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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감세정책을 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입장차를 보이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었고 심지어는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차 각론에서 이견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북한의 연평도 침략으로 언론에서 잠시 비켜 서 있는 상태이다. 사실 기업이나 일부 재산이 많은 부자들을 제외한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세금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세금정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것은 최근의 일로 보인다.
물론 이조시대 세금을 피하여 산골로 숨어 들어가 살던 화전민이나 우리 근대사의 한 획을 그은 동학 농민혁명의 도화선이 된 만석보 파괴사건 등 세금과 관련된 사회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조시대는 세금 제도 그 자체의 문제점 보다는 세금제도를 악용하고 탐관오리들이 국가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한다는 차원보다는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고 세금이라는 매개를 이용해서 백성들을 수탈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오죽하면 아무리 착해도 세리는 천당에 갈 수 없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 을까. 그렇다고 현재 우리나라 세리들이 부정부패의 고리를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제도적 보완 장치를 통해서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투명하고 깨끗한 세무 행정이 이루어 진다고 보고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세금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하는가이다. 세금은 헌법 제 38조에 정한 국민의 기본적인 의무이다. 국민이 세금을 납부함으로써 국가는 예산재원을 마련하고 그 예산으로 다시 국민을 위한 사회간접자본 확충, 교육투자, 복지정책 집행 등을 통한 재정지출을 하게되고 국민은 다시 그것을 기반으로 생업을 영위하게 되고 소득 또는 재산의 정도에 따라 다시 세금을 내게되는 순환고리의 형상을 하고 있다. 문제는 적정한 세금은 어느 정도인가하는 문제가 논의의 촛점이 되어야 한다.
세금 많이 내는 거 좋아하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국가가 존재하는한 세금문제로 조용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비근한 예로 미국은 '대표 없는 곳에 세금없다'라는 짧고 단순한 논리로 영국과 마찰이 시작되어 결국 독립전쟁을 통하여 건국된 세금 때문에 생겨난 나라이다. 그런 미국이 독립한지 230년이 지난 지금도 세금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금문제가 이토록 질긴 논쟁거리가 되는 이유는 결국 재정지출 문제에 귀결될 수 밖에 없다.
국가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재정지출을 할 수 밖에 없고 국가 자체적으로 재원을 조달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득이 국민들로 부터 세금을 징수 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게 보인다. 감세니 증세니를 논하기 전에 지출을 최소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피 같은 국민의 세금으로 필요하지도 않는 곳에 예산을 낭비하는가 하면 공무원의 무능으로 실제 소요되는 비용보다 몇 갑절 더 지출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그 몇 가지 예가 지방자치단체의 호화 청사건립,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보도블럭 교체, 공무원 숫자 늘리기, 선출직 공무원들이 벌이는 각종 선심성 예산집행 등이다. 최근에 한가지를 더 한다면 사회간접자본시설에대한민간투자법에 따른 '민자사업'이다. 민간사업자들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적정이윤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과다한 수요예측과 사업비 최대화에 혈안이 되어 있으며 그 결과 민간사업자들은 시공과정에서 자신들의 투자비를 거의 회수하고 시설운영에서 나오는 이익은 이익대로 챙기며 적자가 날 경우에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적자분을 보전해 주기 때문에 땅짚고 헤엄치기 사업이고 결국 민자사업자들이 챙겨간 부당하고 과도한 이익금은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나 국회는 감세정책을 논하기 전에 재정지출을 줄이는 논의를 먼저 하라고 요구한다. 국가든, 가정이든, 개인이든 지출하는 재원의 형태는 똑 같다. 이미 벌어 놓은 돈을 쓰거나 벌면서 쓰거나 남의 돈을 빌려서 쓰거나 이 세가지 일 것이다. 재정지출 적자는 남의 돈을 빌려서 쓴다는 의미이고 미래에 그것을 갚아야 된다는 것이다. 막대하게 불어나는 정부부채를 증세를 통하여 해결하려 한다면 그것은 필패의 정책이고 오히려 재정지출 축소를 통하여 해결해야만이 다음 세대에 부담을 덜어주고 그들이 더 발전된 대한민국을 만들고 앞 선 세대들에게 존경을 표 할 것이다.
로마는 거둔 만큼 쓸때 가장 번영했고 쓸 만큼 거둘때 망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