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변희재와 공희준, 잔류 민주당계의 딜레마
2011-03-25 20:09 3,780 유은선

2003년 민주당-열우당 분당 사태 당시, 친노정당인 열우당 합류를 거부하고 민주당에 잔류한 사람들을 보통 ‘잔류 민주당 계열’이라 부른다. 2004년 탄핵과 총선을 거치면서 잔류민주당은 9석의 꼬마정당으로 전락해버렸고, 그러나 이후 노무현 정권내에선 줄곧 노무현과 열우당을 비판하는 야당의 입장에 있었다. 이후 2007년 대선을 거치면서 잔류민주당은 대통합 민주신당에 합류하게 되지만, 열우당 출신과 잔류 민주당계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실제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잔류 민주당계 인사들 몇몇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이때 일시적으로 열우당계와 잔류 민주당계의 갈등이 다시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지금 현재의 민주당은 모르는 이들이 보면 겉보기에 하나인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내부를 보면 여전히 친노진영과 잔류 민주당계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 실제 이번 4.27 보선을 앞둔 순천지역에서의 민노당 후보로 야권후보 통합에 대해, 잔류 민주당계 출신인 김경재 전 의원(김형욱 회고록의 저자, 한보청문회 스타)이 반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이를 인터넷 웹진 빅뉴스(대표 변희재)가 지원하는등. 친노진영과 잔류 민주당계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져 나오고 있다. - 잔류 민주당계를 줄여서 보통 ‘잔민당’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비하의 느낌이 있고 그러나 현재 민주당과의 혼돈도 피해야하기 때문에 좀 길어지더라도 그대로 ‘잔류 민주당계’로 부르기로 하겠다.


 잔류 민주당계를 구성하고 있는 인사들을 성향별로 분석하면 크게 셋으로 나뉜다. 그 첫째는 중도 보수 성향의 기존의 야권성향 인사들, 둘째는 동교동계를 비롯한 호남 배경의 중진,원로급 정치인들 그리고 셋째로는 95년 DJ 정계 복귀이후 DJ 정권 5년때까지 DJ 진영에 합류했던 관료출신이나 구(舊) 여권성향 인사들로 분류할수 있다. 한편 이들 잔류 민주당계는 현재는 어느 한 정치결사체의 형식으로 모여져 있지 않고 곳곳에 혼재되어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 합류하긴 했으나, 여전히 친노진영과 갈등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있고, 김경재 전 의원처럼 아예 무소속으로 독자노선을 걷는 사람도 있으며, 김대중 선생과 1988년 13대때의 평민당 정신을 계승한다며 아예 또다른 ‘평화민주당’이란 군소정당을 창당한 사람들도 있다. 김경재 전 의원의 경우도 지난해 지방선거때는 평화민주당 소속으로 전남지사에 출마했었다.


 잔류민주당 계열로 인터넷상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으로 두 사람을 꼽자면 역시 변희재와 공희준이다. - 이 두 사람을 인터넷 정치판에서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것이다. - 변희재의 경우는 민주당-열우당 분당사태때부터 이를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배신’이라며 극렬하게 비난 이때부터 누구보다 적극적인 반노인사가 되었고, 공희준의 경우엔 대통령 탄핵 당시까지만 해도 대체로 열우당에 우호적이었으나, 이후 친노진영과 486 파워엘리트들의 전횡에 불만 반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두 사람은 노무현 정권 후반부 들어 ‘네티즌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취지로 빅뉴스란 정치웹진을 함께 창건하기도 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선 사실상 결별한 상태로 각자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 아무래도 변씨와 공씨의 결별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 사실상 뉴라이트화된 변씨의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변희재의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자신의 웹진에 국장으로 치러진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식을 비난하는듯한 뉘앙스의 글을 올린바 있다. 하지만 공희준은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기간때 자원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최근 공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변희재를 ‘이완용’에 비유한 글을 올려 눈길을 끈다. 요점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와같다. ‘듣기로는 이완용의 서체가 참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서예를 공부하는 사람이 이완용의 서체를 배우려 하진 않는다. 내가 변희재의 방식(예를들자면 인터넷 웹진이나 사이트 운영 방식 같은것들)을 따라하지 않으려는 것은 그와 같은 이치다. ’


 사실 변희재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라면 하지 말아야 될 또는 결코 할 수 없는 두가지 금도를 어겼다. 그 하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고 또 하나는 뭐니뭐니해도 역시 색깔론이다. 따라서 그와같은 근 몇 년새의 변희재의 행보에 대해선 잔류 민주당 계열에서도 곱게 보지 않는 시선이 만만치 않다.


 사실 다들 알다시피 한국 현대사에서 색깔론의 가장 크고 직접적인 피해자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를 ‘선생님’으로 떠받들고 존경하던 사람들임을 생각해본다면, 색깔론은 결코 그들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것 아닌가. 헌데 변희재는 근래엔 이른바 좌우의 소통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조갑제류 수구세력의 주장을 정면으로 앞세워 친노진영이라든가 민노당을 향해 색깔론 공세를 펴고있다. - 변희재는 이명박 정부 들어 뉴라이트로부터 배척당한 올드라이트와 노무현 정부 시절 열린우리당과 친노세력에게 배척당한 잔류민주당의 현실을 같은꼴로 보며 이 양자간의 대화와 소통에서 한국사회 화해의 해법을 찾고있다.


 하지만 그와같은 변씨의 바램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란 것을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무엇보다 조갑제를 추종하는 올드라이트 진영은 ‘DJ=빨갱이’란 신념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있다. 마찬가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선생님’으로 받드는것 역시 잔류 민주당계 입장에선 눈물겨운 신념 아닌가. 헌데 이 양자간에 소통과 화합이 가능할것이라 보이는가. 알고 그러는지 모르고 그러는것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해법은 거의 실현 불가능하다는것은 변씨도 아마 아주 모르진 않을것이다.


 여하튼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노무현 정권 후반기 시절 ‘빅뉴스’에서 잠시나마 한 배를 탔던 인터넷 잔류민주당계의 대표주자 변희재와 공희준이 4.27 순천 재선거를 앞두고 갈라져 있다는 점이다. 변희재는 빅뉴스를 통해 김경재 전 의원을 밀고 있고, 공희준은 다른 잔류 민주당 계열 인사들과 함께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출마를 권유 내지 지지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2012 총선,대선 승리를 위한 사전포석의 야권 단일화를 명분으로 순천 무공천을 결정했고, 현재 사실상 민노당 김선동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상태다.


 현실적으로 잔류 민주당계가 선택할수 있는 정치적 폭은 지극히 제한되어있다. 우런 가장 근본적으로 일반 대중에게 과연 잔류 민주당계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를 보다 설득력있게 호소할수 있느냐는 문제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모를까 현재 일반 대중에겐 ‘잔류 민주당계’는 이미 거의 인식조차 되어있지 않다. 이미 민주당이 2007년 대선 당시 ‘대통합 민주신당’으로 하나가 된 판에 민주당내에서 굳이 ‘잔류 민주당계’를 구분해서 볼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 일반 대중들에게서 현재 민주당에서 친노인사와 ‘잔류 민주당계’를 구분해 내는것은 마치 바구니에 하나 가득 섞여서 담긴 찹쌀과 멥쌀을 구분해내는 것 만큼이나 힘겨운 일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현재 범 진보진영과 야권에는 이미 2012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야권 대통합’이 하나의 커다란 대의명분이 되어있다. 정치에서 명분은 하나의 중요한 축이란 점을 생각해볼때, 이 야권통합에 반발하고 있는 ‘잔류 민주당계’가 일반 대중 특히 야권 지지성향이나 진보성향 유권자들을 제대로 설득해낼수 있을까 ?


 세 번째로는 무엇보다 현재 ‘잔류 민주당계’는 극 소수파로 전락해있다. 이미 민주당의 파이 거의 대부분은 친노진영과 열우당 출신이 장악하고 있고, 현실 정치인중 굳이 ‘잔류 민주당계’로 분류할수 있는 사람은 원로급의 정치인 몇몇 정도다.


 네 번째가 가장 치명적인 문제이면서 하지만 의외로 변희재와 공희준 이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명분이기도 한데, 실제 ‘잔류 민주당계’엔 일반 대중에게 내세울만한 신선한 정치적,정책적 아이템이 거의 없다. 그래서 기껏 나오는게 호남 소외론과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영남 패권주의’ 즉 영패이론이다. 특히 공희준씨가 바로 이 영패이론 전도사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인물이다.


 영패이론의 핵심은 한마디로 공교롭게도 97년 정권교체 이전까지 우리나라 주류는 영남이었고, DJ 정권 시절엔 오히려 호남이 타 지역에 대한 정책적 배려 때문에 소외받는 처지가 되어버렸고, 이후 다시 영남출신인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기존 영남 기득권 세력과 진보성향의 소위 B급 영남좌파들이 돌아가며 정권을 해먹는 영남 나눠먹기 구도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집권한 이명박 대통령 역시 영남 출신이니 공희준식의 영패 나눠먹기 구도는 일면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설상가상 야권의 차기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모 인사 역시 대구출신 아닌가. 한마디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영남 나눠먹기가 지속되는 ‘영남 패권주의 음모론’. 하지만 이런건 정치공학적 음모론으로는 그런대로 흥미있는 주장이 될 지언정, 현실적으로 이와같은 음모(?)가 숨겨져 있는지는 확증이 없다. 상식적으로 영남출신끼리 나눠먹기 위해 노무현-이명박-유시민 세력이 손을 잡았을리는 만무하지 않은가.


 다만 파워엘리트 이론에 대입해 보면 공희준씨의 ‘영패 음모론’은 그런대로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 파워엘리트 구도는 단지 특정 지역의 인연으로만 뭉쳐진 구도로 보긴 어렵다.


 무엇보다 이와같은 영패니 호남소외론이니 하는 주장은 또다른 지역감정 선동으로 보여질수 있어 타 지역민들로부턴 오히려 비난의 손가락질을 받을 우려까지 있다. 김경재 전 의원의 빅뉴스 인터뷰를 일부 인용하면 ‘97년 대선때까진 민주화와 정권교체란 명분이 있었기에 호남 몰표는 자랑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2007년 대선에서 호남을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이 노무현 정권을 심판했는데, 호남만 정동영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여준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


 한마디로 지금 ‘잔류 민주당계’에겐 일반 대중에게 내놓을만한 매력적인 정치적,정치적 아이템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호남소외론, 또는 호남 기득권 확보의 주장은 해당지역 유권자들에게 그나마 일시적으로 설득력을 얻을수 있다 하더라도 타 지역 유권자들이 바라볼때는 어떻겠는가. 만약 누군가가 잔류 민주당계를 겨냥 “망국적 지역감정을 끝까지 선동하고 있는 마지막 지역 수구세력”이라고 비난하게 된다면, 그 한마디에 잔류 민주당은 무너지게 되어있다.


 노무현 정권의 실패이후 ‘진보의 재건’을 꿈꾸며 여러 가지 길을 모색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결과적으로 뉴라이트의 막차를 탄 형국이 되어있는 변희재, “너희 노빠들이 주는 더러운 음식은 물 한모금, 쌀 한톨도 받지 않겠다.”며 끝까지 독야청청 버티고 있는 공희준. 이 두 사람이 내세운 도덕적 명분이야 물론 옳을수도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약점이 이들을 뒷받침 해줘야할 정치적 세력인 ‘잔류 민주당계’에게 일반 대중에게 호소할만한 괜찮은 정치적,정책적 아이템이 없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호남 몰표는 어찌되었든 민주화와 정권교체란 대의적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잔류 민주당계’는 그나마 호남지역에 여열(餘熱 : 남은 열기)처럼 남아있는 DJ에 대한 향수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허나 그마저도 범 진보진영과 야권의 대세가 되어있는 2012 총선,대선 승리와 이를 위한 ‘야권 단일화’ 또는 대통합 명분에 밀려 쫒기고 있는 실정임에랴.


 변희재는 이미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가 해서는 안 될 두가지 금기를 어겨 파문을 당한 처지나 다름없고, 현재로선 그저 조갑제류가 진보진영을 비판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뉴라이트의 막내둥이쯤으로 여기고 금이야 옥이야 예뻐하고 있을뿐이다. 공희준의 경우 그나마 남은 ‘잔류 민주당계’가 희망을 걸고있는 마지막 대안이긴 하지만 그의 영패론이 과연 얼마나 대중을 설득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범 야권의 후보 단일화 폭풍이 휘몰아칠 경우 공희준이 과연 끝까지 생존할수 있을까.


 변희재와 공희준. 두 인물이 걸출한 인물인 것 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이들을 뒷받침해줘야할 ‘잔류 민주당계’가 이미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세력임을 생각해본다면, 이 두사람의 향후 선택 역시 딜레마에 빠질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대로 친노진영에 항복하자니 그동안 꿋꿋이 버텨온 사나이의 자존심과 절개가 허락하지 않을것이고, 끝까지 헤쳐나가며 그들이 바라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자니 기반이 될만한 정치적 기반과 폭이 너무나 좁다. 변희재와 공희준. ‘잔류 민주당계’의 마지막 상징처럼 되어버린 이 두 사람의 최종 기착점은 과연 어떻게 될까.


 - 한가지 참고로 덧붙일 이야기가 있다. 이번 4.27 순천 재선거에서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의외로 높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새천년 민주당 김경재 후보는 순천에서 61,164표를 획득했고, 무소
  속 신택호 후보는 40,390표를 득표했다. 한편 지난해 열린 지방선거 전남 도지
  사 선거에서 김경재 후보는 순천시에서 9.23%를 득표했다. 이는 다른 지역
  여서 김경재 후보의 평균 득표치 5-7% 보다는 웃도는 것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결국 순천에서 조차도 13퍼센트를 득표한 한나라당 강대식 후보, 10.5퍼센트를
  득표한 민노당 박웅두 후보에게도 밀렸다. 지난 지방선거 전남 도지사 선거에서
  김경재 후보는 전남지사 후보 4명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진짜 바보 손학규의 정말 어처구니 없는 선택 
일본 대진진에 국민성금이라니..