거와 굵직한 사건들 속에 강은 점점 잊혀지고 있는데 강에서는 여전히 파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강의 생명을 위해 기도하는 분들이 계시고, 4대강에서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강을 지키고자 하는 분들, 강을 찾는 분들, 생명의 터전을 지키고자 애쓰시는 분들이 계셔서 세밑 겨울바람이 아주 매섭지는 않습니다. 내성천을 중심으로 올해의 끝 소식을 드립니다.

4대강이 크게 훼손되는 것을 보면서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습니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합니다. 4대강사업을 반대하고 강 복원을 말하는 분들이 선거에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4대강 본류에 이어 중요한 국가하천 등 지천들이 국회 예산 통과 후 큰 훼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우리 사회가 이 부분에는 거의 발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낙동강은 국가하천 11개소, 지방하천 774개소 등 총 785개 하천으로 이루어진 강인데 주요 지천에 대한 공사가 시작되면 낙동강 복원은 더욱 더 요원한 일이 될 것입니다. 강 복원을 생각한다면 지천공사를 먼저 막는 것이 우선해야할 일이라고 봅니다. 

세계적인 하천학자가 들러 국립공원(급)이라고 말한 내성천은 낙동강의 지천이면서 국가하천입니다. 내성천은 현재 중상류에 홍수방지편익 0.2%의 아무런 명분 없는 영주댐 공사가 진행 중이고, 하류로는 낙동강 합수부에서 25km 지점 상류까지 낙동강 본류에 이은 대규모 정비가 해 넘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천군은 올해 2차 추경예산 안에 낙동강 자전거길 조성사업비 958백만원을 편성하였습니다. 지천정비사업이 시작된 것이지요. 이미 이 구간 강 양안으로 굵고 가는 나무들이 제방을 따라서 대부분 베어졌고, 강 따라 자전거길을 내려는 듯 강과 산이 붙어 사람이 들어서기 어려운 곳도 나무를 베면서 길의 공간이 생겼습니다.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되면 얼마나 이 강을 파괴할지 두렵습니다. 한반도의 마지막 모래강마저 그 정체성을 잃어버려야 하는 것인지, 낙동강의 여러 하천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우리시대는 기록조차 남기지 못한 채 이 아름다운 강들을 잃어야 하는 것인지요...

공사예정 25km구간 중 고평교에서 회룡포까지의 모습을 덧붙입니다. 00HZ으로 시작하는 몇장의 사진들은 모래강의 생명성을 담고자 했습니다. 모래위에 나있는 그물망 같은 무늬는 사실은 모래 속에 사는 무수한 생명들의 흔적입니다. 우리시대는 강모래를 한낱 건축자재로만 인식하지만 조상들은 태아를 보호하는 양수막을 모래집으로 표현하고, 모래강이 휘도는 아름다운 곳에 서원을 세우면서 모래의 생명성, 무궁무상함에 주목하였습니다. 인류가 먼 우주에서 생명의 존재 가능성을 찾기 위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돈을 투입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우리 강에 존재하는 무한한 생명의 덩어리를 고작 ‘정비’라는 이름으로 들어내는데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01YG로 시작되는 2장의 회룡포 사진을 통해 4대강공사로 인해 모래가 급격히 쓸려 내려가면서 국가지정 명승지가 짧은 시간 안에 변형, 훼손되어가는 과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올 여름 기준 약 1m 두께의 모래층이 회룡포 지역에서 깎여나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끝도 없이 베어낸 나무들을 모두 담을 수는 없지만 베어낸 일부 현황사진을 덧붙입니다. 내성천 가을 모습도 짧은 사진 동영상으로 첨부합니다. 박관우님의 “길을 걷다”라는 곡으로 사진을 묶었습니다. “우리가 강이 되어주자” 에서는 이번 겨울 기왕에 있는 제방 길 만으로도 자전거타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매 주말 내성천 자전거 투어를 진행합니다
http://cafe.daum.net/naeseongcheon

두물머리에서는 생명평화 9일 기도회가 12월 23일까지 있었습니다. 경기도는 당초 대법 판결이 날 때까지 공사강행을 유보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12월 중순 시공사가 포크레인을 끌고 와서 공사강행을 몇 번 시도하였고, 천주교에서 신자와 성직자들이 농민들과 함께 한겨울 이른 아침 진입로에서 기도회를 진행하며 막아냈습니다. 두물머리는 생명농업으로 살고자 하는 이 땅의 농민들을 위해서 꼭 지켜야하는 곳입니다. 생명의 가치가 실종된 우리 시대에 너무 소중한 땅입니다.
http://cafe.daum.net/6-2nong
http://cafe.daum.net/cariver

정부가 결국 내년에 지리산 자락에 댐을 만들려고 합니다. 까다로운 규제를 피하기 위해 홍수용 댐이라는 꼼수를 내놓습니다. 댐 예정지인 엄천강 용유담은 민족영산 지리산 계곡 중에서도 기암괴석이 총 집결한 곳입니다. 이른 아침 이곳은 마치 지리산의 영령들이 모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곳도 영주댐, 보현댐처럼 4대강사업 후유증으로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에 식수를 공급하고자 댐을 추진합니다. 4대강 웹진 <역전만루홈런>에서 “지역 물은 지역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최화연 지리산생명연대 사무처장님의 인터뷰를 볼 수 있습니다.
http://riverun.org/diary/255

4대강에 이어 섬진강에도 내년도 강 정비공사가 예정되어 있으며 전라남도에서 추진한다고 합니다.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그것이 환경과 생명에 대한 우리사회 인식의 전환, 강 복원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히 아닌 것이지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환경을 훼손하고 생명을 죽이는 강 정비사업 등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여야 하고, 시민사회는 이를 압박하여야 할 것입니다. 지천문제는 우리사회가 진정 생명과 환경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c) 서풍
* 사진은 서풍 선생이 찍은 예성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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